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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김대중도서관, 대중연설하는 민주화투사 이희호 영상 최초 공개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대중연설하는 민주화투사 이희호 영상 최초 공개
  • 이지원
  • 승인 2021.06.09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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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운동가 이희호 여사 2주기
한국 민주화 운동에 있어 여성의 역할을 재인식할 수 있는 자료

연세대 김대중도서관(관장 한석희)은 여성운동가 이희호 여사 2주기를 맞이해 이희호가 1985년 1월 19일 미국 LA에서 한 대중연설 영상을 최초로 공개한다. 

1982년 12월 23일 미국으로 건너간 김대중은 2차 미국 망명 생활을 시작해 1985년 2월 6일 귀국길에 오른다. 

미국에서 김대중-이희호 부부는 다양한 형태의 민주화 투쟁을 전개했다. 이때 이희호는 대중연설을 하기도 했다. 

김대중도서관이 공개한 자료는 1985년 1월 19일 미국 LA에서 개최된 ‘김대중 선생 환송식’ 행사에서 한 이희호 여사의 연설이며 7분 59초 분량이다.

귀국 후 한국에서 겪게 될 고난에 굴하지 않고 민주회복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해서 반드시 한국의 민주화를 이뤄내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밝히고 있다.

이 자료는 대중연설을 하는 이희호의 모습이 담겨 있는 자료로, 그 당시 여성이 대중연설을 하는 경우는 대단히 드물었다는 점에서 한국 민주화운동 역사에 있어 여성의 역할을 새롭게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듯 이희호는 김대중의 부인이라는 정체성 외에도 여성운동가, 민주화투사라는 정치사회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일반적인 명망가 부인이 남편을 내조하는 역할을 했었던 것과 달리 이희호는 독자적인 활동 영역이 있었다.

따라서 이희호의 활동에 대한 재인식은 한국 민주화운동 역사에 있어 여성의 역할과 위상을 새롭게 파악하는 데 있어 중요한 함의가 있다.

특히 한국의 민주화 운동이 주로 남성 위주의 역사로 서술돼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와 같은 사료의 의미는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녹취문]

이제 제 남편과 제가 가는 길은 험한 길입니다. 참으로 여러분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고난의 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고난의 길을 우리의 사명으로 우리의 책임으로 깨닫고 감사하게 받아들이면서 이 길을 떠납니다. 한국이라 하면은 고난의 역사 또한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인간 대접을 받지 못하고 억압당하고 자유를 박탈당해서 신음하고 부르짖는 그 많은 사람들이 사는 곳 고난의 땅, 생각하면 한민족은 고난의 민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고난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장래를 바라보는 희망이 우리에게 솟아있습니다.

그래서 소망이 솟아오르는 땅 희망이 빛나는 그 땅을 향해서 가는 우리 길이 아무리 험하다 할지라도 그 길을 가는 가운데 참으로 우리가 바라는 민주주의, 우리가 바라는 자유, 우리가 바라는 평화가 반드시 실천되리라는 확신을 우리는 품고 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또한 제 남편과 제가 믿는 바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어떠한 고난에 처하든지 반드시 구원의 손길을 우리에게 펴주셔서 우리를 건져주시고 이끌어 주셔서 반드시 이 고난의 길을 거쳐서 승리의 길에 우리를 이끌어 주신다는 확신을 가지고 떠납니다. 

하나의 생명이 태어날 적에 산고 없이는 태어나지 않습니다. 하나의 새로운 역사가 창조되기 위해서 우리는 고난을 피할 길이 없는 줄 압니다. 따라서 우리는 새로운 민주주의가 탄생이 되고 그 탄생과 더불어 우리가 염원하는 조국의 통일이 이루어지는 그 기쁨과 소망을 우리가 지니고 갈 수 있다는 그것이 우리에게는 이 고난의 길이 무한한 영광의 길로 이어진다는 것을 저는 확신합니다. 

저는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여러분들이 이곳에서 생활하시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으신지를 압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어디까지나 한국의 피를 이어받은 우리 모두 같은 동포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랑하는 고국을 잠시도 잊어버리시지 않을 걸 믿습니다. 오늘 얼마나 많은 젊은 분들이 또한 자유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 자유를 찾기 위해서 결주하고 있는 것을 여러분들은 아실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들과 더불어 떨어져 있을지언정 마음과 뜻은 그들과 이어져서 하나가 되어서 항상 그들이 바라는 소원이 여러분들의 소원이 되고 그들을 위해서 여러분들이 베풀어 줄 수 있는 모든 성의라도 다해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제 남편은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를 기억하고 그를 위해서 기도해 주고 그를 성원해 주었습니다. 그만큼 고난이 크면 클수록 그가 받는 영광 또한 큰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름 없이 고생하는 많은 내 사랑하는 형제들이 고국에 있다는 것을 생각해 주시고 비록 이름이 없다 하더라도 그들도 똑같이 우리와 같은 귀한 사명을 가지고 고난을 겪고 있습니다. 그들을 더욱 기억해 주시고 염려해 주시고 그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를 또한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이곳에 계신 여러분들의 건강과 앞날에 모든 여러분들의 뜻이 우리의 뜻과 같이 합해져서 그야말로 조국이 남북이 통일이 될 수 있게 속히 한국의 민주화를 이루어지도록 협력해 주시기를 다시 부탁드리며 희망이 비치는 새 하늘과 새 땅을 우리가 바라보면서 솟아오를 태양이 빛나는 그곳을 향해서 떠나는 저희들의 발자국에 여러분들 계속 성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리면서 대단히 감사한 것임을 다시 말씀드리며 이 자리를 물러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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