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05:05 (토)
웃어라 그리고 즐겨라
웃어라 그리고 즐겨라
  • 최철규 기자
  • 승인 2004.12.2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문가 5인이 바라 본 교수들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

스트레스의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짐에 따라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음악, 미술, 향기 등 다양한 보조제를 통해 정서를 순환하거나 신체의 누적된 피로를 다스리는 요법들이 매스컴을 타고 유행이 되는가 하면, 영양 관리, 집단 상담 치료, 약물 치료, 전기 자극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 등의 전문 처방들이 제시되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스트레스 치료법에 대한 관심과 집착이 오히려 스트레스로 작용할 위험도 많다고 지적한다.

모든 스트레스 대처 방안이 항상 유익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도 아니다. 개인마다 느끼는 스트레스의 증상이 다르듯,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방안도 상황에 맞춰 달리 적용될 필요가 있다는 것인데, 최영 전남대 교수(의학)는 “개인의 반응 스타일이나 성격, 스트레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전략의 유무, 스트레스를 공감하고 염려해 주며 도움을 주는 사회적 지지 체계의 여부에 따라 스트레스에 대한 진단과 대응이 달라진다”라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스트레스를 정확히 인지하고 필요한 관리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성격 유형을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낙천적인지 비관적인지, 일에 대한 강박 관념이 타인과 비교해서 어느 정도인지, 일상적 활동 범위가 어느 정도가 되는지 등이 점검 돼야 스트레스에 대한 취약성을 가늠할 수 있으며, 스트레스를 감당하거나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성격 유형과 각종 질병의 발병 관계에 대한 의학 연구를 참고해 볼 수 있다. 심장병 전문 학자들은 성격 유형과 심장병 발생과의 관련성을 연구하여 개인의 성격을 A 유형(Type A), B 유형(Type B), C 유형(Type C)으로 분류했다. A 유형은 서두르고 공격적이며 화를 많이 내는 유형인데, 이 유형의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장병 발생률이 다른 유형의 사람들보다 높다. 반면에 지독한 우울감을 특징으로 하는 C 유형의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암 유발 확률을 높인다. 정서적으로 안정된 B 유형은 건강형에 해당한다.

장현갑 영남대 교수(건강심리)는 “빨리빨리 문화와 사회의 엄격한 경쟁 구조에 의해 A 유형의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적개심’이 A 유형이 지니는 가장 큰 부정적 요인이다”라고 지적한다. 장 교수는 적개심을 없애거나 완화시키기 위해,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면서 신체 각 부위에 약 10초 동안 힘을 준 후 천천히 이완시키는 것을 3-4회 반복하는 등 여러 가지 유형의 ‘이완요법’을 제안한다.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자신의 성격분석 뿐만 아니라, 시간에 대한 적극적인 조절 능력도 가미돼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운동이나 명상 등 스트레스를 관리할 시간을 활동 계획의 맨 마지막으로 제쳐놓는다. 그러나 김종우 경희대 교수(임상한의학)는 “최소한의 스트레스 관리조차도 삶의 여분쯤으로 생각하는 발상 자체가 스트레스의 심각성에 대한 몰지각이며, 오히려 스트레스 관리를 아예 안하겠다는 것만 못하다”라고 말한다.

김 교수는 ‘오전에 30분 워킹, 저녁에 30분 명상’이라는 간단한 처방을 제시한다.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하기보다는 간단한 운동과 명상을 규칙적으로 하는 최소한의 스트레스 관리 시간 확보가 더 효과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정된 강의 및 세미나 시간 이외에 연구실에 앉아 있는 것이 전부인 교수들이 짧은 시간이나마 정기적인 운동을 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일상의 동선을 주의깊게 따라가다 보면 최소한의 활동량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는 많다. 예컨대, 자신의 연구실과 가장 먼 교내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는 것도 어렵지 않게 활동량을 늘릴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답답한 연구실을 벗어나 잠시나마 동료 교수들과 대화를 갖는 것도 어렵지 않은 스트레스 해소방안이다. 울산대 홍진표 교수(정신과학)는 “직장동료, 아니면 친구나 가족 중에서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대상이 한두명은 있어야 한다”면서 “자신의 답답한 심정, 정신적 고통을 나누다보면, 자신이 처한 상황을 좀 더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고,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또한 부담되는 강의 준비나 강의도 스트레스를 예방하거나 해소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으로 바꿀 수 있다. 많은 교수들이 딱딱하고 지루한 강의를 통해서 자신의 교육 활동에 흥미를 잃기 십상이다. 누적되는 지루함과 자기 정체성에 대한 불만족은 스트레스로 향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하지만 조금만 신경을 쓰면 강의실을 ‘웃음치료실’로 바꿀 수 있다. 웃음은 좌측 전두엽에 위치한 웃음지역에서 뺨을 움직이며 즐거운 생각을 촉발시키는 작동을 한다. 이를 통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통증이 완화되는 효과를 느낄 수 있다.

한 학기 강의를 마무리하고, 연간 연구 과제를 집중적으로 정리해야 할 요즘은 교수들의 업무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달하는 때다. 많은 일이 한번에 집중되기 때문에 하루 이틀 밤을 새야 할 때도 많다. 그러나 수면부족은 시간을 단축해서 업무 수행력을 높이는 편법이라기 보다는, 스트레스를 더욱 가중시켜 업무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자신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해치는 것임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남정현 한양대 교수(지역사회보건)는 “2~3일 이상 제대로 자지 못했다면 수면제를 써서라도 충분히 자야 한다. 불면증-무기력증-가슴이 뛰고 얼굴이 붉어지는 증상 등이 1주일 이상 계속되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라고 말한다. 

최철규 기자 hisfuf@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