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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를 찾아서 : 서지학회
학회를 찾아서 : 서지학회
  • 김미선 기자
  • 승인 2001.05.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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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5-29 09:31:20
“서지학은 학문 중에서 가장 긴요한 것으로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학문의 길에 들어설 수 없다.” 청조 건륭제 때 유명한 역사학자 왕명성은 이처럼 서지학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이처럼 학문의 근본이라 여겨지는 서지학이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일본과 프랑스 등 외국에 의해 연구가 시작됐다. 이런 ‘슬픈’ 역사를 반성하고 선조의 삶과 앎으로 가득 찬 고문헌 연구를 통해 ‘우리학문’의 기틀을 다지는 학회가 바로 서지학회(회장 김윤식 동덕여대 교수).
이 학회는 한국문헌정보학회 내에 통합되어 있다가 서지학을 전공한 학자들만의 전문학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지난 1985년 천혜봉 성균관대 명예교수와 심우준 중앙대 객원교수, 정형우 연세대 교수 등의 주축으로 창립됐다. 학회는 해마다 두 차례의 학술대회를 개최, 그 성과는 고스란히 ‘서지학연구’ 학회지로 모아진다. 지난 1998년에 학술진흥재단 국내학술지색인등재후보학술지로 선정된 학술지는 올해로 21호 발간을 앞두고 있다.
학문의 특성상 서지학에 대한 연구는 대개 학술지를 통해 발표되는데 ‘월인석보 권20에 관한 연구’, ‘일제침략기의 민간서적 발행활동에 관한 연구’, ‘석가탑 무구정경의 다라니에 관한 연구’, ‘고문서자료의 효율적 검색을 위한 설계방안’ 등의 논문이 발표됐다. 최근에는 고문헌의 디지털화와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에 대한 연구로 확장되어 그 연구 주제가 다양해지고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학회는 자기 전공분야에서 연구상 필요해 고문헌을 연구하거나 소장자료의 희귀성을 밝히기 위해 단편적으로 연구하던 것에서 서지학 전공자들이 연구를 본격화할 수 있는 계기를 가져왔다.
총무간사를 맡은 강순애 한성대 교수(문헌정보학과)는 “조선시대 이전의 고문헌은 상당수가 불교학 관련 서적이다. 따라서 한국학과 불교학 연구를 하는데 1차 자료로 활용되어 학문 발전의 밑거름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당 분량의 고문헌들이 아직도 규장각과 장서각에서 먼지에 쌓여 잠들어 있다”며 “연구비지원 확대와 인력양성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학회는 김윤식 교수를 비롯해 양계봉 강남대 교수, 강순애 한성대 교수, 김상호 대구대 교수, 김성수 청주대 교수, 리상용 건국대 교수 등 문헌정보학과 교수 2백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미선 기자 whwoori@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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