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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학, 구성원의 연결고리이자 일상생활의 연장
민속학, 구성원의 연결고리이자 일상생활의 연장
  • 김도연
  • 승인 2021.05.06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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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불거진 전염병 이슈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병에 걸린 사람들의 신체적 고통이야 두말 할 것도 없지만, 전염병 확산을 예방하기 위한 각종의 조치들로 괴로운 이들 또한 만만치 않다. 여행업과 자영업, 의료업 종사자들의 직업별 고충을 포함해 일반적인 가족과 친구와의 만남, 각종 모임이 제한되어 그동안 일상적으로 해오던 일들의 대부분에 크고 작은 변화가 생겨났다. 

이러한 전염병 이슈는 특정 지역이나 시대를 막론하고 나타는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중세 유럽의 흑사병이나 천연두, 스페인독감과 에볼라, 메르스 등 근원지와 전파속도, 발병률과 치사율 모두 제각각인 유행성 전염병들이 세계적으로 존재해왔다. 근대시기 조선에서도 호열자(虎列刺;콜레라)로 인해 1858년 50여만 명이 사망한 데 이어 그 추세가 얼마간 이어지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의 하나로 인식되었다. 당시 조선에서는 내무아문(內務衙門) 안에 위생국을 두어 <전염병 예방규칙>을 공포하거나 민간의료지식과 서양의료 기술을 수용하는 등 문제해결을 위한 다층적인 접근으로 의료 및 위생 사업을 실시하였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근대시기 위생의 기본적인 관점과 인식은 청결한 생활유지와 같은 외부환경조정을 통한 질병의 예방에 있었던 바, 이러한 중심사고를 바탕으로 펼쳐진 여러 제도와 정책들로 말미암아 일반 대중들의 삶의 모습과 일상 역시 일정한 변화를 맞이했다.

필자는 민중이라고 일컫는 일반 대중들, 보통사람들의 삶과 변화, 그 적응의 면면들을 읽어내는 민속학을 전공한다. 특히, 근대시기를 배경으로 한 조선인의 일상생활과 시대적 변모과정을 읽어내고, 이를 통해 현재 우리 삶의 기저와 양태를 전근대조선이 아닌 근대조선에서 찾는데 관심이 크다. 그 과정의 한 가지로 일상생활을 가능케 하는 기본생활단위인 의식주와 근대시기를 전후하여 발생한 행(行)개념을 결합한 의식주행 관점을 석사학위논문을 통해 개진한 바 있다. 이때 행은, 길을 매개로 한 지역과 지역 간의 소통이자 물자의 유통망, 깨끗한 도로 소제와 생활환경마련 같은 근대시대 이행기의 단서이자 당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의 일환이다. 이렇듯 이전시기 변화한 민중의 개별일상과 그 총체로 민속생활사를 연구함은 현재에서 약 100년을 전후로 하는 과거 조선과 현재 대한민국 구성원의 연결고리이면서 일상생활의 연장이라는 점에서 일정한 연구의의를 가진다.  

일상생활에 대한 학문적 관심은 역사학이나 인류학계에서도 촉발되어 고려나 조선 등 시대적 배경을 대상으로, 혹은 옷이나 음식 등 일상의 몇 가지 주제들을 통한 기존의 성과를 찾아볼 수 있다. 민속학계 역시 오랫동안 생활사의 갖가지 대상들을 연구해 왔기 때문에 이미 밝혀지거나 밝혀질 예정인 근래의 문화들과 풍속들에 대한 논의가 즐비하다. 다만 더 진전되고 확장될 연구범위를 위해 일제강점기를 포함한 조선근대의 각종 문서 및 자료들에 대한 확보와 번역, 아카이브화를 학계 차원에서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주실 것을 당부 드리고 싶다. 식민경험이나 전쟁, 새마을운동이나 도시화 등 우리 삶의 모습에 굴절을 준 많은 사회변동 속에서도 일제의 각종 정책과 조사, 기록 등은 우리의 아픔이면서도 당시 조선의 일상을 대면할 거의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일상의 여러 변화와 적응 문제는 민속학관점에서 주된 연구대상임과 동시에 오늘날 사회구성원인 대다수 보통사람들이 겪는 삶의 고민이자 변화상이기도 하다. 전염병 이슈 이전 필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권태롭게 반복되는 일상적 하루에 지루함을 느끼며 특별함을 찾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았다. 스스로의 의지가 아닌 외부의 무언가를 통해 일상을 제한하고 활동반경을 줄여나가는 일은 괴롭고 일상의 행복을 되찾을 길은 멀게만 보인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런 일상을 반복하고 희망을 놓을 수 없는 것은 적응과 변화의 과정을 거쳐 더 나은 일상에 도달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은 아닐까. 가족 간의 안부전화 한 통이 감사한 요즘, 빨리 이 일상이 전환되길 희망한다.

 

 

김도연 한국학중앙연구원 민속학전공 박사과정
동 연구원에서 근대시기 의식주행을 통한 민속생활사 연구를 통해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근대시기 물산과 위생을 바탕으로 한 민속생활사 연구에 관심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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