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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제작 대학 동아리 ‘청춘사전’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유튜브 제작 대학 동아리 ‘청춘사전’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 정민기
  • 승인 2021.07.26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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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대학 동아리
'우리가 이런 것도 할 수 있나?' 놀라움의 연속

한 번뿐인 대학 생활을 어떻게 보내야 의미 있게 보냈다고 할 수 있을까? 짧게는 4년, 길게는 6년 이상 이어지는 대학 생활은 결코 짧지 않다. 그러나 사회에 막 진출한 신입생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게 된다. 중고등학생 시절에는 ‘대학’이라는 공통된 목표가 있었지만, 막상 대학에 들어오면 스스로 목표를 찾아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대나무>는 이런 고민을 안고 있는 예비 대학생들에게 조언을 줄 선배 대학생을 찾았다. 2년 동안 유튜브 채널 ‘청춘사전’을 운영해 스파오(SPAO), 스카이에듀 등 여러 기업으로부터 후원과 협업을 이끌어낸 영상 제작 동아리 ‘유튜브스타트’ 회장 최우원 씨(중앙대 영어교육과 3학년)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청춘사전 유튜브 채널은 MBTI를 다룬 코너로 큰 인기를 끌었다. 영상 링크는 기사 하단에. 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청춘사전 유튜브 채널은 MBTI를 다룬 코너로 큰 인기를 끌었다. 영상 링크는 기사 하단에. 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청춘사전 맴버들이 INFP인 대학생을 주제로 토크쇼를 진행중이다. 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 동아리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저희 동아리 이름은 ‘유튜브스타트’인데요. 말 그대로 ‘유튜브를 같이 시작해보자’는 취지에서 2019년 1월에 만들어졌어요. 청춘의 시간이 너무 짧고 빠르게 지나가는 게 아쉬워서, 기록으로 남기고 더 재밌게 보내고 싶었어요. 저희 동아리는 ‘청춘사전’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2년간 운영했어요. 처음에는 제 주변 지인들과 함께 시작했는데, 규모를 키우면 더 잘 될 것 같아서 각 대학별 에브리타임 커뮤니티에 모집 공고를 내고 회원을 받았어요. ‘대학생 공감 토크’와 ‘MBTI’ 시리즈 등 여러 프로그램들을 진행했어요. 아쉽게도 2021년부터 동아리 활동을 멈춘 상태에요.”

 

△ 유튜브 영상 제작 경험이 없는 회원들로 영상을 만들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네. 그래도 저희 동아리의 목표가 ‘유튜브를 해보고 싶은데 혼자서는 어려우니까 여럿이서 같이 해보자’는 것이었거든요. 그래서 같이 배워가면서 재밌게 영상을 만들었어요. 새로운 회원이 들어오면 편집부터 가르쳤어요. 그런데 저랑 부회장을 맡았던 제 친구도 처음에는 영상 편집에 대한 배경지식이 하나도 없었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평일 내내 유튜브로 영상편집을 배우고, 토요일 정기모임 때 알려주는 식으로 운영했어요. 휴학했던 상태여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 모집 공고를 냈을 때 얼마나 많이 지원했어요?
“경쟁률이 5대 1 정도였어요. 지원할 때 자기소개 영상을 제출해야 했고 면접 때 간단한 주제로 혼자 토크를 진행해보라는 미션까지 있었어요. 카메라 앞에 서는 두려움이 없는 친구들을 뽑고 싶었거든요.”

 

동아리 회장 최우원 씨(맨 오른쪽)가 유튜브스타트 동아리원들과 함께 영상 촬영 도중 사진을찍고 있다. 사진=최우원 제공
동아리 회장 최우원 씨(맨 오른쪽)가 유튜브스타트 동아리원들과 함께 영상 촬영 도중 사진을찍고 있다. 사진=최우원 제공

 

△ 유튜브 수익은 어느 정도 났어요?
“월마다 달랐는데, 가장 많았던 달에는 40만 원 정도 나왔어요. 평상시에는 10~20만 원 사이로 나왔어요. 그런데 저희는 광고도 받고 여러 기업과 협업을 하기도 했어요. 대표적으로 스카이에듀와 스파오(의류브랜드)와 협업을 했어요. 스파오 같은 경우는 ‘체형별 소개팅 패션’을 주제로 영상을 만들었어요. 스카이에듀 같은 경우는 입시와 대학 생활과 관련된 영상을 만들었어요.”

 

△ 잘 운영되던 동아리를 왜 2년 만에 중단했나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었어요. 첫 번째는 권태로움 때문이었어요. 2년 동안 비슷한 주제로 영상을 만들다 보니까 내용이 다 비슷비슷한 거예요. 대학생 공감토크에 단골로 등장하는 얘기는 캠퍼스 커플, 학기 초 술자리, 주사, 자취, 교수님, 휴학이 대부분이었어요. 하도 비슷한 내용이 많이 나오다 보니까 나중에는 패널들이 “내가 지금 이 썰을 몇 번째 풀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얘기를 할 정도였어요. 

두 번째 이유는 제가 회장으로서 동아리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잡지 못해서 생긴 문제였어요. 동아리는 원래 재미를 위해서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저희가 영상을 만들고 조회 수가 많이 나오면서 점점 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성과에 집착하게 된 거죠.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한데 동아리원이 두 부류로 나뉘었어요. 한쪽은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영상을 만들어보자는 입장이었고, 다른 쪽은 부담없이 즐기면서 좋은 경험을 쌓는 동아리 수준에 머물자는 입장이었어요. 저 역시 두 방향성 사이에서 애매하게 동아리를 이끌어갔어요. 제가 리더십이 더 강했다면 한쪽 방향으로 더 진전시켰을텐데, 그렇지 못해서 아직도 아쉬워요.”

 

유튜브를 하면서 느껴지는 즐거움은, 그냥 친구들과 놀면서 느끼는 즐거움하고는 다른 색다른 재미를 줬어요.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댓글을 달아주고, 기업들과 협업하는 과정도 정말 신기했어요. ‘우리가 이런 것도 해볼 수 있네?’라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던 것 같아요.”

 

△ 만약 2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때도 동아리를 창립할 것 같아요?
“네. 저는 이 동아리를 통해서 얻은 것도 많고, 일반적인 대학생활을 하면서 해볼 수 없는 경험을 많이 했어요. 또 유튜브를 하면서 느껴지는 즐거움은, 그냥 친구들과 놀면서 느끼는 즐거움하고는 다른 색다른 재미를 줬어요. 영상을 올리면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봐주고 댓글을 달아주고, 다른 기업들과 협업하는 과정도 정말 신기했어요. ‘우리가 이런 것도 해볼 수 있네?’라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던 것 같아요.”

 

△ 다시 동아리를 만든다면, 어떻게 운영할 것 같나요?
“음, 일단 조금 더 철저히 준비를 하고 시작할 것 같아요. 최소한 방향성은 정해두고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동아리로 운영할지, 아니면 좀 더 전문적인 유튜브팀으로 운영할지 정하고 싶어요. 아직도 고민이 많이 되지만, 다시 돌아간다면 동아리가 아니라 좀 더 전문적인 팀으로 운영해보고 싶어요. 팀원도 4명에서 6명 정도의 소규모로 운영하고, 영상에 출연하는 패널을 따로 두면서 유동적으로 운영하고 싶어요. 콘텐츠의 방향도 대학생 공감 토크보다는 ‘20대들이 갖고 있는 고민’을 주제로 해보고 싶어요. 예를 들면 직업에 대한 고민, 성격에 대한 고민 같은 것 말이에요.”

 

청춘사전 유튜브 영상 바로보기

 

정민기 기자 bonsens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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