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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270] 홍여새와 황여새의 아름다운 자태
[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270] 홍여새와 황여새의 아름다운 자태
  • 권오길
  • 승인 2021.05.17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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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여새. 사진=위키피디아
황여새. 사진=위키피디아

2021년 3월 11일자‘중앙일보’의‘한 컷’난에 전깃줄에 앉은 예쁜 열 마리 새 사진이 실렸다. ‘떠날 채비를 하는 황여새와 홍여새’란 제목과 사진아래에 다음과 같이 사진설명을 붙였다. “홍여새(빨강꽁지)와 황여새(노랑꽁지)무리가 먼 길을 떠나기 전 포항시의 한 들녘 전깃줄에 앉아 휴식을 취합니다. 참새목 여새과인 여새는 곧 시베리아 등지로 떠납니다.” 
  그러면 멀리 떠날 그들의 여정을 빌면서, 두 여새의 특징을 살펴본다. 먼저 황여새(Bombycilla garrulus)는 참새목 여새과의 한 종으로, 한국 등 온대지방에서 겨울을 지내는 예쁜 겨울철새이다. 몸길이 18∼20cm이고, 몸은 전체적으로 회색이며, 얼굴과 꼬리 아래는 주황색이고, 턱밑과 멱은 검정색이다. 긴 머리깃(관모,冠毛,도가머리,crest,조류의 머리 부분에 있는 긴 깃털)이 있고, 꽁지깃 끝이 샛노랗다. 날개는 끝이 검정색․흰색․노란색․빨간색 무늬가 있으며, 꽁지 끝이 새빨간 홍여새와 여러 모로 빼닮았다. 
  황여새(bohemian waxwing)에는 3아종(亞種,subspecies)이 있고, 꽁지깃의 끝이 선명한 황색을 띠기에 황여새라 한다. 붉은 날개털 끝(red wing tips)에 밀랍(wax) 같은 부속물이 있기에 황여새를‘bohemian waxwing’, 홍여새를‘japanese waxwing’이라는 보통 이름이 붙었다. 어린 새의 날개 끝에는 그런 밀랍 같은 것이 없다.
   황여새는 침엽수림이나 정원 등에 서식하고, 식물성먹이를 먹는데, 특히 나무열매를 좋아한다. 시베리아남동부와 중국북부 등지에서 번식하고, 한국, 일본, 사할린, 중국(남부), 타이완 등지에서 겨울을 난다. 내 글방 앞의 전나무에도 겨울 방문객으로 매년 찾아든다.
  한국에는 전국적으로 찾아와 겨울을 나는 겨울새이나 규모는 해에 따라 불규칙하다. 보통 10∼30마리, 때로는 100마리 정도씩 무리를 지어 주로 나무 위에서 생활한다. 땅 위에는 물을 먹기 위해서만 내려오며, 나무꼭대기 가까이 앉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나무열매를 쪼아 먹는데, 날개를 빠르게 퍼덕여서 날며, 1마리가 날아오르면 일제히 떼 지어 따라 비상(飛翔)한다. 
  주로 침엽수림이나 낙엽활엽수림에 암수가 컵 모양의 둥지를 함께 짓는다. 6월에 4∼6개의 알을 하루 1개씩 낳는데, 알은 옅은 청색에 검은색 반점이 있다. 약 14일 동안암컷이 품고, 암수어미가 함께 키운다. 그런데 어미 새들은 나무 열매를 먹지만 새끼에게는 반드시(처음에는) 곤충인 파리 무리를 잡아 먹이고, 나중에 많이 자라면 나무열매도 함께 먹인다. 새끼는 부화한 지 약 14일이면 둥지를 떠난다. 

홍여새. 사진=위키피디아
홍여새. 사진=위키피디아

  그리고 홍여새(Bombycilla japonica)도 참새목 여새과의 겨울철새로 몸길이 약 17.5cm남짓이다. 홍여새는 대체로 갈색이고, 배는 황색이며, 꼬리 끝이 붉은 색을 띠므로‘붉은꼬리여새’라고도 한다. 날개에 붉은색, 검은색, 흰색 무늬가 있으며, 겉모습과 행동은 황여새와 매우 흡사하다. 그리고 황여새와 홍여새를 묶어 ‘여새’라 부른다.
  두 여새는 꼬리 끝의 색깔을 빼고는 차이가 거의 없을 정도이고, 암수차이도 거의 없다. 홍여새 수컷의 겨울 깃은 이마에서 정수리까지는 분홍색을 띤 붉은 갈색이고, 등은 올리브색을 띤 갈색이다. 꽁지 끝이 진홍색인 것이 큰 특징이다. 어깨에는 붉은 갈색 얼룩무늬가 있고, 머리에 뚜렷한 관모(冠毛/羽冠,머리깃)가 있으며, 그 길이는 약 3cm이다.
  홍여새(japanese waxwing)몸길이는 19-23cm이고, 날개를 쫙 편 길이(wingspan)는 32–35.5cm이며, 성체의 몸무게는 55g이고, 한국에는 드물게 찾아오는 겨울새이다. 꼬리가 짧고, 몸은 통통한 편이며, 부드러운 깃털을 가졌다. 겨울철에는 10∼40마리씩 무리지어 주로 나무 위에서 살면서 관목의 열매를 따 먹는다. 그런데 발효한 열매를 먹는 수가 있으니 술에 취해 비틀거리고 간이 퉁퉁 부어 죽기도 한다. 또 홍여새도 물을 먹기 위해 땅 위에 내려와 뛰어다닐 때도 있다. 
  보금자리는 암수가 모두 만들고, 모양은 컵을 닮았으며, 풀이나 이끼, 지의류로 만들어졌으며, 지상 1.3-15m에 매단다. 3-7개의 알을 낳고, 알의 크기는  24 mm × 18 mm이며, 윤기 나는 푸르스름한 알에는 흑갈색 점이 난다. 나머지 산란 생태는 황여새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국을 방랑하며 먹이를 찾는데, 나뭇가지나 전깃줄에 앉아 있다가 떼를 지어 날아와 먹이를 먹고는 역시 무리지어 쏜살 같이 사라진다. 또한 침엽수인 참나무와 향나무가 있는 공원 등지에서 자주 관찰된다.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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