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08:30 (금)
한 교육심리학자의 조언
한 교육심리학자의 조언
  • 이한규 인제대
  • 승인 2004.10.2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식년에 대부분 교수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해외로 나가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매우 다양한 케이스들이 있다. 이미 해외생활을 경험했던 아이들도 있을 테고, 시민권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적응하는 데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중·고등학생 시절은 매우 애매하고도 예민한 시기이므로, 부모들의 세심한 관심이 요구된다.
우선 나가면 적응을 잘하는 아이들도 있는 반면, 부모에게 짜증을 내거나 반항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매우 심각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이들의 적응과정 중 한 단계일 뿐이다. 가치관, 생활방식, 또래문화 등 하나같이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야 하므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된다. ‘나는 왜 여기 있는가’라는 정체성 문제로 고민하는 아이들도 있기 때문에, 부모가 이런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배려해야 한다. 
연구년을 마칠 때 친지에게 맡기거나 기숙사, 하숙 등의 방법으로 아이들만 두고 오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아이들에겐 이것이 부산에서 서울로 유학 가는 것과는 심리적 부담감이 전혀 다르다. 매일매일 이메일과 전화를 주고받는다 해도 아이들은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아이라 하더라도 중·고등학교 시절은 자기 통제력이 매우 약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자녀의 조기유학을 결심한 처지라면, 부모 중 한명이 함께 남아있을 것을 권한다.
데리고 들어오는 경우에도 아이들은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미국학교시스템을 너무 깊숙이 경험한 아이들은 국내 교육시스템에 강한 불만을 갖는다.
때문에 무엇보다 안식년을 떠나기 전 반드시 자녀교육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떠나야 한다. 즉 해외대학으로 유학을 보낼 것인지, 국내대학으로 진학을 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는 떠나기 전 이미 판단이 서 있어야 할 것이다.
국내대학에 진학시킬 예정이라면, 나가서도 아이에게 항상 한국적 상황에 대해 상기시켜야 한다. 외국교육의 장단점을 일러주는 것도 필요한다. 돌아왔을 경우 아이들은 다시 교과목을 따라가고, 수능시험도 준비해야 한다. 이런 경우 해외에서도 한국 교과목을 따로 교육시키기도 한다. 그래야만 들어와서 적응할 때의 어려움을 최소화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