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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출판: 『The Great Couples』 시리즈(1~7권) | 김광우 지음| 미술문화 刊| 각권 550쪽 내외
화제의출판: 『The Great Couples』 시리즈(1~7권) | 김광우 지음| 미술문화 刊| 각권 550쪽 내외
  • 이은혜 기자
  • 승인 2005.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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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연의 커플들...미술사의 新풍광 연출

보다 합리적이고 포괄적인 미술사를 위해 집필하기 시작한 김광우 씨의 ‘위대한 커플’ 시리즈가 벌써 7권째 나왔다. 지난 2002년부터 현재까지 ‘마네의 손과 모네의 눈’, ‘뭉크, 쉴레, 클림트의 표현주의’, ‘다비드의 야심과 나폴레옹의 꿈’,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과학과 미켈란젤로의 영혼 1, 2’, ‘성난 고갱과 슬픈 고흐 1, 2’가 나왔고, ‘미술사와 미술’, ‘루벤스와 렘브란트’도 뒤따라 나올 예정이다. 


이 시리즈의 독특함은 무엇보다 위대한 화가들을 둘씩, 혹은 셋씩 묶어서 커플로 다룬다는데 있다. 동시대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예술가들의 생애와 작품을 함께 파헤친다는 건 기존의 일대기식 계보 접근과는 달리 역동적인 미술사를 만들어낸다. 


이를테면, 폴 고갱과 빈센트 반 고흐가 한쌍이다. 두 사람이 함께 작업한 적이 있고, 회화에 관해 논쟁하다가 서로 미워한 적이 있으며, 쌀쌀맞은 고갱의 태도에 화가 치밀어 고흐가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자신의 귓불을 잘라 창녀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해프닝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 둘을 엮을 수밖에 없는 건 이들에 의해 회화의 역사가 전통과 단절하고 근대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뭉크, 쉴레, 클림트, 이들 셋은 쉴레가 클림트에게 영향을 받은 것 외엔 연결시킬만한 역사적 사건이 없다. 그래서 이들의 그림은 판이하다. 어떻게 이 셋을 묶으려 했을까. 저자는 이들을 함께 보려는 건 동시대를 살다간 세 화가가 누구보다 죽음, 불안, 성 문제에 대해 자유롭게 표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들 작품은 ‘회화는 결국 표현이다’라는 표현주의의 참맛을 보게 해준다. 또 셋은 누구보다 내면세계에 집착했었다는 점에서 묶일 수 있다. 뭉크는 “죽음은 내 안에 있다”라고 고백하며 평생동안 죽음을 표현했고, 쉴레는 스승으로부터 “사탄이 너를 나의 반에 토해 놓았구나”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인간의 동물성을 강조했다. 그의 그림은 매우 자극적인 표현을 띄어 외설혐의로 수감될 정도였다. 자신에 대한 글이나 자화상을 한점도 남기지 않은 클림트의 그림들은 신화와 애욕주의, 이상주의로 일관된다. 세 화가는 모두 외부세계를 등에 지고 자신의 무의식 세계에 빠져들었다. 내면 깊은 곳으로부터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혹은 표현하지 않을 수 없는 것들을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이들은 하나로 묶일 수 밖에 없었다.


이처럼 몇몇 인물들을 연결시켜 접근하는 방식은 사실 서구 미술사에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고작 ‘모네와 마네’, ‘고갱과 고흐’ 정도만 있었을 뿐이다. 김광우 씨가 대상으로 삼는 커플시리즈는 무한대다. ‘피카소와 마티스’도 새롭게 쓸 계획이고, ‘클레와 칸딘스키’ 커플을 다룸으로써 당시 바우하우스 주변의 미술사적 이야기들, 그리고 응용미술까지 다뤄나가고자 한다. 


미국에서 철학을 전공한 저자는 뉴욕에서 많은 예술가들을 접하면서 미술과 미술비평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일찍부터 뉴욕미술 패러다임의 중요성을 실감했던 차에 한국에 들어와 ‘폴록과 친구들’, ‘워홀과 친구들’, ‘뒤샹과 친구들’을 집팔하기 시작했다. ‘친구들’의 관점에서 접근한 미술사는 당대의 시대적 배경과 주변인물들 관계 속에서 화가의 작품을 드러내는데 훨씬 더 효과적이었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위대한 커플’ 시리즈도 기획하게 됐다.  


이 시리즈의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러나 독자들은 이 시리즈를 통해 위대한 예술가들의 삶과 예술을 보다 깊이 있고 재밌게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이은혜 기자 thirtee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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