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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 분석법의 기틀이 잡혔다
미세플라스틱 분석법의 기틀이 잡혔다
  • 정민기
  • 승인 2021.06.16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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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13편 SCI 10% 저널 등재 비결은
동기부여 확실히 주고 영어 장벽 허물게 도와
채규정 한국해양대 교수(물류·환경·도시인프라공학부 환경공학전공)
채규정 한국해양대 교수(물류·환경·도시인프라공학부 환경공학전공)
이지은 박사
이지은 박사

채규정 한국해양대 교수(환경공학전공)의 연구실이 미세플라스틱 연구로 환경과학 분야 상위 2.83% 저널인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연속 2편을 게재했다. 이번 논문의 제1 저자는 이지은 박사후과정생이었으며 채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지난 2일 채 교수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채 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은 끊임없이 잘게 분해되는 성질이 있다”며 “분해될수록 미세플라스틱의 표면적이 넓어지기 때문에 중금속과 같은 유해물질과 결합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미세플라스틱은 먹이사슬을 거치면서 농축되고 결국 최종포식자인 인간의 몸속에 들어오기 때문에 악영향이 더 증폭된다”고 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안경 렌즈 연마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과 유해 물질의 위해성을 밝혔다. 채 교수는 “예전에 안경점에 가서 안경을 새로 맞췄는데 그때 렌즈 가공으로 생긴 가루를 하수로 그냥 버리는 걸 목격했다”고 했다. 환경부는 2020년 10월 물환경보호법을 개정하고 작년 7월부터 단속을 시작했다. 하지만 채 교수는 “여전히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을 분석하는 다양한 방법들의 한계와 특성을 비교 분석한 논문을 등재했다. 채 교수에 따르면 미세 플라스틱을 분석할 때 FTIR(푸리에 변환 적외선 분광학)을 가장 많이 쓰는데 이 방법은 미세플라스틱의 종류를 파악하는 데 유용하지만 얼마나 많은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채 교수는 “현미경으로 카운팅하는 방법이나 전자현미경을 이용하는 방법 등 다양한 분석법을 각각의 용도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 교수 연구팀은 후속 연구로 물티슈에서 나오는 미세섬유 용출량을 정량화 했다. 이 연구는 환경과학 분야 상위 8.14% 저널인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최신호에 게재됐다. 채 교수는 “물티슈에서는 미세섬유에 생각했던 것 보다 상당히 많은 양의 미세 섬유가 나왔다”고 했다. 

채 교수는 “우리는 미세플라스틱의 역습의 시대를 살고 있다”며 “지금껏 일상생활 속 미세플라스틱의 발생 특성과 정량 방법들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왔었는데 이제는 미세플라스틱을 어떻게 분해시키거나 제거할 것인가에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채 교수 연구실은 매년 10~13편 정도 SCI 상위 10% 저널에 논문을 등재한다. 이는 채 교수 연구실이 석사과정생 4명, 박사과정생 2명, 박사후연구원 1명 규모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매우 우수한 성과다. 채 교수는 “석사과정 연구원으로 이루어진 연구실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최대한 연구를 주도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고 했다. 채 교수는 석사과정에 들어온 학생에게 1~2달 정도 탐색 기간을 줘서 본인이 연구하고 싶은 주제를 고르게 한다. 동기부여가 연구 성과와 직결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채 교수는 학생들이 다른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해서 협업 과정에서 창의적인 방법론과 새로운 지식을 익힐 수 있게 돕는다. 학생들이 영어로 논문을 쓰는 데 거부감을 갖게 때문에 채 교수는 학생들을 최대한 영어에 많이 노출시키기 위한 환경을 조성했다. 채 교수는 “연구실 절반이 외국인 학생로 구성해 실험실에서는 영어를 사용하게 한다. 또 석사 1년차부터 해외 학술 발표도 시키고 주간 보고서도 영어로 쓰게 해서 학생들이 영어에 대한 부담감을 덜게 도와준다”고 했다.

정민기 기자 bonsens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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