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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를 주름잡는 닭띠 교수들
학계를 주름잡는 닭띠 교수들
  • 김조영혜 기자
  • 승인 2004.12.30 00:0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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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있는 노력파”…총장・학회장 등 리더십 강해

닭띠들은 신념이 있고 노력파이며, 무에서 유를 만드는 창조력 있는 인물로 묘사되곤 한다. 그래서인지 닭띠만큼 교수라는 직업과 어울리는 띠도 드물다.  

 

닭띠 교수들로는 강만길 상지대 총장(사학・33년생), 어윤대 고려대 총장(경영학・45년생), 이장호 전주대 교수(연극영화학・45년생), 이면우 서울대 교수(산업공학・45년생), 강정구 동국대 교수(사회학・45년생) 등이 있다. 

 

이들 교수들은 닭이 한 줄로 늘어선 모이를 쪼듯, 각 분야에서 한 길을 걸어온 교수들로 유명하다. 어윤대 고려대 총장에게는 2005년은 뜻깊은 한 해가 될 듯 하다. 고려대가 개교 1백주년을 맞는데다 어 총장 자신도 환갑을 맞는 해이기 때문이다. 고려대는 내년을 세계 유수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한 원년으로 정하고, 'Global Korea'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장호 교수도 환갑을 맞아 ‘인생 제2기’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 교수는 데뷔작인 ‘별들의 고향’을 뮤지컬로 무대에 올린다. 이장호 교수는 “이제 절반 살았다고 생각한다. 이 나이에도 꿈과 희망을 갖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닭띠들이 주로 듣는 속설은 ‘재복’이 없다는 것. 닭이 모이를 먹을 때 발로 모이를 휘휘 저어버려, 재복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평생 내가 닭띠여서 재복이 없나 보다, 하며 아예 욕심부리지 않고 살아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닭띠들은 돈보다는 명예를 택한다는 말도 그래서 나온 듯하다. 목청 좋게 남들 앞에서 서서 ‘꼬끼오~’하고 울어대는 닭처럼 리더가 되기를 좋아하고 아래보다는 위에 서기를 잘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닭띠 교수 중에는 학회장을 맡거나 총장을 역임한 교수들이 꽤 많다. 현재 총장직을 맡고 있는 교수들은 김창인 부산장신대 총장(신학・33년생), 신방섭 광주여대 총장(자원공학・33년생) 등이 있다.  

 

학문분야별로는 광통신분야의 거두로 일컬어지는 권영세 한국과학기술원 교수(전기전자공학・45년생)가 정보산업을 개척해 온 일인자로 꼽힌다. 학창시절 컴퓨터를 한번도 만져보지 못한 세대인 권 교수는 “미국에 유학 가서 난생 처음으로 컴퓨터를 보고는 신기함에 무작정 배우게 됐다”라고 말했다. 권 교수의 신년계획은 “광전 모듈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산업화시키는 것”이다. 권 교수는 올해 4월, 한국과학기술원이 지원을 받아 회사를 차리기도 했다. 인간공학의 선구자로 알려진 이면우 서울대 교수는 지난해 11월, ‘생존의 W이론’이란 책을 발간하며 12년 전 자신이 제시했던 W이론을 다시 주창하기도 했다. 이 교수가 말하는 ‘W이론’이란 “외국 것을 무분별하게 수입하지 말고 한국형 기술, 산업문화, 발전전략을 통해 한국 실정에 맞는 독창적 경영철학을 세우자”는 것으로, “한민족 고유의 특성인 ‘신바람’을 각계 각층에 적용해 변혁의 시대에 알맞은 창조적 지도자를 배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한국경제발전학회 회장, 아태경제학회 회장 등을 역임한 강철규 서울시립대 교수(경제학・45년생)와 포항공대 총장을 역임한 정성기 교수(화학・45년생) 등이 학계의 주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어느 띠나 여성에 대한 편견은 존재하지만, 닭띠 여성들도 ‘드세다’는 속설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 김명세 영남대 교수(방사선종양학・45년생)는 “어려운 시기를 견디다 보니, ‘억세 빠진 여자’로 보이기도 했겠지만, 그 시대 여성들이 전문직을 갖기고 어려웠고 여성에 대한 편견도 강하다 보니, 그런 속설이 떠돈 것”이라며 “요즘 시대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양은경 충남대 교수(언론정보학・69년생)는 “닭띠 여성에 대한 속설을 들어본 적도 없을뿐더러 적용받지도 않았다”라고 말해 격세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닭띠 해를 맞은 닭띠 교수들이 을유년 한 해가 닭이 홰를 치며 날 듯, 뜻을 펼칠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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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12 00:54:52
미신같은 속설을 기사로까지 만들다니.
논리와 이성이 각광받고 있는 이 시대에 이런 사유를 신선하다고 해야할지, 어이없다고 해야할지..

어용학자 2005-01-21 04:37:12
토기띠는 어떠한지예?!

김강(호남대 홍보실장 2004-12-31 19:30:07
위 기사내용중 "현재 총장을 맡고있는 교수..."부분에서 언급된 윤형섭(호남대) 총장님은 호남대 총장직에서 2년전 퇴임하셨으며,현재는 이수일 총장께서 재임중임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