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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시 말고 질문하라
지시 말고 질문하라
  • 김재호
  • 승인 2021.07.22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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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노 지음|씽크스마트|324쪽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질문하는 리더만이 살아남는다

셀프헬프 시리즈의 17번째 책. 코로나 19가 창궐한 이후, 언택트와 재택근무 등이 생활화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리더의 소통 능력이 중요해졌다. 저자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리더가 예전처럼 상명하달식으로 지시하지 말고, 구성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질문’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전의 한국의 조직문화는 ‘군대식, 상명하달, 꼰대’ 등의 단어로 축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이 대두되면서 정보는 상하로 흐르지 않고 수평적으로 흐르게 되었으며, 소비자는 인터넷을 이용해 불만을 더 빠르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가 조직생활에 참여하는 시대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정보를 독점하고, 남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으며, 자기 경험만을 고집하는 리더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 

『지시 말고 질문하라』는 질문형 리더만이 결국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으며 제대로 다른 사람들을 이끌 수 있다는 저자의 오랜 경험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소통이 어렵고 해답을 못 찾고 있는 현 시대의 모든 리더들, 앞으로 제대로 된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반드시 생각해 봐야 할 내용의 책이다. 

 

과거의 리더는 지시하는 사람이었지만
미래의 리더는 분명히 질문하는 사람이다. -피터 드러커-

당신이 지금 조직의 리더라면, 당신의 조직이 어떤 모습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한번 확인해보자. 혹시 회의 시간에 지시사항만을 읊고 있지는 않은지, 왠지 모르게 부하직원들이 맘에 안 들고 잘 안 따르는 것 같지는 않은지, 내 방식대로 일이 진행되기만을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시 말고 질문하라』에서 가장 핵심 키워드를 하나만 뽑으라면 ‘불치하문(不恥下問)’이다. ‘자신보다 못한 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라는 뜻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꼰대 상사’들은 부하직원에게 절대 묻지 않는다. 세상이 급격하게 바뀌면서 리더도 모르는 것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데, 모른다는 말을 꺼내는 게 부끄러워서, ‘아무리 그래도 내가 더 많이 알아’ 같은 마음가짐을 고집하고 있어서 절대로 묻지 않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질문 없는 조직문화’를 정확히 꼬집었다. 그리고 십수년 간의 조직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왜 리더가 질문해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처방을 내렸다. 

이 책은 또한 현재 리더, 차부장급의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앞으로는 현재의 20~30대 젊은이들이 조직의 리더가 될 것이다. 이들에게도 미래에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하는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책 속으로>

p11 어떤 리더는 현재를 과거의 시선으로 보고 과거의 시간 속에만 머물러 있다. 이런 리더들은 과거의 경험을 기준으로 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것에 익숙하다. 시간의 흐름을 모르고 자신의 경험 속에서만 답을 찾으려고 하며, 오로지 자신의 경험만 최고로 삼는다. 자기 경험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다는 것은 그 외의 다른 것은 부정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이들에게 있어 다른 사람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고, 오직 지시에 순종하고 만들어진 대로 살아가기를 요구한다. 지시는 일방적이고 수직적이면서 다름을 부정하고, 천 개의 문제가 있어도 답은 오직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들에게 있어 답은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것이다.

p34 자기 경험의 함정에 빠진 리더의 특징은 경험이 만든 자기만의 기준으로 구성원을 이끌어 간다는 것이다. 나처럼 하면 된다고 말하지만, “나처럼 해봐”라고 하는 리더 곁에서는 배울 게 없다. 오로지 “나와 함께 해보자.”라고 말하는 사람만이 배움을 주는 진짜 리더라고 할 수 있다.

p35 불치하문(不恥下問)이란 말이 있다. 직역하면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비록 나이가 어리고 지위가 낮더라도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들에게 불치하문(不恥下問)할 줄 알아야 한다. 리더가 점점 젊어지는 비결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젊은 구성원들로부터 새로운 것을 배우는 길밖에 없다. 젊은 세대에게 배워야 하는 이유는 많지만 특히 그들이 이 시대의 주인이면서 새로운 것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지능이 발달해 있기 때문이다. 

p83 기업의 가치는 지금도 숫자로 평가된다. 그러나 그 가치가 정직하지 못한 수의 반복에서 얻은 결과인지 고객의 가치를 통해 얻은 것인지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기업가치가 매출 목표를 기향한다면 고객가치는 고객을 향해 끝없이 차이를 만드는 활동이다. 기업이 위기에 처하는 것은 바로 고객가치의 차이를 만드는 활동이 멈출 때이다.
 이렇듯 기업의 성장은 숫자 차이의 반복이 아니라 고객가치 차이의 반복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고객가치의 차이는 고객에 대한 이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고객에게 묻고 고객과 접점에 있는 현장 직원들에게 질문해야 한다. 차이를 만드는 열쇠는 질문에 있다. 고객의 생각을 묻고, 시장에 물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리더의 질문이 멈추면 스스로가 답이 되어 고립되고 사라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p90 반면에 질문하는 문화는 책임을 공유하는 문화다. 상대방에게 질문하고 함께 답을 찾을 때는 단순히 정보만 공유되는 것이 아니라 책임 또한 공유된다. 책임을 공유하게 되면 아이디어, 문제, 결과까지도 공유된다. 더 이상 나 또는 너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질문은 대화와 협력의 표시이기도 하다. 서로 질문을 하게 되면 상대방의 관점과 자기 관점을 분명히 알게 되어 협력하고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상대방이 문제를 물으면 재미있게도 상대방의 문제에 대해 더 흥미가 생기고, 대답을 들으면 그의 반응과 관심에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수직적 조직문화에서는 리더들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묻는다면, 현명한 리더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묻지 않는다. 무엇이 잘됐고, 무엇이 가능하며, 개선안이 무엇인지 묻는다. 가능한 것을 찾고 불가능한 것은 찾지 않는다. 발전과 지속적인 학습에 집중할 뿐 불평과 탈출구에는 관심 갖지 않는다.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이 이루어진다면 자연스럽게 조직은 수평적으로 변할 것이다.

p154 좋은 질문은 지금 내가 ‘맞다’고 하는 것을 의심하고 내가 믿는 이념이나 신념과 같은 틀을 깨고 부수어 본질만 남기고 껍질은 걸러내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처음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지식과 경험이 쌓여 만들어진 확고한 신념을 부수고 버린다는 것은 서운한 일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버리지 않고 성장하는 것도 없다. 텃밭의 상추를 솎아내는 일이 더 큰 것을 키우는 손길이듯이 지식도 경험도 그것이 만든 확고한 신념도 버리는 작업을 통해 시대를 닮은 가치로 커지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내 안의 고착된 인식만큼 생각하게 되고 그만큼만 받아들이게 된다. 자기 생각에 스스로 한계를 느끼는 것은 그래서다. 그때가 바로 자기 안의 것을 버리고 부수어야 할 때다. 관점이란 이렇게 버리고 부수는 것을 반복하고 그것이 만드는 차이를 보는 것이다.

p172 듣기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중요성은 알지만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리더들은 상대방의 이야기는 듣지만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듣고, 있는 그대로 듣기보다는 해석하려고 한다. 이렇게 듣는 이유는 듣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그것의 해답을 찾아주려고 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그런 경우가 종종 있었을 것이다. 내가 힘든 상황에서 어렵게 이야기를 꺼냈는데 상대가 너무 쉽게 충고나 조언을 해서 섭섭한 마음이 들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누구든 이야기를 통해 답을 얻고자 하는 화자는 드물다. 그저 공감해 주고 그저 얘기를 들어주기만 원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듣는 힘이란 상대방을 이해하는 힘이지 답을 주는 힘이 아니다. 상대방을 이해하려면 상대방의 이야기를 해석하려고 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들어야 한다.

p198 리더는 스스로를 시대의 주인공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주인공은 시대의 가장 마지막에 나타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이 시대의 주인공은 디지털로 통하는 밀레니얼 세대다. 디지털 세대가 아날로그 세대를 이해는 할 수 있어도 과거로 회귀는 불가능한 일이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아날로그 세대의 노력이 있어야 세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시대의 변화를 느끼는 감각이 민감해야 한다. 매 순간 자신의 일상으로 파고드는 다양한 자극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이 익숙하게 느끼는 방식에 대해 질문하고, 내가 살고 있는 시공간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뿐만 아니라 내가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해, 내 것이라고 믿는 것에 대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질문을 해야 한다. 느낌은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방식, 사물을 대하고 관계 맺는 방법이 바뀌고 달라지면 느낌도 전과 달라지게 된다. 

p267 상사의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답변자가 활동하게 해야 한다. 먼저 일의 목적이나 문제의 핵심을 관통하는 질문을 하는 것이다. 
“이 일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지금까지 잘 처리가 안 된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혹은 “앞으로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빨리 진전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나?”와 같이 일을 어떻게 해야 진전시킬 수 있는지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열린 질문’을 해야 한다.
열린 질문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직원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통이 단순히 일하기 좋은 직장이나 인간관계의 증진을 위한 활동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소통이 창조적인 사고로까지 연결되어야 한다. 창조적으로 사고하는 사람들은 질문과 마주했을 때 바로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개방형 질문은 가능한 답이 하나가 아니라 많다는 걸 알게 해주고, 많은 경우의 수를 찾아 모을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가장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답을 찾아 범위를 좁혀가는 방식으로 생각하게 해준다. 그만큼 직원들이 깊게 생각하고 일에 대한 통찰과 의식을 갖게 한다. 스스로 방법을 찾아내고, 그 일에 대한 책임감을 갖게 해준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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