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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철학사: 뮌헨 강의(1827)
근대 철학사: 뮌헨 강의(1827)
  • 김재호
  • 승인 2021.06.2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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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W. J. 셸링 지음 | 이경배 옮김 | 세창출판사 | 252쪽

 

“순수 개념으로의 복귀는 개념이 모든 것이며 그리고 자신 이외에 아무것도 남겨 두지 않는다.” -본문 ‘헤겔’ 편 中-

『근대 철학사』의 저자이자 강연자인 셸링(Friedrich W. J. Schelling)은 서양 철학사 전체의 지형학적 구조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낮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연구 풍토에서는 칸트철학으로부터 헤겔철학으로의 사상사적 이행 기간에 존재한 짧은 에피소드 정도로 평가절하되거나, 헤겔철학 연구를 위한 예비학 정도로 간주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오늘날 우리가 데카르트 이후 근대 철학을 주체철학 혹은 주체를 실체화한 형이상학이라고 일반적으로 정의하고 비판하는 이유를 칸트와 피히테의 주관적 관념론 그리고 셸링과 헤겔의 객관적 관념론이 제공하였다는 사실을 고려해 본다면, 우리는 형이상학적 주체에 대한 철학적 논쟁사에서 피히테철학과 셸링철학이 수행한 핵심 역할을 어렵지 않게 인지할 수 있다.

셸링의 『근대 철학사』 강의가 지니고 있는 특징으로는 첫째, 근대 철학사상의 핵심 담론을 이끈 셸링이 자신의 철학적 관점에서 근대 철학사상 전반을 조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기 시대의 철학을 자신의 시점에 따라 해석·비판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근대 철학사 강의에서 셸링은 데카르트, 스피노자, 라이프니츠 그리고 볼프의 철학을 주로 신존재증명의 사상적 논리 구조에 맞춰 기술하고 있으며, 우리가 칸트철학과 피히테철학을 주관적 관념론으로 부르는 것처럼 이들 철학을 초월적 관념론 체계로 파악한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셸링은 자신의 철학을 근대 철학의 완성이나 혹은 독일 관념론 철학체계의 완성자로 간주하기보다 헤겔철학 서술 이전에 배치함으로써 자신의 철학이 완성된 체계라기보다는 여전히 체계로의 길을 걷고 있는 미완성 체계라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근대 철학만이 아니라, 독일 관념론의 사상사적 개방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근대 철학은 헤겔철학에서 완결되어 더 이상의 철학적 사유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사상체계에 도달했다기보다는 셸링철학을 통해 다시 근대 이후 철학사상 형성에 재전유되고, 비판적으로 탈맥락화됨으로써 영향사적 전승관계를 형성한다고 보아야 한다.

저자 소개

지은이 프리드리히 W. J. 셸링(Friedrich W. J. Schelling, 1775-1854)

셸링은 1775년 뷔르템베르크(Wüttemberg) 지방 레온베르크(Leonberg)의 목사 집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를 따라 목사가 되기 위해 셸링은 그보다 5년 일찍 태어난 헤겔·횔덜린과 더불어 튀빙겐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했으며, 그의 나이 20세에 『철학의 원리로서 자아』를 출판하여 독일 지성계의 주목을 받았다. 피히테 자아철학에 대한 철학적 비판 후 자연철학에 몰두하였으며, 자연철학에 대한 그의 견해는 당대 독일의 지성인 괴테의 눈길을 끌어 피히테 후임으로 예나대학에 입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낭만주의자들과의 교제와 이들과의 논쟁을 통해 자연, 예술, 철학에 대한 자신만의 체계를 구축하려 시도하였으며, 헤겔 사후 헤겔의 도시 베를린에서 헤겔철학 전반에 대한 비판을 토대로 그의 후기 체계로서 신화철학과 계시철학을 강의하였다. 그리고 셸링은 1854년 스위스 바드 라가츠(Bad Ragaz)에서 영면에 들었다.

옮긴이 이경배

독일 카셀대학 철학과에서 플릭킹어(H. G. Flickinger) 교수와 코바르지크(W. Schmied-Kowarzik) 교수의 지도를 받아 「대화를 통한 인정행위. 가다머 해석학에서 이해의 윤리적 토대에 관하여(Anerknnung durch Dialog. Zur ethischen Grundlage des Verstehens in Gadamers Hermeneutik)」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귀국 후 전남대학교와 순천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현재 전주대학교 HK연구교수로 있다. 핵심 연구 방향은 하이데거와 가다머의 해석학과 횔덜린 낭만주의이며, 이와 더불어 해석학적 방법론을 토대로 바라본 한국 근대와 유교의 역할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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