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8:30 (금)
[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273] 우주에서도 살아남는 생명체 '물곰'
[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273] 우주에서도 살아남는 생명체 '물곰'
  •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 승인 2021.06.28 17: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음은 2021년 5월 29일자 연합뉴스의 기사인데 조금 손질을 하였다. 

「극한의 환경에서도 생존이 가능해 지구 최강의 생명체로 불리는 1㎜ 크기의‘물곰(water bear)’5천여 마리가 다음 달 국제우주정거장(ISS, International Space Station)으로 출발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6월 3일 스페이스X 로켓에 물곰을 비롯한 과학실험 용 생물과 장비를 실어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보낼 예정이라고 28일 보도했다.   행동이 굼뜨다하여 완보동물(緩步動物)이라 부르는 물곰은 남극의 혹독한 추위와 고열, 방사능을 견뎌내고 생존하는 능력을 보여준 동물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 1천200여종에 달하며, 산꼭대기에서 깊은 바다, 남극의 얼음 속에도 살고 있다.  NASA는 이러한 물곰의 강인한 생명력을 활용해 인간이 우주에서 직면하는 환경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방안을 연구한다는 구상이다. 물곰이 우주방사능에 노출되는 무중력환경에서 어떤 유전자를 작동시켜 적응하고, 생존하는지를 분석함으로써 인류의 우주생존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겠다는 것이다.   CNN방송은“예를 들어 물곰이 우주방사능에 맞서 많은 항산화물질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 이것은 우주비행사들이 항산화물질(抗酸化物質,antioxidant)을 더 많이 섭취해야 한다는 점을 연구자들에게 알려줄 수 있다”고 전했다.  NASA는 물곰 뿐만 아니라 야광(夜光)능력을 갖춘 3㎜ 크기의‘짧은꼬리오징어(bobtail squid)’128마리도 함께 보낸다고 한다. 이 오징어는 몸 안에 발광박테리아가 서식할 수 있는 특별한 기관이 있어 오징어가 어둠 속에서도 빛을 낼 수 있다.  NASA는 오징어의 이런 능력을 활용해 우주정거장의 중력환경이 동물과 미생물 간 상호작용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인간과 유사한 면역체계를 가진 오징어가 우주에서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연구할 계획이라 한다.  제이미 포스터 플로리다대학 미생물학교수는“사람은 건강한 소화와 면역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미생물에 의존한다.”며 “미생물이 우주환경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사람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곰벌레(Hypsibius dujardini)의 현미경 사진. 사진=위키피디아
곰벌레(Hypsibius dujardini)의 현미경 사진. 사진=위키피디아

 
그러면 완보(느린 걸음)동물인 물곰과 소형연체동물인 짧은꼬리오징어에 대해 좀 더 알아보도록 하겠다. 그런데 사실 곰벌레와 짧은꼬리오징어는 이미 연구를 위해 몇 차례 우주로 나갔었다고 한다.
  
첫째로 물곰의 일종인 Milnesium tardigradum은 완보동물(緩步動物,tardigrade,slow stepper)을 대표하는데, 성체의 최대 크기가 0.5mm이고, 작은 것은 0.1 mm가 채 되지 않는 아주 작은 현미경적 동물이다. 또 걷는 모습이 곰을 닮아 물곰(water bear)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현재까지 약 1,000여 종이 발견되었으며, 고산인 히말라야산맥정상에서 깊은 심해까지, 또 극지방에서 적도까지, 화산지역 등등 지구 전체에 걸쳐 퍼져 있다. 그리고 수분공급 없이 10년을 살 수 있고, 진공상태에서도 살 며, 섭씨 151℃로 끓여도, -273℃에서도 끄떡없이 견딘다. 평균 수명은 3개월에서 2년 반이며, 물질대사를 멈춘 휴면상태로 120년간 지낸 물곰이 발견된 적이 있다한다.  
  
물곰은 4쌍의 다리가 있고, 다리 끝에는 발톱이나 빨판이 있으며, 이끼(mosses)나 지의류(lichens)에 살고, 조류(藻類,algae)나 아주 작은 무척추동물을 먹는다. 그리고 다 자란 완보동물은 하나같이 세포 수가 40,000만개여개인데, 어떤 하등동물의 성체가 모두 같은 수의 세포를 갖는 현상을‘eutely’라 한다.
  
둘째로 짧은꼬리오징어(Euprymna scolopes)는 원래 박테리아(세균,細菌) 없이 태어나지만 바다에서 발광세균(bioluminescent bacteria)를 얻어 특별한 빛을 내는 재주가 있다. 이에 연구팀은 ISS 실험로 간 오징어에 박테리아를 주입해 공생관계를 연구할 예정이다.  짧은꼬리오징어(bobtail squid/Hawaiian bobtail squid)는 갑오징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두족류(頭足類,cephalopod)이다. 짧은꼬리오징어는 갑오징어보다는 더 둥근 외투막(外套膜,mantle)을 가지고 있는 경향이 있으며, 오징어뼈는 없다. 약 70여 종이 알려져 있고, 하와이해안에 주로 산다. 외투막길이(mantle length)는 30mm이고, 성체무게는 2.67g이며, 어린 새우를 먹는다. 발광세균(發光細菌)이 공생하는데, 세균은 오징어로부터 당이나 아미노산을 얻고, 빛을 발광하여 오징어가 어둠에 적응토록 한다.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