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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교수노조 첫 단체협약 “비정년 교원 처우 개선 위한 첫 발 뗐다”
원광대 교수노조 첫 단체협약 “비정년 교원 처우 개선 위한 첫 발 뗐다”
  • 박강수
  • 승인 2021.05.2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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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교수노조 단체협약 체결
박맹수 원광대 총장(왼쪽)과 이군선 원광대 교수노조위원장. 사진=원광대
박맹수 원광대 총장(왼쪽)과 이군선 원광대 교수노조위원장. 사진=원광대

대학 운영기구에 교수 참여 보장하고

비정년 교원 근로조건 개선 위한 협의체 구성할 것

원광대(총장 박맹수)와 원광대 교수노동조합(위원장 이군선)이 지난 24일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전국대학 교수노조 가운데 처음으로 고용노동부 산하 중앙노동위원회 중재를 거치지 않은 ‘무분규 단체협약’이다. 대학본부 측 협상 과정을 총괄한 김흥주 교무처장(사회복지학과)은 “재단이 대학을 일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상생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협약에는 △징계위원회, 교무위원회, 대학평의원회 등 대학 운영기구에 교수노조 추천자 참여 △비정년 교원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협의체 구성 △정년-비정년 교수간 차별철폐 △성과등급 평가기준 전환 관련 연봉제 교수 협의체 구성 △연구학기제 도입 등 내용을 골자로 한 54개 조항이 담겼다. 지난해 7월 원광대에서 교수노조가 출범한 이래 진행된 8번의 단체교섭 끝에 마련된 최종안이다. 이군선 노조위원장(한문교육과)은 “기본적인 보호장치가 만들어졌으니 이를 바탕으로 개선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비정년트랙 교수 처우 개선의 물꼬를 텄다는 점이 눈에 띈다. 원광대 비정년교수협의회 회장이자 교수노조 내 비정년분과 위원장으로 단체교섭에 참여한 최성엽 교수(융합교양대학)는 “비정년교수협의회는 10년 전에 출범했으나 그 동안은 임의단체였기 때문에 학교 측에서 외면을 받아 왔다”며 “(협의체 구성을 통해) 비정년트랙 교수의 임용, 승진, 복지, 트랙 전환 등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비정년교수 차별의 심각성에 대해 재단 측과 공통된 인식을 확인한 점을 높게 샀다. 최 교수는 “전국의 많은 사립대에서 정년-비정년 차별은 일반 기업의 정규직-비정규직 차별보다 오히려 더 심각하다”면서 “비정년 교수의 임금은 정년 교수의 60% 수준이고 인상률이 낮아 호봉이 쌓일수록 격차가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비정년 교원은 교원 자녀를 위한 등록금, 장학금 제도나 학비지원 등 복지제도에서도 정규직이 아니라는 이유로 제외되지만 교육부 대학 평가에서는 또 전임교원으로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단체협약은 협의체 구성 등 구체적 대책 마련의 소통 창구를 보장한 합의인 만큼 앞으로의 성과가 중요하다는 것이 양 측의 입장이다. 최 교수는 “단체교섭에 들어가 보니 실질적인 문제의 80%정도는 비정년트랙 교수들에 대한 것”이라며 “추후 비정년 협의체에서 이루어질 논의 내용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김흥규 교무처장 또한 “비정년 교수, 연봉제 교수, 강사들의 어려움을 세밀하게 전해 들을 수 있었고 중장기적으로 제도와 처우 개선에 나서자는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대학 여건이 어렵고 지방대는 더 힘든데 교수들이 힘을 모아주지 않으면 대학의 발전가능성은 더 떨어진다”면서 “교수노조도 많은 양보를 해줬다”고 말했다.

 

박강수 기자 pp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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