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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다양성·인공지능…대학이 진화한다
메타버스·다양성·인공지능…대학이 진화한다
  • 정민기
  • 승인 2021.07.26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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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내일을 말한다
선문대 유학생들의 모습이다. 신완선 교수는 "미래에는 대학의 다양성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선문대
선문대 유학생들의 모습이다. 신완선 교수는 "미래에는 대학의 다양성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선문대

 

대학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의 위기와 코로나19가 불러온 쓰나미다. 대학은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을 감행하고 빠져나가는 학생들을 붙잡기 위해 각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보여주기식 변화로 대학이 앞으로의 10년, 20년 동안 살아남기는 힘들다. 학과 이름 바꾸기나 입시 명칭 변화로는 근본적인 혁신을 이루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학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앞으로 살아남게 될 대학은 어떤 진화를 거쳤을까. <교수신문>은 지난 5개월간 ‘대학의 내일을 말한다’는 제목의 기획시리즈를 진행해왔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미래대학의 청사진을 물었다.

정민기 기자 bonsense@kyosu.net


원천기술이 만드는 ‘데이터·생명창조’ 시대
김정호 카이스트 교수·전기 및 전자공학부

“미래형 인재는 컴퓨터와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각 분야마다 자신의 전공과 접목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를 육성해야 하죠.  환경과 바이러스, 인공지능으로 인해 격차가 더 심해질 것입니다. 한국형 비대면 교육 모델이 하루 빨리 만들어지기를 바랍니다.

또, 우리나라에도 구글, 아마존, 테슬라와 같은 플램폼X가 필요합니다. 이처럼 반도체와 배터리를 기반으로 그 위에 컴퓨터, 데이터센터, 콘텐츠, 서비스가 융합화한 기업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학, 생물, 물리 등 기초과학이 더욱더 중요해지겠죠.

또한, 미래에는 몇 마디 말보다 동영상이 더욱 중요합니다. 그걸 알아차린 게 유튜브고, 그다음이 넷플릭스죠. 이처럼 공학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꽃을 피웁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때는 시를 쓰는 것처럼 은유와 직유, 압축적 능력이 중요하지요. 제가 종종 강의시간에 시를 읊은 적이 있는 것도 그 이유에서입니다.” 

 

코로나19가 앞당긴 미래, ‘학위 외의 가치’
허준 연세대 교수·건설환경공학과

“온라인 수업이 뉴노멀로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캠퍼스라는 물리적 공간의 가치는 중요합니다. 미래 교육은 온라인 강의로 제공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사이의 차이가 더 심화될 것이기 때문이죠. 일반대학이 제공할 미래 가치는 온라인 학습시대에 역설적으로 ‘캠퍼스’라는 실체적인 공간에서 최대한 다양하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대학이 학생에게 제공해야 할 가치는 지식의 다양성, 연결성, 리질리언스(새로운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응 능력)입니다. 특히 이 중에서 ‘리질리언스’가 매우 중요합니다. 대학이 제공할 수 있는 차별성은 학생 질문에 답해주고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을 던지고 리질리언스를 키워주는 과정이라는 것이기 때문이죠.

온라인 강의로의 전환이 대학 교육의 새로운 미래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온라인 강의의 진정한 가치는 개별학생에게 개인화되고 적응화된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에 있고, 이를 위해서는 온라인 강의에서 생산되는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가 축적되어야 합니다.”

 

‘메타버스’가 이끄는 4차 학습혁명
장대익 서울대 교수·자유전공학부

“원시 인류와 침팬지는 같은 조건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왜 한쪽은 문명을 만들고 다른 한쪽은 그대로일까요? 그 차이는 바로 언어에 있습니다. 언어는 가르침과 배움을 가능케 했고 이것이 이어져 문명을 축적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인류의 학습에는 크게 3차례의 혁명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언어 자체를 갖게 된 것이고, 두 번째는 구전학습에서 문자학습으로 이어진 것이죠. 3차 혁명은 인터넷의 등장으로 시공간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학습할 수 있게 된 것을 말합니다.

4차혁명을 이끌 새로운 기술은 바로 메타버스입니다. 온라인 가상 세계에서 몰입감이 높은 교육을 하는 거죠. 책이나 영상보다 훨씬 생생하고, 개인의 수준과 필요에 맞춰 학습합니다. 재미없는 수업에 등을 돌린 학생들에게 이렇게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학습을 제공해야 합니다. 

또 미래 대학은 40세 이상의 학생을 가르쳐야 합니다. 평균 나이가 증가했고 새로운 교육의 수요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를 이 40세 이상 학생들로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술을 이용한 과감한 도전과 학생에 대한 생각의 전환이 대학의 미래를 이끌 것입니다.”

 

미래 대학의 핵심은 ‘다양성’
신완선 성균관대 교수·시스템경영공학과

“기업을 경영할 때 다양성은 어떤 영향을 줄까요?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업 구성원의 다양성이 높을수록 다각적 관점, 문제 해결 능력, 관심 그룹 확장, 일자리 기회 확대가 이루어지고 기업의 수익률 역시 올라갑니다. 이를 전문용어로 ‘다이버시티 효과’라고 부르는데요. 과학적 연구뿐만 아니라 최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에서도 가장 중요한 화두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미래 대학의 핵심은 바로 이 다양성에 있습니다. 성적순으로 학생들을 뽑다 보면 대학의 다양성도 줄어들 뿐만 아니라 비슷한 학생들로 대학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 
로스러닝(Cross Learning)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다양한 성장 배경, 관심사, 취미 등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야 좀 더 종합적이고 다양한 교육이 가능할 것입니다.

또한, 미래 대학에서 교수의 역할은 지식 전달이 아니라 가이드 역할이 될 것입니다. 옛날에는 학생들이 교수를 통하지 않으면 지식을 얻을 방도가 없었는데 요즘에는 인터넷 발달로 다양한 방법으로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래 대학의 교수는 학생을 코칭(coaching)하는 것이 아니라 가이드(guide)하는데 중점을 두게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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