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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 연구업적·경험 부족하지 않나
한국학 연구업적·경험 부족하지 않나
  • 최철규 기자
  • 승인 2004.10.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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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신문화연구원 13대 원장 윤덕홍 내정

▲윤덕홍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원장 내정자 © 교수신문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하 정문연) 제13대 원장에 윤덕홍 前 교육부총리가 내정됐다. 하지만 이번 인사를 둘러싸고 윤 신임 원장이 한국학의 메카를 표방하는 정문연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가 일고 있다.

정문연 교수협의회(회장 이광호 교수)는 내부 조율을 통해 3명의 원장 후보를 정문연 이사회(이사장 이현재)에 추천한바 있다. 교협이 추천한 3명에는 고건 前 국무총리와 윤덕홍 前 교육인적자원부 부총리, 그리고 現 교협 회장인 이광호 어문예술연구실 교수가 포함됐었다.

법률상 정문연 원장은 이사회가 선임해 교육부총리가 이를 승인하는 것으로 돼 있으나, 거의 모든 역대 원장들은 사실상 정부가 낙하산식으로 임명해 왔다. 따라서 이례적으로 내부 추천에 의해 원장으로 내정된 이번 경우는 그동안의 관행을 깨고 합리적 절차를 거침으로써 일견 형식적으로 바람직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정문연 교협 관계자는 “신임 원장이 정권의 외풍에 시달리기 쉬운 정문연을 안정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선임에 만족을 표시했다. 기존에 교협 측에서 강조한 ‘조직의 안정화’와 ‘기반 연구 시스템 조성’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교협이 추천한 후보자들을 비롯해 윤 신임원장이 정문연의 당면 과제를 풀어가기에 그리 적절하지 못한 인물이라는 의견이 생겨나고 있다.

얼마 전 정문연이 ‘한국학중앙연구원’으로 명패를 바꿈과 동시에 그 정체성을 확고히 하기 위한 내부 합의를 모은 바 있고, 또한 한국학에 대한 외국의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정문연의 首將으로 한국학 및 그의 발전과 관련된 학술 업적이나 경험이 거의 없는 사회학자인 윤덕홍 씨가 내정된 것은 변화를 모색하는 소장 학자들의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문연의 한 교수는 “교협을 중심으로 형성된 현재의 보수적 내부 구조를 개혁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했으나, 오히려 교협이 추천한 인물이 선임됨에 따라 정문연이 필요로 하는 개혁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내부에서 위로부터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절감하는 구성원들이 많다”라고 덧붙였다.

윤 신임 원장은 오는 11월 1일부로 정문원장에 취임,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최철규 기자 hisfuf@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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