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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논평] 입시부정과 교수 아버지의 비애
[교수논평] 입시부정과 교수 아버지의 비애
  • 박상환 성균관대
  • 승인 2005.03.07 0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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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어디까지 추락할 것인가. 과거 우리의 잘못 학습된 체험이 이제 사회 곳곳에서 복수하고 있다. 여기에 학교사회도 예외일 수 없다. 비리와 부정이 난무하는 사회에 이제 교수아버지가 교수자식을 자기가 다니고 있는 학교에 사기로 입학시키는 범죄가 하나 더 추가됐다. 지난주 24일 서강대 입학처장이 지난해 치른 수시 1학기 영어논술시험 과정에 간여해, 자기 아들을 자신이 재직하고 있는 학과에 부정입학시킨 사실이 탄로돼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놀라운 사건을 보면서 사람들은 그동안 그 학교에서 오직 그 교수만 입학에 관련된 그러한 부정을 했을까 의심하고 있다. 혹시 용인된 일종의 관행이 아닐까하는 의혹을 눈길을 던지고 있다. 또 이와 같거나 유사한 부정이 대한민국 모든 대학의 입학시험과정에 있지 않을까 의심하고 있다. 모든 대학과 교수의 권위가 다시 한번 흔들리고 있다.

 

서강대 당국은 대국민 사과성명을 내면서 총장과 모든 보직교수가 사퇴했지만, 이는 더 이상 한 대학의 문제만은 아니다. 학교 내부의 구조적 문제와 관련돼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한 서강대 교수협의회의 성명에서 한 가지 귀담아 들을 것은 사립대 재단의 운영문제이다. 한국의 현실에서 사립대의 모든 문제는 재단의 운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건설적 제안과 대안을 거부하는 독단적 학교운영은 필연적으로 부정과 비리에 연결될 수밖에 없다. 해당 교직원은 입시업무에 참여할 수 없다는 학교규정마저 무시하면서 문제의 입학처장을 연임시킨 시스템은 분명 독단적임이 틀림없다.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비탄력적 학교운영이 결과적으로 이번 부정입학사건에 그 교수와 공모됐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이는 서강대 사건만이 아니라 현재의 모든 대학이 그러한 가능성을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입학부정만이 아니라, 학교운영 전반에도 경우가 동일하다. 이런 위험성을 넘어 교육을 정상화시키려는 고민은 사립대의 경우 우선적으로 사립학교법의 개선에 집중되고 있다.

 

러나 주지하다시피 제도개선에 대해 사회 일각의 집요한 방해가 있다. 교육을 정상화하려는 진보적 학자들과 사회단체들의 노력을 방해, 부정하면서 동시에 그로 비롯할 수밖에 없는 교육의 왜곡과 운영상 부정행위와 비리를 이 사회는 어디까지 비난할 수 있을까 자문한다. 사립학교법 개정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교육계의 뒤틀린 현실은 사회전반의 왜곡된 사정과 흐름을 함께할 수밖에 없다. 각종 선거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제는 병역비리와 부당한 재산형성 즉 땅투기 의혹이다. 이제 한 가지 첨부될 항목은 교육부정이 될 지도 모른다. 없고 배고픈 사람들과는 하등의 관계가 없는 항목들이다. 바로 얼마 전에 검사아버지와 그의 고등학생 자식과 교사가 연루된 교육비리 사건도 이 같은 맥락에서 관심을 끌었다. 특히 사회의 기득권 세력들의 만행에 가까운 부정행위를 보고 있자면, 저들과 우리가 과연 같은 세상에 살고 있는지 의심이 든다. 그들의 사회의식의 정체는 무엇인지 대단히 궁금하다.

 

우리는 무엇인가 매우 음흉하고, 악취가 나는 구석이 그들의 몸 어딘가에 붙어 있다고 믿는다. 이번 자식의 입학부정을 시도한 교수의 그곳은 과연 어디인가. 우리는 초원 복집의 명귀, 장관이 얼마나 좋은지 해보지 못해 모른다. 그러나 정녕 모르고 싶다. 이번 사건은 우리로 하여금 사회기득권 세력의 윤리의식을 다시 뒤돌아보게 하고, 가차없는 자기반성을 요청한다. 또한 사립학교법 개정과 민주적 학교운영만이 교육정상화의 길임을 이번 사건을 통해 다시 한번 절감한다.

박상환 / 성균관대 동양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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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군.. 2005-03-12 03:27:40
제대로 쓴 논리정연한 글에, 이따위 의견같지않은 의견을 달아놓다니...
통탄스럽다..

나원참 2005-03-10 13:36:20
성대교수가 서강대 입시부정에 대해 왈가왈부해?
정작 성대에서 입시부정 벌어졌을 때, 한마디라도 했는지 궁금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