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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는 성인학습자 받아들일 준비돼 있나
교수는 성인학습자 받아들일 준비돼 있나
  • 박강수
  • 승인 2021.07.0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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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학회, '대학정책 패러다임, 어떻게 바꿀 것인가' 7일 토론회 열어

"대학 평준화에서 특성화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연구 중심, 교육 중심, 직업교육 중심 등으로 대학 성격을 달리해야"

 

강대중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원장. 사진=유튜브 중계 화면 캡처
강대중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원장. 사진=유튜브 중계 화면 캡처

“대학 서열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전문대 다음에 방송대, 사이버대, 학점은행제, 독학사가 있다. 대학개혁 담론에서 이 네 곳이 거론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강대중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원장(서울대 교육학과 교수)은 이렇게 말하며 입을 뗐다. 그는 “우리사회가 평생교육에 대해 오랫동안 별 관심이 없었는데 대학개혁에서 (평생교육이) 언급된다는 사실 자체가 세상이 많이 변했구나 느끼게 한다”고 덧붙였다.

‘대학정책 패러다임,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7일 열린 정책토론회 발표 자리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현 정부의 대학정책에 대한 평가에 더불어 평생교육, 무상교육 등을 테마로 한 정책 전환 방안이 논의됐다. 토론회는 한국대학학회와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평생교육은 ‘제도권 바깥 교육’, 교육 패러다임 전환의 동력

강 원장은 평생교육 전공자다. 평생교육은 위기를 맞은 고등교육의 주요한 개혁 방향 중 하나로 빠지지 않고 언급돼 왔다.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급속한 기술 발전에 따른 교육의 필요성이 생애 주기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성인학습자와 직장인, 고령층에 대한 교육 수요를 대학이 적극적으로 나서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 원장은 이 주장이 놓친 지점을 짚는다. “평생교육은 개념의 뿌리상 학교 밖 교육, 제도권 바깥의 교육이다. 반면 대학은 제도권의 정점에서 학교 교육을 지배하고 있다. 대학교육이 평생교육이라는 패러다임을 통해 개혁될 수 있을까. 대학이 제도권 교육을 포기할 수 있을까. 또 평생교육은 제도권에 포섭돼야 하는가.”

강대중 원장이 제시한 OECD 그래프. 기술의 수준이 교육의 수준을 앞서면 사회적 고통이 심화되고 교육 수준이 기술 수준을 앞서 이끌면 사회적으로 번역이 나타났다. 이른바 '4차산업혁명'의 시대는 다시 기술이 교육을 앞질러 고통을 낳는 시대다. 출처=강대중
강대중 원장이 제시한 OECD 그래프. 기술의 수준이 교육의 수준을 앞서면 사회적 고통이 심화되고 교육 수준이 기술 수준을 앞서 이끌면 사회적으로 번역이 나타났다. 이른바 '4차산업혁명'의 시대는 다시 기술이 교육을 앞질러 고통을 낳는 시대다. 출처=강대중

평생교육은 대학이라는 그릇만으로 담기에는 넓고 깊은 개념이라는 지적이다. 강 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이미 1972년에 한계에 다다른 학교 중심 교육의 개혁 동력으로 제안된 바 있다(유네스코 보고서 「존재를 위한 학습」). 현재 우리가 공공재로 인식하는 학교 중심 의무 교육은 산업혁명 시기 ‘더 많은 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분배하자’는 이념의 산물이다. 만민교육은 더 많은 민주시민과 노동자를 길러내며 경제적 번영으로 이끌기도 했지만 오늘날은 또 다른 계층을 고착화시키는 세습의 창으로 인식된다. 모두가 교육을 받지만 같은 교육을 받는 것은 아니다. 양질의 제도권 교육은 소수의 전유물이다. 이 교육접근권을 학령기 너머 생애주기 전체로 넓혀 교육의 공공성을 다시 제고하자는 것이 평생교육의 핵심 가치다.

한국은 평생교육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이 강 원장의 진단이다. 그는 “한국 대학의 구성원들이 학령기 이후 생애 단계에 있는 사람들이 대학에 드나드는 일을 환영하고 열망할까”라고 물으며 “노년인구가 증가하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바뀔 거 같은데 교수는 어떻게 바뀔 수 있을까. 성인학습자 중심으로 교수가 바뀔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강 원장은 “이미 건물로서 학교 없이 졸업하는 경험이 팬데믹 시기 전문대 학생들에게 현실화됐고, AI시대가 오면서 대학은 더 이상 지식전문가들의 정점이 아니게 됐다. 기존의 학교 중심 교육체제가 평생교육의 관점에서 개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 평준화가 아니라 대학 특성화다

기조발제자로 나선 윤지관 덕성여대 명예교수는 문재인 정권의 대학 정책을 실패로 규정하며 차기 정부는 “대학 평준화가 아닌 대학 특성화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공립대 네트워크 구축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현실성 부족이라는 이유로 공약 수준에서 멈췄다. 국공립대 통합 계획은 폐기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델로 프랑스 파리대학을 말하는데 평준화 이념에 기반한 60년대 방식이다. 프랑스는 국립대 비율이 거의 100%에 달해 우리와 환경이 다르다. 당시 인구가 늘고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던 흐름에서 나온 기획이었다. 지금은 축소 국면이라 그대로 밀고 나갈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정원 전국교수노조 위원장. 사진=유튜브 중계 화면 캡처
박정원 전국교수노조 위원장. 사진=유튜브 중계 화면 캡처

윤 교수는 “평준화에서 특성화로 이념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면서 “연구 중심, 교육 중심, 직업교육 중심 등으로 대학 성격을 달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교수노조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정원 상지대 교수 역시 “평준화보다는 특성화라고 생각한다”면서 “파리대학체제도 직업훈련기관이 그랑제꼴이 있고 파리 제4대학과 제6대학이 소르본대학으로, 파리 제5대학과 7대학이 파리대학으로 통합되면서 이미 체제가 무너졌다”고 의견을 보탰다. 윤 교수는 “일률적인 평가 기준 대신 각 특성별로 기준을 나누고 지원기준을 설정해 특성화 자체가 중요한 정책 패러다임이 되면 대학 서열 체제에도 변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관 덕성여대 명예교수. 사진=줌 화면 캡처
윤지관 덕성여대 명예교수. 사진=줌 발표 화면 캡처

윤 교수는 “공영형 사립대 공약 역시 구조 개선 목표로 했으나 거의 명맥만 남았다. 이념성에 토대를 둔 두 핵심 공약이 다 유보되고 사학비리 척결만 교육부의 주 업무가 됐다. 중요한 일이지만 사학비리는 하나의 증상이다”라고 했다. 또한 윤 교수는 “문재인 정부 들어 구조조정 국면에서 대학 간 경쟁 중심 시장주의 기조가 박근혜 정부 시절보다도 강화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학기본역량진단 2, 3주기에 들어가면서 국가의 선제적 조정을 포기하고 시장에 맡겨버렸다. 지방대, 중소대, 전문대는 궤멸적 타격을 받았고 이를 방치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선진국식 대학 체체로 가려면 국가가 개입해 사립 중심에서 공립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강수 기자 pp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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