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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간지 신년기획을 통해 그려보는 2005년 핫 이슈
■ 일간지 신년기획을 통해 그려보는 2005년 핫 이슈
  • 김조영혜 기자
  • 승인 2005.01.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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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살리기, 해방 60주년, 화해와 통합이 키워드

•경제 살리기, 대미관계와 북핵, 해방 60주년, 화해와 통합.  

2005년의 시작과 함께 일간지들이 선보인 연중기획의 키워드다.

올해는 경제불황이 예견되고 있다. 내년에는 나아지겠지, 라는 마음으로 버텨온 국민들의 한 줌 희망을 거두는 진단이다. 노무현 정부 들어서서 계속됐던 이념대립과 그로 인한 사회불안에 대한 우려도 크다. 그런 면에서 일간지들이 ‘경제 살리기’와 ‘화합’을 화두로 던진 것은 당연한 듯 하다.

일간지들의 연중기획을 통해 올 한해 떠오를 핫 이슈를 점쳐봤다. <편집자 주>


한류•바이오산업으로 경제 살릴 수 있을까

우울한 경제상황을 반영해 일간지들도 ‘경제 살리기’에 대한 접근을 달리하고 있다. 직접적인 경기부양정책을 논의하기 보다는 문화산업과 과학산업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 한류를 이용한 문화산업, 바이오 등 과학을 이용한 과학산업으로 경제불황을 타개해 보자는 모색이다.

중앙일보는 ‘소프트 파워 소프트 코리아’라는 기획으로 문화의 힘을 강조했다. 경제불황으로 하드웨어의 팽창이 어려운 때, 소프트파워로 문화산업을 키우자는 것. 문화를 경제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새롭지 않은 주장이다. 그러나 한류열풍이 떼돈을 벌어들일 것이라는 기대치와 2007년까지 세계 7위의 디자인 강국으로 성장하겠다는 정부 정책은 이러한 비판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바이오산업에 미래 달렸다’는 기획에서 미국의 ‘워싱턴대 기술이전센터’의 예를 들어 대학의 기술을 기업으로 이전시켜 안정적인 지원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기획은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배아복제 연구와 정부의 바이오산업 지원의 한 흐름으로 읽힌다. 물론, 대학 중심의 생명공학 연구가 기업차원으로 이전돼 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조선일보의 의도도 숨어있다.


부시 2기의 세계 지형도 그리기

일간지마다 관점이 다르긴 했지만, 미국에 대한 관심은 여전했다.

조선일보는 ‘뉴 아메리카’라는 기획으로 미국의 세계전략을 다뤘다. 브레진스키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 3명을 연속 인터뷰해 부시 행정부의 신 외교안보전략을 살펴본 것. 이들은 이라크 상황의 전개 양상에 따라 부시정부의 대외정책이 향방을 달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북한의 핵개발이 계속되면 일본이 핵무장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있었다. 한겨레는 ‘보수로 가는 미국사회’라는 기획으로 미국 사회 보수화 경향의 원인과 현상, 미래를 분석했다. 미국사회 보수의 새 거점으로 부각된 기독교복음주의와 신 보수주의자로 일컬어지는 네오콘의 성쇠에 대한 진단도 이어졌다.

미국의 보수화 경향과 외교안보전략은 지난해 10월 통과된 북한인권법안의 전개 방향과도 직결돼 있어 한국으로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다.

문화일보는 ‘2005 세계의 대결’에서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사르코지 UMP 당수,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 고이즈미 일본 총리 등을 비교 조명했다. 동아일보는 ‘2005 세계는 지금’에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EU의 현실을 분석했다.


공동체 회복이 사회적 화두?

올 한해 ‘경제살리기’만큼 주요 이슈는 ‘화해와 통합’이다. 2004년이 당돌벌이의 해였다면, 2005년은 화해와 통합의 해로 만들어보자는 시도가 신문지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동아일보는 ‘뉴 라이트 운동’이어 ‘뉴 스타트 운동’을 새해 벽두부터 소개했다. 한국사회를 이념대립과 명분투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놓은 흑백논리와 이분법적 편 가르기를 그만두고 통합의 정신 아래 실사구시를 실현하자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같은 기획은 구체적인 대안이 없어 공허한 주장이라는 지적도 있다. 세계일보도 ‘위기의 한국사회 해법은’에서 정쟁 일삼는 정치구조와 깊어지는 세대갈등 등 극단적 이념대립의 치유책을 모색하기도 했다.

경제불황과 사회불안으로 ‘가족’으로 회귀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TV, 영화, CF 등이 ‘가족’을 소재로 했다면 신문도 그 대세를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가족이 희망입니다’라는 기획으로 어려운 환경을 가족의 사랑으로 이겨나가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가족의 따뜻한 품이 올 한해 닥쳐올 정치, 사회, 경제적 문제들을 해결해 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한겨레는 ‘양극화 또 하나의 분단을 넘어’에서 빈익빈부익부라는 경제 양극화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서민의 삶이 파탄 난 현실에서 가족의 사랑으로 위기를 무마하기보다, 사회적 문제제기의 통로를 개척하겠다는 의도다.

노령화 사회에 대한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경향신문과 서울신문은 각각 ‘실버, 유쾌한 청춘’, ‘일하는 노년’이라는 기획에서 저출산•고령화 사회의 노인문제를 조명했다.


해방 60주년 맞은 기획 다채로워

을사조약 체결 1백주년, 해방 60주년, 한•일국교정상화 40주년인 2005년은 ‘역사 바로 보기’의 현장이 될 듯하다. 일본에 대한 관심도 여러 각도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오는 5월에 있을 역사 교과서 검인정과도 맞물려 있다. 또, 한•중•일 3국이 공동으로 역사교과서를 집필하기로 한 것과도 무관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조선일보는 ‘실록 대한민국림시정부’를 통해 임시정부 26년의 역사 복원을 시도했다. 상해시기와 이동시기, 중경시기를 망라한 실록을 집대성하겠다는 목표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임시정부에서 찾으려는 민족주의 사관의 발로인 셈이다.

경향신문은 좌익 독립운동가들을 재조명하는 ‘다시 쓰는 독립운동 열전’을 통해 반쪽연구에 그친 독립운동사의 이념의 굴레를 벗기고 있다. 몽양 여운형을 시작으로 김재봉, 강달영, 차금봉에 이르는 조선공산당 책임비서, 지운 김철수의 독립운동을 다뤘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북한 정권에 참여하지 않은 좌익 독립운동가들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한․일 관계와 관련해서는 문화일보의 ‘한국과 일본, 굴곡의 100년을 넘어’와 경향신문의 ‘일본을 다시 본다’, 국민일보의 ‘을사조약 100년, 광복 60주년, 신 한일관계 조명’이 눈에 뛴다. 이들 신문들이 새로이 한•일 관계에 주목하는 것은 숫자에 국한한 것만은 아닌 듯 하다. 한․일 양국 정부는 올해를 ‘우정의 해’로 정해 각종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게다가 ‘욘사마’로 대표되는 일본의 한류열풍이 일본 자본의 참여로 본격화 될 전망이어서 한•일 양국간 문화교류는 장밋빛 미래를 점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우정의 시대’로 가기 위해서는 과거 청산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말 ‘신방위계획대강’을 발표하며 우경화 행보를 멈추지 않고 있어, 한•일 관계 정상화로 가는 길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지난 17일 발표된 한일협정문서를 둘러싼 외교적 마찰과 국내 파장도 숙제로 남아있다.

 

이밖에 캠페인성 기획기사들도 눈에 띄었다. 동아일보는 ‘업 코리아, 이것만은 고칩시다’에서 인사에 인색한 사회, 네티켓 실종 등을 비중있게 다뤘다. 한겨레는 ‘2005 새 국회로’에서 의사진행 방해, 저질발언 등을 국회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책 읽는 대한민국’을, 서울신문은 ‘인권 선진국으로 가자’를 기획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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