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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269] "브로콜리가 몸에 좋다는데... 정확히 왜?"
[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269] "브로콜리가 몸에 좋다는데... 정확히 왜?"
  • 권오길
  • 승인 2021.04.29 1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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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위키피디아
사진=위키피디아

 

요새 와서 옛날에는 보지 못했던 서양채소가 우리 집 식탁에 가끔씩 오른다. 주부들은 누구나 훌륭한 생물학자요 화학자이시다. 어떤 음식이 영양가가 높고, 또 음식자료를 어떻게 삶고 익히며, 어느 양념을 먼저 넣어야 맛있는 음식이 되는지도 잘 알고 있는지라 어찌 과학자자가 아니라 하겠는가. 괴상하게 생긴 채소를 세로가로 자르고 썰어 초고추장을 뿌렸는데 맛이 좋아 채소이름을 물으니 브로콜리란다. 나름대로 맛이 괜찮았던지 이글을 쓰면서도 그 생각을 하니 군침이 한입 가득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브로콜리(broccoli)는 한국인의 밥상에서 찾아보기 힘든 음식이었지만 대중매체에서 브로콜리와 콜리플라워(cauliflower)가 건강에 아주 좋은 먹을거리로 소개된 뒤부터 식탁에 빈번히 오르게 되었다. 브로콜리는 꽃 부분을 먹는 양배추의 한 종류로 이탈리아에서 품종을 개량하여 지금의 모습이 되었고, 콜리플라워는 브로콜리의 개량종이다. 사실 특별한 맛이라고 할 건 없는 채소이지만 영양가가 풍부하다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선 주로 끓는 물에 한소끔 데친 뒤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브로콜리(Brassica oleracea)는 배추과(십자화과)식물로 양배추(cabbage)와 아주 가까운 식용 녹색식물인데, ‘꽃양배추’라고도 불린다. 향기가 많이 나고, 푸른빛이 돌며, 아주 큰 꽃송이(flowering head)들과 그것을 둘러싼 작은 잎을 먹는다. 다시 말해서 머리 닮은 둥글둥글하고 자잘한 꽃봉오리들이 무수히 달린 어린 꽃송이와 가지를 치듯 한 굵은 꽃대(줄기,stalk)를 먹는다.  그런데 꽃송이의 자잘한 꽃망울에는 기름성분이 있어 그냥 흐르는 물에 두면 잘 씻기지 않아 송이 속에 있는 오염물질이 그대로 남는다. 그래서 제대로 씻으려면 먼저 브로콜리를 자른 뒤 씻거나, 소금물에 30분쯤 담가두어 송이 속의 먼지와 오염물질을 제거한다. 그러고 나서 끓는 물에 줄기를 먼저 넣고, 송이를 나중에 넣어 살짝 데치면 색이 선명해지면서 씹히는 맛(食感)을 살릴 수 있다.

이 잎채소를 생(날)으로 먹으면 약간 쓴 맛이 나고, 소화불량으로 배속에 가스가 찬다. 하지만 데치면 씁쓸한 맛이 없어지며, 삶아먹기보다 데쳐먹는 편이 식감도, 맛도 더 좋다. 그런데 지나치게 삶으면 영양소가 다 파괴되고 흐물흐물해져서 식감도 별로 좋지 않다. 그런데 굵은 원줄기(실은 꽃대)를 버리는 사람들이 많으나 감자 깎는 칼로 껍질을 한 꺼풀 벗겨내면 질기지 않으면서도 아삭한 식감과 특별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살짝 삶거나 데쳐도 양배추나 배추처럼 달달한 맛이 나고, 또 맛소금과 참기름을 섞은 소금장을 만들어 찍어 먹어도 나름 괜찮다. 장아찌를 만들거나 참기름양념을 쳐서 반찬을 만들기도 하고, 카레라이스를 할 때 넣어먹거나 마요네즈에 찍어 먹기도 한다. 데칠 때 소금을 조금 넣으면 더 맛나며, 기름에 튀기듯 볶아서 먹으면 흔히 알고 있는 브로콜리와는 영 다르게 고소한 맛이 난다. 

이 채소는 다른 녹황색채소들처럼 영양가가 풍부하여 타임(Time)지가‘세계 10대 식품 중 하나로 선정한, 세상이 알아주는 야채이다. 비타민E 함량은 최상급에 들 정도이고, 베타카로틴(betacarotene)이나 비타민A도 시금치, 상추에는 못 미치지만 상당히 많은 편이라서 치매예방에 좋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리고 브로콜리에는 비타민 C가 레몬의 2배나 많으며, 칼슘, 엽산도 풍부하여 임산부와 어린아이성장에 좋다한다. 또 비타민 C, 베타카로틴 등 항산화물질이 풍부한데, 특히 베타카로틴은 비타민 A의 생성 전 단계 물질로 항산화작용을 하는 영양소이다. 항산화물질(antioxidant)은 우리 몸에 쌓인 유해산소를 없애므로 노화와 암, 심장병 등의 성인병을 예방한다.

브로콜리를 수확할 때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이 들어도 기계를 쓰지 않고, 일일이 칼(손)로 자른다고 하고, 꽃송이에 샛노란 꽃이 피기 전에 수확한다. 가장 많이 재배, 생산하는 나라는 중국, 인도, 미국, 스페인 순이라 한다.

또 항암작용이 강한 유황화합물(sulfur-containing compound)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데, 유황화합물은 발암물질의 활성화와 암세포증식을 억제한다. 그래서 서양인들이 암에 강한 채소로 인식하어 브로콜리를 즐겨 먹는다. 다시 말하지만 브로콜리에는 베타카로틴, 비타민 C, 비타민 E, 루테인, 셀레늄, 식이섬유 등 항암물질들이 다량 함유되어 있을 뿐더러 발암물질을 해독, 제거하는 인돌(indole)도 썩 많이 들었다고 하니 독자들께서도 한 번….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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