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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 "인문학 진흥에 165억 투자"
조선대 "인문학 진흥에 165억 투자"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4.11.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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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 '인문학 진흥 5개년 계획'발표

조선대(총장 김주훈)가 인문학 육성을 위해 획기적인 '자체 개혁안'을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조선대 인문학진흥기획팀은 지난달 30일 '인문학 진흥을 위한 5개년 계획(안)'을 확정짓고 공개 설명회를 가졌으며 현재 대학본부의 최종 검토작업이 진행중이다.

계획안은 외부 프로젝트 수주를 포함, 총 1백65억 원을 들여 교육·연구역량을 제고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계획안은 정부의 광주 '문화수도' 육성정책과 현 김주훈 총장의 '인문학 육성' 의지에 따른 것.

                    <조선대 '인문학 진흥 5개년 계획'(안)>

사업구분 세부사업내용 소요예산
인프라 구축/구조조정 인문학진흥원 설치, 독립건물 시공, 인문학자료실 설치, 열린인문학으로 변신,'인문학구조조정위원회'설치, 타학문과 연계·문화학 확충 1백억
기본사업 학술지 출판지원, 광주 문화수도·호남학·국제지역학 등 연계통합교과 개발, 교내외 협력체계 구축, 대학원 활성화, 인문교양교육 강화 20억
중점사업 호남학연구센터·우리말연구센터·문화연구센터·통번역연구센터· 국제지역학연구센터 설치 25억

문화수도  특별사업

문화산업전문대학원 설립, 문화산업연구센터·평화인권연구센터 설치 15억

조선대는 독립건물 신축 등 인프라 구축과 학과신설, 학과통·폐합 등 인문학분야 구조조정을 핵심사업으로 꼽고 있다.

총예산 1백65억 원 가운데 80억 원을 들여 인문학분야 독립건물을 짓고 '인문학구조조정위원회'를 설치해 인문학 발전방향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전통적인 인문학 틀에서 벗어나 디지털·생태·문화인문학을 지향하는 '열린 인문학'으로 과감한 변신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조선대는 '인문학 진흥원'이 중심이 돼 기본사업으로 △학술지 출판지원 △인문교양교육 강화 △호남학·국제지역학·문화수도 연계전공 개발을, 중점사업으로 호남학·우리말·문화·통번역·국제지역학 연구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밖에 문화수도 특별사업으로 문화산업전문대학원을 설립해 문화수도 육성에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국내외 학술기관을 비롯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 기업체 등 '교내외 협력체제'를 통한 대외 개방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계획안 작성에 책임을 맡은 최진규 교수(사학과)는 "문·사·철이 고리타분한 분야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인문학은 현실에 매우 밀착된 학문이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면서 "사회변화에 맞는 새로운 전공분야를 개척하고 협력·학제간 연구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장밋빛 비전'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우선 조선대 본부측은 계획안을 충실히 이행하는데 무게를 싣고 있다. 현 총장의 공약사항 가운데 하나이며 실제 총장이 재정지원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김승용 기획조정실장(경영학부)은 "대학이 독자적으로 전액 지원하기는 힘들고 광주 문화중심도시 사업과 연계해 추진할 계획"이라며 "전체 예산 가운데 절반정도는 교비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재정운용 계획을 밝혔다. 복안으로 5백억 원 규모의 대학적립금을 활용하는 방안도 세워놓았다.

한편, 조선대 계획안에 대해 학계 안팎에서는 고무적이라는 반응과 함께 단기적인 '업적주의'를 경계했다.

한국학술진흥재단 이종욱 기초학문지원부장은 고무적인 사례라고 밝히고 "반짝하는 아이디어 차원을 뛰어 넘어 구체적인 실행을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최근 '인문학 육성 발전방향'이라는 공동 연구과제를 수행하며 전국 인문학 연구실태를 조사한 최재목 영남대 교수(철학과)도 "획기적인 발상이다. 어려운 지방대 여건에서 이 같은 계획을 세운 것은 다른 대학에도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지역적 특성화의 한 방편으로 읽힌다는 최 교수는 "인문학은 단시일내에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단순히 정책적인 업적주의에 치우쳐서는 안된다"라고 조언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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