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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를 찾아서> 현대미술사학회
<학회를 찾아서> 현대미술사학회
  • 김미선 기자
  • 승인 2000.11.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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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눈으로 정리하는 현대미술사

 

현대미술에 대한 비평작업은 활발하지만 사적인 정리를 하는 학자는 그리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10년간 꾸준히 미술사를 정리해 온 현대미술사학회(회장 심상용 동덕여대 미술학부 교수 ·사진)의 작업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 학회의 첫 시작은 현대미술을 전공한 신진 여성미술사학자들이 전문적인 연구와 발표의 장을 마련 하기 위해 90년에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졸업생을 주축으로 만든 ‘이화현대미술연구회’이다. 그러나 95년 ‘이화여대’ 출신이라는 조건을 없애고 누구에게나 열린 장인 ‘현대미술사연구회’로 개칭했고, 98년에는 지금의 전국 규모 학회로 자리를 잡았다. 정식 학회의 모습을 갖춘 지는 3년이 채 안됐지만 10년의 역사를 거슬러 살펴보면 그 연구성과물은 녹녹치 않다. 해마다 학술대회를 통해 발표된 논문이 10권의 논문집으로 간행되어 서점에서 책과 CD롬으로 판매되고 있다. 또 현대미술에 관한 전문 서적인 ‘현대미술의 동향’을 2권 간행했다. 특히 97년과 지난 6월에는 ‘현대미술사와 페미니즘’, ‘한국의 현대미술사와 페미니즘’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당시 심포지엄을 진행했던 김미경 강남대 교수(미술산업디자인학부)는 “여성미술사학자들이 모였기 때문에 페미니즘을 다루었다기보다는 10년 가까이 현대미술을 연구한 성과가 누적됐기 때문에 자신 있게 페미니즘의 시각으로 현대미술사를 다룰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에서 시작했다”며 “90년대 들어 포스트모더니즘과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지만 인상비평 위주의 논의가 난무해, 미술사의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진행했다”고 밝혔다. 2회에 걸쳐 진행된 심포지엄은 오는 12월 책으로 간행될 예정이다.

최근 남자로서는 처음으로 회장을 맡은 심상용 교수는 “아직까지 우리 학회를 폐쇄적인 공간으로 여기는 이들이 있는 것 같다”며 “이미지를 새롭게 쇄신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지금까지 해왔던 사적인 정통성을 바탕으로, 엄격한 방법론으로 현대미술에 접근, 조망함으로써 타 학회와의 차별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최근 들어 학회는 서양미술사의 관점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서양과 한국 현대미술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확장하고 있어 한층 더 깊어진 학회의 활동이 기대된다. <김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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