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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전자공학과 김대원 교수·윤종현 학생, 사물인터넷 해킹 방지하는 소자 개발
경희대 전자공학과 김대원 교수·윤종현 학생, 사물인터넷 해킹 방지하는 소자 개발
  • 이승주
  • 승인 2021.06.17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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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기를 이용해 사용자 정보 저장, 저장 공간이 물리적으로 분리돼 정보 유출 방지
-“줄어든 노이즈, 높아진 정확도로 개선된 결과물 선보일 것”

경희대학교(총장 한균태) 일반대학원 전자정보융합공학과 윤종현 학생이 사물인터넷 플랫폼에서 무선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킹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지도교수인 전자공학과 김대원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고,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인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다. 윤종현 학생은 “논문을 지도해준 김대원 교수님과 도움을 준 동료에게 감사하다. 또한, 학부 과정 동안 배운 전자공학 지식을 기반으로 기술을 개발했다는 사실에 큰 성취감을 느낀다”는 소감을 전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윤종현 학생, 김대원 교수
사진은 왼쪽부터 윤종현 학생, 김대원 교수

사물인터넷은 5G 시대가 도래하면서 보편화되고 있다.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이 결합한 인공지능 스피커, 스마트 홈의 등장으로 일상에 편리함이 커졌지만, 해킹으로 인한 피해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사물인터넷 해킹으로 약 14조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고, 다가올 2030년에는 사물인터넷 해킹으로 인한 피해가 27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존 사물인터넷은 무선 네트워크를 연결해 사용자 정보를 저장하고 불러온다. 이 방식은 무선 네트워크가 해킹되면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있다. 김대원 교수 연구팀은 해킹 위험이 있는 무선 네트워크 대신, 물리적으로 분리된 공간에 정보를 저장하는 원판 모양의 마찰전기 나노발전기(TENG, Triboelectric Nanogenerator) 기반 비휘발성 메모리(NVM, Nonvolatile Memory)라는 소자를 개발해 사물인터넷 기기 보안성을 높였다.

정전기 기반 비휘발성 메모리로 사물인터넷 해킹 원천 방지
비휘발성 메모리는 전자기기의 전원을 꺼도 메모리에 저장된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아, 사물인터넷 기기에 사용자 정보를 저장하기 적합한 소재다. 하지만 비휘발성 메모리는 저장된 데이터를 읽을 때마다 전력을 소비하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비휘발성 메모리와 마찰전기 나노 발전기를 접목해 문제를 해결했다. 마찰전기 나노 발전기는 접촉면 사이에 마찰이 발생하면 정전기를 일으켜 전기를 생산한다. 이 전기로 메모리에 저장된 정보를 읽을 수 있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연구팀이 개발한 저전력 비휘발성 메모리에 사물인터넷 사용자 식별 정보가 저장된다. 저장된 정보는 91.3%의 높은 정확성을 기록했다. 윤종현 학생은 “이번 연구는 정보를 저장하는 공간이 물리적으로 분리돼 개발한 소자에 저장된 정보 유출이 불가능해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크기를 줄이고, 정밀도를 높여야 한다. 앞으로 후속 연구를 계속 진행해 성능이 더 향상된 소자를 개발하겠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전기를 이용한 전기 신호는 노이즈가 생겨 정보를 읽는 데 오류가 발생한다”며 “오류를 극복하기 위해 생성된 전기 신호를 디지털화했는데 노이즈가 줄고 저장된 정보를 읽는 과정에서 정확도가 높아져 향후 더욱 개선된 결과물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이 미래를 이끌 엔지니어의 덕목
연구 아이디어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무선전자태그(RFID, 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에서 얻었다. RFID는 전원을 필요로 하는 능동형과 전자기장에 의해 작동하는 수동형으로 나뉜다. 김 교수는 수동형 RFID의 작동원리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는 “정전기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이용해 구현하면 사물인터넷 해킹을 막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태양광, 진동, 열, 풍력 등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고 수확하는 기술이다.

김 교수는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면 학생과 공유해 연구 주제를 정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은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스스로 더 깊게 탐구한다. 김 교수는 “한국 학생은 듣고 읽는 능력은 매우 뛰어나다. 하지만 이는 수동적인 교육을 받은 증거다. 자기 생각을 다른 이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설득하기 위해서는 말하고 쓰는 능력을 기르고, 능동적인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의 연구 철학은 연구실 모토에 반영됐다. 김 교수는 “‘능동적이며 주인의식을 가진 프로가 되자’라는 모토에 맞춰 학생을 지도하고 있다. 미래 기술과 사회를 이끄는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대학원은 문제 해결 능력과 전문성을 기를 기회”
윤종현 학생은 “내가 디자인한 소자를 전 세계가 활용하는 것이 꿈이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했다”고 말했다. 윤종현 학생은 “학부생 때는 정해진 범위에서 지식을 축적했다면, 대학원은 정해진 범위 없이 스스로 공부하며, 당착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능동성과 전문성을 기를 수 있다”며 학부와 대학원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윤종현 학생은 대학원에서 정전기 기반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연구하며 폭넓은 경험을 쌓고 있다. 향후 차세대 나노 소자를 결합한 융합 연구 진행이 목표다.

김대원 교수는 에너지 하베스팅 연구를 더욱 발전시킬 계획이다. 김 교수는 “에너지 변환 기술은 소자의 구조를 바꾸거나, 물질을 바꾸는 작은 범위에 국한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기술 상용화를 위해 전기에너지를 손실 없이 기기에 전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소자 연구 외에도 회로설계, 시스템 연구로 연구 범위를 넓혀 에너지 하베스팅 시스템을 구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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