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21:20 (금)
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 이지원
  • 승인 2021.07.22 18: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재현 지음 | 갈매나무 | 264쪽

자주 엄마가 미웠다, 엄마를 미워하는 나도 미웠다.

상처받은 줄 모르고 어른이 된 나를 위한 심리학

사실은 내가 감당할 수 없었던 정서적 학대, 스몰 트라우마의 기억들을 왜 지금 마주해야 할까? 

지금의 불안과 우울, 낮은 자존감, 대인관계에서의 어려움이 어디서부터 온 것인지 이해를 돕는 심리 분석과 상담 

“그건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25년간 트라우마 치료를 해온 임상심리전문가가 들려주는 진실과 진심 

상처받은 줄 몰랐던 어린 나, 그리고 상처준 줄 몰랐던 나의 부모를 다독이는 공정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의 위로 

출구 없는 자기 비난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시작하게 돕는 심리 치유서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다르게 바라볼 수는 있다 

일상을 갉아먹는 불안과 우울, 이유를 알 수 없는 신체 통증, 대인관계의 어려움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이러한 문제가 어디서 시작됐는지 모르고 무작정 참고 살아가곤 한다. 임상심리전문가인 배재현은 오랫동안 트라우마 치료에 매진해오면서, 이와 같은 괴로움에 시달리다 더는 버티지 못하고 찾아온 내담자를 만나왔다. 이 책은 지난 25년간 저자가 만난 내담자 중 단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털어놓은 이야기, 바로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받은 정서적 무관심과 방치, 학대의 상처를 알아봐 주고 위로해 주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심리 치유서다. 

‘제가 이상하고 유별난 거 같아요. 다 제 잘못이죠.’ 저자를 찾아온 내담자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그들은 어린 시절 고통과 상처를 애써 부인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려 애쓰고, 지금의 문제가 ‘내가 부족하고 모자란’ 탓이라며 괴로워한다. 하지만 진실은 다른 곳에 있다. 누군가는 이들에게 ‘그건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진실을 말해줘야 한다는 소박하지만 단단한 사명감으로 저자는 이 책을 썼다. 그들이 과거의 고통에서 달아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앞으로의 성장과 행복을 위해 자신들 삶의 에너지를 쓸 수 있도록 동행하고자 하는 마음도 진솔하게 담아냈다. 어린 시절 상처받은 줄 모르고 어른이 된 사람들을 위한 다정한 편지 같은 책이길 바라면서. 

이 책은 총 5부로 나뉜다. 먼저 1부터 3부까지는 어린 시절 트라우마가 어떻게 생길 수 있는지, 눈에 보이지 않아 별것 아닌 것으로 취급되는 ‘정서적 학대’가 실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이 상처를 안고 자란 사람들이 또 어떤 고통에 시달리는지 이야기한다. 이어 4부와 5부에서는 이제는 (나를 스스로 보호할 수 있게 된) 어른이 된 내가 객관적으로 어린 시절을 살피고 어떻게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특히 이 부분에서는 저자의 전문 분야이자 트라우마의 주된 치료법인 EMDR과, 그의 내담자들이 실제로 시도해 보고 효과가 좋았던 여러 치료 방법이 구체적으로 설명돼 있다. 

이 책은 현재의 문제를 모두 부모나 어린 시절 탓으로 돌리려 하지 않는다. 다만 성장 과정에서 부정적 경험이 지금 현재 내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알아차리고 이 문제에 대해 한 걸음 뒤로 물러나 객관적으로 살필 수 있게 된다면, 그리하여 스스로를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살필 수 있게 된다면 우리는 성장할 수 있고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존재라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