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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메타버스 세계가 열린다
대학, 메타버스 세계가 열린다
  • 김재호
  • 승인 2021.07.09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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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과대·연세대·카이스트·애리조나주립대 등 도입

 

전 세계 대학, 메타버스 도입이라는 새 출발선에 놓여

메타버스가 대학의 진화를 이끌 전망이다. “교육적 메타버스가 도래한다.” 지난 5월 10일,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이 미국의 고등교육 전문지 <THE 캠퍼스>에 기고한 글의 제목이다. 이 총장은 “학생들이 학문적, 국제적 경험 외에 더 다양하고 상호작용적인 메타버스 경험을 제공하는 대학을 선택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전 세계의 대학들이 이제 (메타버스 도입이라는) 똑같은 출발선에 서 있다”라고 강조했다. 메타버스를 이용해도 핵심은 인간의 상호작용, 학생들의 창의성·협동심을 어떻게 촉진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서울대 의과대에서 가상·증강현실을 이용해 ‘해부신체구조의 3D영상 소프트웨어·3D프린팅 기술 활용 연구 및 실습’ 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메디컬아이피 

서울대 의과대학은 이번 학기에 해부학 관련 실습에 메타버스를 활용했다. 인공지능 의료영상 관련 전문기업 메디컬아이피와 함께 해부학 등에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을 접목시킨 것이다. 해당과목은 ‘해부신체구조의 3D영상 소프트웨어·3D프린팅 기술 활용 연구 및 실습’이었다. 

연세대는 이번 여름계절학기 일반생물학 실험수업에 가상현실(VR)을 이용한 콘텐츠를 도입한다. 지난 5일, 연세대는 일반생물학 실험수업에 VR이 완전한 도구로서 활용된다고 밝혔다. 주요 수강생은 이공계열 학부 1학년생이다. 이들은 단백질 정량, 효소활성 측정, 체세포분열 등 3개 기초실험을 VR로 학습하게 된다. 연세대는 이미 지난해 교육부 대학혁신지원사업 지원으로 10개의 콘텐츠를 제작했다. 올해 10개의 VR 콘텐츠가 추가될 예정이다.    

심장질환 있는 기존 환자의 데이터를 이용해 서울대 의과대에서 해부학 관련 VR 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메디컬아이피 

 

미국의 애리조나주립대 역시 메타버스를 이용해 몰입형 생물학 교육 과정을 개설했다. 애리조나주립대는 지난해 가을, VR 기술벤처기업 드림스케이프 이머시브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교육자 등 75명의 애리조나주립대 전문가들과 협업하고 있다. 마이클 크로오 총장은 “기술은 이제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을 따라잡았다”라며 “우리는 감성이 주도하는 학습 경험을 정말로 복잡한 과목들에 부여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VR 학습이 강의실 교육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는 뜻이다. 

한편, 올해 3월 순천향대가 메타버스로 진행한 입학식은 특별했다. 순천향대는 2022년 대학 입학설명회 역시 가상공간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가상공간에서 학과장은 환영 연설을 했고, 학생 대표는 입학선서를 했다. 이 같은 예처럼 대학의 입학식, 입시설명회, 교육과정, 축제, 사교 활동에 메타버스가 확산되고 있다. 건국대와 숭실대는 올봄 메타버스를 활용해 대학축제를 펼쳤다. 미국의 산호세주립대는 메타버스를 통해 추수감사절 같은 이벤트나 주말 사교 활동을 열고 있다.

순천향대는 올 3월 입학식을 메타버스를 이용해 진행했다. 사진=순천향대

 

“메타버스 활용하면 기억력과 교육 속도 높아져”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최근 <THE(Times Higher Education) 캠퍼스> 기고글에서 “디지털 인프라와 인적 자원을 가장 잘 갖춘 대학들이 어디에 있든 새로운 지도자로 부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 192개국 학생 16억 명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교육 장애를 겪었다”고 적었다. 이 숫자는 전 세계 학생의 약 91%다. 

또한 이 총장은 “과학 실험, 공학적 시제품 만들기 및 기타 실습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온라인 도구나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라며 “그러나 가상현실, 증강현실, 영상·시선인식 등의 보조기술을 통해 기술적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다”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케냐-카이스트 캠퍼스가 나이로비 외곽 60킬로미터 떨어진 콘자 테크노폴리스에 오는 2023년 9월 문을 연다. 가상 캠퍼스가 실제화하는 것이다. 이 총장은 “온라인 교육을 넘어 수업 운영을 지원하고, 최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면서 캠퍼스 활동의 모든 것을 운영하는 몰입형 학습 환경을 조성하는 메타버스(metaverse)를 구축하고자 한다”라고 적었다. 

애리조나주립대는 할리우드의 스토리텔러가 참여해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애리조나주립대는 2017년부터 디지털 생물학 강좌를 열었다. 학생들은 VR을 통해 다른 은하계의 야생동물 보호소로 이동한다. ‘외계인 동물원’에 멸종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수많은 촉각 경험으로 학습할 수 있는 것이다. 

 

온라인 교육을 넘어 캠퍼스 활동의 모든 것을 운영하는 몰입형 학습 환경

메릴랜드대 연구에 의하면, 가상현실(VR) 학습은 기존 학습에 비해 기억력을 최대 8.8%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한다. 교육 속도 역시 4배 정도 빠를 수 있다는 보고서(PwC)도 나온 바 있다. 비용효과적 측면에서도 기존 강의실 학습보다 52%나 더욱 효과적이었다.

메타버스는 현실의 물리적 환경이 온라인 가상세계가 융합한 세상이다. 메타버스는 단순한 소셜 네트워킹부터 비대면 온라인 수업과 학술대회, 그리고 가상세계 안에 접속해 활동하는 것까지 모두 포괄한다. 미국에 있는 ‘가속화 연구 재단(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에서 펴낸 「메타버스 로드맵」(존 스튜어트 외 6인, 2007)은 이미 메타버스의 4가지 시나리오를 이미 제시한 바 있다. 시나리오는 이용자의 정체성과 행위성(사적인) 혹은 바깥 세계에 대한 정보 제공과 제어(외적인)를 가로축, 시뮬레이션(모사)과 증강현실에 따른 구분을 세로축으로 삼았다. 이에 따르면 △SNS 등의 라이프로깅 △증강·가상·확장현실 △포켓몬GO 같은 미러월드 △가상세계(공간)으로 구분된다.  

 

가상·증강현실과 영상인식 보조기술로 물리적 한계 극복

메타버스는 수업 이외에 입학시, 축제 등에도 활용된다. 건국대는 지난 5월 17일부터 사흘간 VR 축제인 ‘Kon-Tact 예술제’를 열었다. 건국유니버스 공간에는 학교 모습을 그대로 구현했다. 학생들은 가상 공간에서 캠퍼스의 낭만을 즐길 수 있었다. 건국대는 VR 게임 기업 ‘플레이파크’와 협업했다. 숭실대 역시 5월 20일부터 이틀간 메타버스 플랫폼 ‘개더타운’으로 축제를 펼쳤다. 숭실대 총학생회는 가상공간 안에 동아리별 부스도 만들어 홍보에 활용했다. 

순천향대는 올 3월 입학식을 가상공간에서 개최했다. SKT와 협업해 메타버스에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도 진행했다. 순천향대는 2022년 대입 설명회도 메타버스를 통해 진행할 계획이다. 

미국 산호세주립대에선 추수감사절이나 주말의 사적 모임을 가상 세계로 열었다. 지난해 추수감사절 전날 약 30명이 가상세계 커뮤니티를 감사하는 비영리 모임을 가졌다. 또한 산호세주립대 일부 학생들이 주말에 사교 활동을 위해 최대 24명이 동일한 가상공간에 들어갈 수 있는 플랫폼 ‘모질라 허브’를 이용했다. 

아울러, 미국 샌디에고주립대에선 기숙사 학생들에게 학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메타버스를 이용했다. 우선 4인 1조로 오프라인 미팅을 가진 후, 가상세계에서 학교 안내를 했다. 그리고 다시 모여 미팅을 마무리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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