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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적 마음
생물학적 마음
  • 이지원
  • 승인 2021.07.02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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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재서노프 지음 | 권경준 옮김 | 허지원 감수 | 김영사 | 436쪽

 

‘인간=뇌’라는 경향성을 뛰어넘어 

몸과 마음을 새롭게 바라본 문제작!

 

“뇌가 우리를 만드는 방식을 이해한다면 우리의 자기 이해는 얼마나 확장될 수 있을까? 

뇌의 용도 가운데 하나는 이런 책을 읽는 것이리라.” -로쟈 이현우 

뇌-몸 이분법은 어떻게 뇌과학의 근간이 되었을까? 인간 행동과 인지의 본질을 오직 뇌로만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뇌가 인간 행동에 본질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서도 뇌를 신화화하는 ‘뇌의 신비’를 파헤치는 수작이다. 뇌가 신체 및 환경과 상호 작용하는 유기적인 기관임을 밝혀 인간 존재와 마음을 바라보는 통합적 관점을 제시한다.

 

 

“뇌는 인간 행동에 본질적인 역할을 하지만, 뇌만으로 인간을 설명할 수는 없다” 
실제 뇌, 실제 인간의 모습에 접근하는 가장 과학적인 방법  

서구 철학과 종교를 수백 년 동안 지배해온 심신이원론의 연속선상에 있는 과학적 이원론, 즉 ‘뇌-몸 이분법’은 현재 뇌과학의 근간을 이루고, ‘인간과 인간의 뇌는 동일하다’는 명제는 부정할 수 없는 신경과학의 진리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우리와 우리 뇌는 정말 동일한가? 인간 행동과 인지의 본질을 오직 뇌로만 설명할 수 있을까? 인간과 뇌를 동일시하는 뇌과학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뇌가 신체 및 환경과 상호 작용하는 유기적인 기관임을 밝혀 인간 존재와 마음을 바라보는 통합적 관점을 제시하는 책, 『생물학적 마음』(원제: The Biological Mind)이 출간되었다. 

이 책의 저자 앨런 재서노프는 MIT 생명공학부 교수로 생명공학, 뇌 및 인지과학, 핵과학 및 공학 관련 분야 최고 수준의 연구자다. 뇌 기능의 통합적 이해를 위해 뇌 전체 단위의 신경 기능 요소를 규명하고 뇌를 신체 및 환경과 분리하지 않는 연구를 수행해왔다. 저자는 뇌가 인간 행동에 본질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서도 뇌를 신화화하는 ‘뇌의 신비’를 파헤친다. 

뇌과학자이자 임상심리학자인 허지원 고려대 심리학부 교수가 감수하고 추천사를 붙였으며, 조현병과 강박증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인 권준수 서울대 정신과·뇌인지과학과 교수가 해제를 써서 이 책에 의미를 더했다.

1000억 개의 뉴런과 글리아, 수많은 세포들이 연결된 1000조 이상의 시냅스가 만드는 ‘소우주’로 불리는 뇌는 사실 단독으로 존재할 수 없다. 인간의 뇌가 어떻게 신체 및 환경과 연결되어 그 기능을 발휘하는지 보여주는 수작이다. 

 

 

“뇌는 우리 몸을 조종하는 지휘관인가, 몸의 각 기관을 연결하는 플랫폼인가” 
당신과 당신의 뇌는 동일하지 않다 

신경과학 연구가 급속하게 성장하고 대중들이 뇌에 열광하는 시대에, 우리는 정말 뇌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을까? 뇌는 우리 몸을 조종하는 통제 센터가 아니라 몸의 각 기관을 연결하고 외부 감각을 전달하는 플랫폼으로서 상호 작용성을 특징으로 한다.

‘뇌의 신비’는 뇌를 마음이나 영혼의 독립된 신체화로 제시하며 과학이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실재적으로 조명하는 작업을 방해한다. 저자는 뇌를 신체와 환경 속에 통합된 것으로 간주하는 관점이야말로 생물학적 근거를 가진 정통 과학적 연구라고 강조한다. 

또한 뇌에 대한 오해가 심리학, 의학, 신경과학 기술 등 사회 여러 분야에 편협한 관점을 제공한다고 경고한다. ‘뇌의 신비’는 인간을 뇌나 마음에 의해 지배받는 자율적 개인으로 생각하는 관점을 강화하며 ‘본성 대 양육’이라는 심리학의 오랜 논쟁에 기여한다. 정신 질환의 원인을 뇌의 오작동으로 한정하면 대화나 환경의 개선을 통한 치료 가능성을 배제해버린다. 뇌를 해킹하여 인지를 향상할 수 있다는 신경과학적 환상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할뿐더러 자신의 뇌에만 집중하는 자기 몰두와 자기중심성을 확산한다.

‘뇌의 신비’는 각 분야에서 문제의 책임을 뇌를 지닌 개인에게 전가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차원의 대안을 제시하지도,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게 만든다.

뇌는 다른 신체 기관과 마찬가지로 원인과 결과라는 보편적 법칙의 적용을 받는다. 신체장애가 호르몬과 혈당을 변화시켜 정신적 문제를 유발하고 장에 있는 박테리아에 의해서도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뇌가 얼마나 신체에 영향받는지 논증한다. 또한 학습과 경험은 인지 처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피질의 40퍼센트 이상이 감각 처리에만 이용된다는 점은 뇌가 환경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 보여준다.

우리 뇌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두 신체, 환경 및 사회의 산물이다. 뇌가 신체 기관의 일부이며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우리를 형성한다는 통합적 접근은 인간에 대한 생물학적 이해와 동시에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개선을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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