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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대학의 핵심은 ‘다양성’입니다
미래 대학의 핵심은 ‘다양성’입니다
  • 정민기
  • 승인 2021.07.2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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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내일을 말한다 ⑥ 『다이버시티』 쓴 신완선 성균관대 교수(시스템경영공학과)
『다이버시티』 쓴 신완선 성균관대 교수(시스템경영공학과)

다양성 높아야 종합적이고 다양한 교육 가능하다
 

코로나19 이후 대학은 급격한 속도로 변화를 겪고 있다. 미래의 대학을 향한 여러 제언이 쏟아져나오는 가운데 신완선 성균관대 교수(시스템경영공학과·사진)의 신간 『다이버시티』가 눈에 띈다. 

신 교수는 이 책에서 미래 대학의 핵심은 다양성이라고 주장한다. 신 교수는 한양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클라호마대에서 같은 전공으로 박사를 했다. 미시시피주립대에서 5년 간 재직하다 1992년 한국에 돌아와 현재까지 성균관대에 재직중이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포스코 등 국내 주요 기업에서 경영 자문과 변화혁신을 강의한 신 교수는 기업 경영에서 이미 검증된 ‘다이버시티 효과’를 대학 경영에도 접목했다. 

‘다이버시티 효과’란 어느 기업의 구성원이 얼마나 다양한지에 따라 다각적 관점, 문제 해결 능력, 관심 그룹 확장, 일자리 기회 확대, 수익률이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효과는 과학적 연구뿐만 아니라 최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에서도 가장 중요한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신 교수는 “각 대학이 다이버시티 전략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책에서 적고 있다. 지난 9일 성균관대 수원 캠퍼스에서 신 교수를 만났다.

 

△ 왜 한국 대학이 다양성을 늘려야 하는가.
“기업 경영에서 다양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구성원이 남성 중심인지, 어떤 인종의 비율이 가장 높은지 등 다양한 인구통계학적 구성이 기업의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 다양성이 높을수록 변화에 더 잘 대응하고 창의적인 결과물이 많이 나온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학은 구성원의 다양성이 많이 부족하다. 일단 학생들을 성적순으로 뽑기 때문에 상위권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과 하위권 대학에 들어온 학생의 특성이 극명하게 갈린다. 공부 잘하는 학생과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 따로 분류되어 있으면 크로스러닝(Cross Learning)이 안 된다. 다양한 성장 배경, 관심사, 취미 등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야 좀 더 종합적이고 다양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

 

△ 다양성을 늘리기 위해서는 우선 ‘줄세우기식 교육’에서 벗어나야 할 것 같다.
“그렇다. 한국 교육의 가장 큰 약점이 바로 획일적인 평가 방식에 있다. 한국에서는 의과대와 로스쿨, 상위권 대학을 못 가서 나머지 대학을 간다. 대학을 갈 때 해당 대학의 강점이라든지 특성화 분야를 보고 가야 하는데 전부 성적순으로 입시를 한다. 문제는 이러한 줄세우기식 입시 때문에 대학의 특성화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일반대학들을 보면 전부 비슷비슷하다. 사회는 점점 다양해지는데 대학이 이를 수용하지 못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만 손해를 본다. 한국 대학생들은 다양성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 교수의 역할은 어떻게 바꿔야 하나.
“예전에 교수들은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당시 학생들도 교수들에게 배우는 내용을 다른 곳에 가서 배울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지식만 갖고는 부족하다. 다른 분야와 융합할 필요성이 늘어났다. 그리고 학부 수준의 기본적인 지식은 대부분 보편 지식이 돼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바뀌었다. 따라서 미래의 교수는 학생을 코칭(coaching)하는 것이 아니라 가이드(guide)해야 한다.”

 

△ 다양성을 위해서는 어떤 방식의 가이드를 해야 하는가.
“교수 한 명이 여러 분야를 전부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다양성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야 한다. 따라서 교수는 학생들이 다른 학문으로 수평적 이동을 잘 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수 1인당 담당 학생 비율이 줄어야 한다. 스포츠로 비유를 들자면, 옛날에는 코치 한 명에 선수 스무 명이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코치가 선수만큼 많다. 적어도 교수대 학생 비율이 1:5까지는 가야 한다.”

 

△ 책에서 수능을 1년에 3번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인상적이다.
“수능 3회 실시 제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입시의 민감도를 좀 떨어트리자는 것이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입시에 너무 예민해져 있다. 수능 점수 1점에 따라 갈 수 있는 학교가 바뀐다. 문제 하나 틀린다고 울고 웃는 상황이다. 이런 민감도를 떨어트리기 위해서는 기회를 늘려야 한다. 생각해보면 토익이나 토플 같은 영어 시험은 여러 번 볼 수 있지 않은가? 성적을 제출할 때도 여러 번 본 시험 중에 가장 좋은 성적을 낸다. 수능도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수능 날 몸 컨디션이 안 좋은 학생도 있다. 어떻게 한 번 본 성적이 그 학생의 실력이라고 볼 수 있겠는가? 학생들이 심리적 부담을 적게 받고 편하게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입시 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

다이버시티 _ 코로나 이후, 행복한 대학의 조건 | 신완선 지음 | 더난출판사 | 308쪽
다이버시티 | 신완선 지음 | 더난출판사 | 308쪽

정민기 기자 bonsens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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