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10-22 18:49 (금)
스타 기업가 리처드 브랜슨의 우주여행
스타 기업가 리처드 브랜슨의 우주여행
  • 유만선
  • 승인 2021.07.29 09: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만선의 ‘공학자가 본 세상’ ⑥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우주여행한 최초의 기업가
우주선 사고에 따른 불상사 극복하고 성공을 거두다

지난 7월 11일 유명한 우주산업분야 회사인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에서 조종사 둘, 승무원 넷이 탑승한 비행체 한 기가 이륙했다. 40m가 넘는 매우 긴 폭의 날개에 세 개의 몸통을 지닌 비범하게 생긴 이 비행체에는 71살의 버진그룹 회장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dson)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륙한 비행체는 상당한 고도까지 올라간 뒤, 가운데 몸통을 분리시켜 떨어뜨렸고, 곧이어 불이 붙은 가운데 몸체는 곡선을 그리며 수직으로 솟구쳐 오르기 시작했다. 몸체는 지상에서 88.5킬로미터까지 올라갔으며 이로써 리처드 브랜슨은 자신이 만든 회사를 통해 우주여행을 한 최초의 기업가가 됐다.

민간 우주여행의 가능성을 높인 버진 갤럭틱의 우주선 VSS 유니티. 사진=유만선 박사 제공

이날의 성공적인 시험비행에는 2004년에 있었던 ‘X Prize’ 경진대회가 큰 역할을 했다. 이 경진대회 미션은 재사용 유인 우주선을 개발, 같은 우주선으로 2주 이내의 간격을 두고 연달아 우주에 방문하는 것이었고, 우승한 팀에는 천만 달러가 상금으로 주어졌다. 상금을 차지한 곳은 스케일드 컴포지트(Scaled Composite)라 불리는 회사였는데 이 회사에서는 다음과 같은 안정성 높은 우주여행 방식을 제안했다.

제트엔진과 하이브리드 로켓엔진이 주 기술

우선, 운용에 있어 높은 신뢰도를 갖고 있는 항공기술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화이트나이트(White Knight)’라 불리는 제트엔진이 탑재된 비행체를 준비하였다. 그리고, 여기에 ‘스페이스쉽 원(Spaceship One)’이라 불리는 하이브리드 로켓엔진이 탑재된 우주선을 부착하였다.

이제 한 몸이 된 화이트나이트와 스페이스쉽 원은 지상에서 비행체의 모습으로 이륙하게 된다. 비록 긴 활주로가 필요하지만 수직로켓발사에 비해 안전성이 좋고, 가속구간에서 탑승자에게 가해지는 힘이 크지 않은 장점이 있다. 높은 고도에 도달한 순간, 화이트나이트에서 우주선은 분리되고, 공중에서 자체적인 로켓추진으로 스페이스쉽 원은 우주공간에 다다르게 된다. 이렇게 제안된 발사방식을 지상에서의 것과 구분하여 ‘에어런칭’이라고 부른다.

이후 잠시 동안의 우주유영을 마친 스페이스쉽 원은 희박한 대기에서 비행체의 바닥면을 아래로 향한 채 하강한다. 이때 조종성능을 높이기 위해 날개를 회전시켜 위로 젖혀 올리는데 이것을 배드민턴 공의 깃털에 비유하여 ‘페더링(Feathering)’이라 부른다. 우주선은 날개의 양력이 작용하는 두꺼운 대기층에 들어와 다시 평범한 비행기의 모습으로 변신, 지상에 활강하여 착륙하게 된다. 이러한 스케일드 컴포짓(Scaled Composite)의 우주선 설계 및 제작기술은 리처드 브랜슨의 우주여행 사업에 그대로 녹아 들어갔다.

새로운 컨셉의 유인 우주선 개발에는 큰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며 이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X Prize’ 우승 이후, 다음 버전의 우주선 ‘스페이스쉽 투(Spaceship 2)’를 개발 중이던 2007년 9월 28일, 하이브리드 로켓엔진에 산화제를 채우던 중 일어난 폭발사고로 직원 6명이 죽거나 크게 다쳤다. 2014년 10월 31일에는 시험비행 도중, 모선으로부터 분리된 우주선이 상승하는 과정에 조종사의 실수로 날개의 받음각이 너무 크게 되어 우주선이 파괴됐으며 이로 인해 조종사 1명이 사망하고, 또 다른 조종사는 크게 다치는 사건 또한 있었다.

이 두 번의 사고에도 불구하고 민간 우주여행을 위한 우주선 개발은 계속되었으며 마침내 2018년 12월 13일, 스페이스쉽 투에 기반한 우주선인 버진갤럭틱의 ‘VSS(Virgin Spaceship) 유니티(Unity)’는 고도 82.7킬로미터에 도달하고 무사히 귀환한다.

2014년 우주선 조종사의 사고사를 본 리처드 브랜슨은 우주선 사업을 계속할 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던 것 같다. “용감한 자라고 영원히 살지는 못하겠지만, 조심스러운 사람들은 아예 사는 게 아니다”라는 인생모토를 이야기했던 모험심 넘치는 그였지만 자신의 꿈에 동참한 다른 직원들의 죽음 앞에서는 망설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재도전을 택함으로써 희생자들의 노력을 무위로 돌리지 않았고, 올해 우주선 탑승인원을 최대로 한 유인비행시험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우주여행의 대중화’를 향한 의지를 선 보였다.

‘리처드 브랜슨’이라는 스타 기업가의 활약으로 반짝였던 하나의 사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스페이스 X, 블루 오리진 등 해외의 쟁쟁한 민간 우주기업들이 연이어 민간 우주여행사업에 뛰어드는 역동적인 모습들이 부럽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유만선 
국립과천과학관 연구관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