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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이호철 경북대 교수
[화제의 인물]이호철 경북대 교수
  • 김미선 기자
  • 승인 2001.05.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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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5-17 17:44:11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고 적극적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묘안을 찾는 일이 교수들의 일상적인 고민거리로 된지도 이미 오래다. 이런 가운데 이호철 경북대 교수(사진)가 학생들이 스스로 중간고사 문제를 출제하도록 해 시험을 치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교수는 중간 고사를 보름 정도 앞두고 1학년 수업인 ‘농업과 인간’ 과목과 관련해 자신의 홈페이지에 “스스로 중간고사 예상문제를 출제하면 시험에 반영하고, 문제가 선택된 학생에게는 특별상을 수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업을 듣는 30여명 정도의 학생들이 낸 예상문제로 방명록은 순식간에 가득 채워졌다. 지난달 27일 치러진 중간고사에서는 10명의 학생이 제출한 문제가 중간고사 문제로 출제됐다.

“성적에 맞춰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은 농업문제에 별로 관심이 없다. 또 농촌 사정을 전혀 모르는 도시 출신의 아이들은 농업문제를 이해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 스스로 문제를 만들어 시험을 치르는 방식은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학습활동에 참여하도록 만든다. 이번 중간고사를 치른 후 학생들은 학과와 자기 전공에 정체감을 갖는 등 상당한 변화를 가져오는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교수가 이 같은 방식으로 중간고사를 진행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학기에도 동일한 과목을 동일한 방법으로 진행했으나 별다른 성공을 끌어내지 못했다.

강의가 관심을 모으지 못한 까닭을 이 교수는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학생과 일상적인 교감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요즘 신세대 학생들은 무엇보다 생각하기 싫어한다. 자신의 독창적인 생각을 글이나 말로 표현하는 일에도 매우 서툰 편이다. 이러한 신세대들의 성향을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면 강의가 성공하기는 어렵다”고 말하는 것도 그 때문.

현재 이 교수는 이외에도 비디오나 신문기사 등 다양한 매체를 준비해 토론식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홈페이지를 통해 강의시간에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높이기 위해 열정을 쏟고 있다.

이런 이 교수에게 바램이 있다면 자기만의 독특한 수업을 가꾸고, 평가할 수 있는 자기만의 ‘재량권’을 넓혀가는 일이다.
김미선 기자 whwoori@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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