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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 잔해, 만지면 큰일 난다
인공위성 잔해, 만지면 큰일 난다
  • 유무수
  • 승인 2021.07.23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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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읽기_『우주 쓰레기가 온다』 최은정 지음 | 갈매나무 | 276쪽

 

최초의 우주교통사고로 2천400여 개 파편 생겨
지름 1센티미터 이상의 우주쓰레기는 100만여 개

저자에 의하면 현재 우주 파편에 사람이 맞을 확률은 1조분의 1 수준이다. 그런 고로 지구 밖에서 날아오는 우주 쓰레기는 지구 위에서 먹고 살기에도 바쁜 일반인에게 영화에서나 접할 수 있는 공상의 영역에 속한다. 그러나 매년 400개 이상의 인공우주물체가 지구대기권으로 떨어지는 판국에 우주에서 떨어지는 파편으로 피해가 발생하곤 한다.

미국의 로티 윌리엄스는 지구상에서 인공우주물체의 파편에 맞은 최초의 사람이었다. 1997년 1월 22일, 산책하던 중이었던 그의 어깨 위에 하늘에서 떨어진 캔과 비슷한 금속성 물체가 스쳤다. 그 물체는 우주선을 운반했던 로켓의 잔해였다. 인공위성 추락의 위험성을 확실하게 알린 사건은 1997년 소련에서 발사했던 정찰위성 코스모스 954호의 추락이었다. 이 위성은 1978년 1월 24일 캐나다 서부에 진입하면서 추락했는데 위성에 탑재된 핵반응로 때문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 2016년에는 중국의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 1호가 통제 불능의 상태로 지구로 재진입했고, 추락 예측 궤적에 한국도 포함되었다. 무게 8.5톤의 버스 크기였다. 우주정거장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것은 길이 108미터에 무게 400톤이다. 큰 우주 쓰레기와 충돌하거나 운용 수명을 다한 후 아무런 대책 없이 이 물체가  지구로 떨어진다면 재앙일 것이다.

저자는 1998년 석사논문에서 이리듐 통신위성을 택해 인공위성의 충돌 위험과 폭발로 인한 파편의 위험성을 분석했다. 그로부터 10년 후인 2009년에 이리듐 33호와 우주 쓰레기로 떠돌던 코스모스 2251호가 충돌했다. 최초의 우주교통사고였다. 이 사고로 2천400여 개의 파편이 발생했다. 파편은 다른 위성이나 우주정거장에 치명적인 위협요소가 된다. 1983년에 미국의 우주왕복선 챌린저호는 0.1밀리미터 정도 크기의 페인트 조각에 충돌하여 조종석에 5밀리미터 정도의 구멍이 났고 곧바로 지구로 귀환해야 했다. 현재 레이더 관측기술로 관측할 수 있는 지름 10센티미터 이상의 우주 쓰레기는 3만4천여 개이고, 1센티미터 이상인 것은 100만 개를 넘을 것으로 추정한다.

1957년 이후 발사된 인공위성은 1만1천여 대이다. 미국이 공개하고 있는 인공우주물체 정보에 의하면 지구 궤도에서 발견된 인공위성의 수는 미국이 3천700여 대, 러시아 3천600여 대, 중국 530여 대, 한국이 35여대 정도이다. 현대는 민간이 주도하는 개방적이고 상업적인 우주개발이 가능해진 ‘뉴 스페이스’ 시대이기에 인공위성의 수는 앞으로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우주 쓰레기 처리 문제도 점점 심각해질 전망이다.

1978년 도널드 케슬러는 「인공위성의 충돌 빈도: 파편 벨트의 생성」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출판했다. 지구 궤도 내에서 우주 쓰레기의 밀도가 한계치에 달하면 우주 쓰레기들이 연쇄적으로 충돌하면서 파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며, 이를 막기 위해 버려진 로켓이나 인공위성의 수를 줄여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논문은 항공우주과학계에 ‘케슬러 신드롬’이라는 용어와 함께 우주 쓰레기에 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저자는 지속가능한 평화적 우주활동을 제안했다. 우주와 관련하여 일반인이 할 수 있는 활동은 별로 없다. 경남 진주시 농가에 운석이 떨어진 적이 있다. 천문학 연구에 귀한 가치가 있을 것이기에 로또라고 불렸다. 혹시라도 근처에 인공위성이 떨어졌을 때 돈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잔해를 잽싸게 챙기는 것은 삼가야 할 활동이다. 방사능에 오염되었거나 하이드라진과 같은 독성 연료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경우라면 골로 간다.

유무수 객원기자 wiseta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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