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리뷰_김선미의 춤 ‘강변북로’(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2.1~2.2)
검은 옷을 입고 양 방향에서 가로질러 나오는 열 네명의 무용수들은 강변북로를 달리는 자동차이면서 또한 인간들이다. 시속 125㎞, 140㎞, 132㎞, 147㎞…로 달리는 사람들. 그 속도감을 표현하려고 무용수들은 마구 달리기도 하고, 위로 솟구쳐 뛰어오르다가, 짐짓 멈춰서기도 한다. 끝없이 밀려드는 차량의 행렬처럼 그들은 마구 몰려다니다가도, 혹은 ‘내가 왜 이쪽 방향으로 가고 있지?’라며 어떤 이들은 뒤를 돌아다보기도 하고, 갑자기 삶의 방향을 바꿔야겠다는 듯 U턴을 하는 인간도 있다. 하지만 돌아서면 다시 앞이 나오고 역주행하는 한밤의 도주차량처럼 그는 사라진다.
‘자동차-인간’의 행렬은 이따금씩 어그러지면서 현대인의 삶-일상 속으로 뚫고 들어간다. 한 무용수가 무예적인 동작으로 자신의 삶의 표정을 펼쳐 보인다. 여러 명의 무용수들이 동일한 동작으로 물결을 이루는 것은 현대인의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그리는 것 같다. 또한 두 남녀가 갑자기 등장해 사랑을 속삭이고 서로를 욕망하다가 헤어진다. 이런 삶의 단면들은 다시금 앞으로 질주할 수밖에 없는 자동차 행렬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번 공연은 황지우·윤정섭 한예종 교수가 각각 대본과 연출로 결합했다는 점에서도 뜻이 깊다. ‘여의도는 섬이다’라는 제목으로 “지나가는 자여, 희망이 있는가?”라며 결코 가볍지 않은 질문을 던지는 황지우의 시는 김선미의 춤과 결합되면서 그 중량감을 더한다.
이은혜 기자 thirtee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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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를 느꼈다오.
1.나는 80년대의 공연장에 와있는 것으로 착각을 했다오. 그 만큼 표현방법이 촌스럽다는 애기지요.
2.요즈음 춤계는 예술가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로비스트를 키운다고 생각했지요. 춤 창작의 메소드는 전혀 없는 춤만든이가 어떻게 한국 최고의 스텝들과 같이 작업을 했는지... (국립극장에서 하루전에 보았던 공연도 마찬가지였다오)
3.현실의 이야기를 담아내지 못하는 한국창작춤 언어의 한계를 보는 것 같아 매우 안스러웠다오.
기자님의 춤 보는 안목이 걱정스러워 한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