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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표로 공학을 쉽게…‘1페이지 공학’
연대표로 공학을 쉽게…‘1페이지 공학’
  • 김재호
  • 승인 2021.04.23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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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1페이지 공학』 | 조엘 레비 지음 | 이경주 옮김 | 영진닷컴 | 184쪽

『1페이지 공학』의 부제가 흥미롭다. ‘아는 줄 알았지만 사실은 잘 몰랐던 이야기들’이다. 조엘 레비는 과학과 자연을 전문으로 연구하고 글쓰는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이다. 책은 △일반 원리 △토목공학 △교통공학 △생체공학 △항공우주공학 & 군사공학 △전기공학 & 컴퓨터공학 △기계공학 순으로 집필됐다. 

서문에서 저자인 조엘 레비는 공학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공학은 과학적 원칙을 실제적인 목적에 적용하는 것입니다. 지구의 자원을 사용하여 인류에게 필요한 시스템, 프로세스, 구조, 기계의 개발을 뜻합니다.” 레비는 “공학자, Engineer라는 단어는 창조하다(to create)라는 의미의 라틴어 뿌리에서 파생된 것으로, 독창적인(imgenious)이라는 단어와 같은 뿌리입니다”라면서 ‘엔진’이야말로 공학의 대표적 발명품이라고 밝혔다. 군인 공학자인 공병들은 군사적 목적으로 투석기와 방어시설, 도로와 교량 등을 만들었다. 

『1페이지 공학』의 묘미는 바로 연대표이다. 예를 들어, ‘생명공학’에선 기원전 1만1천년 경 선사시대부터 2019년까지 연대표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나와 있다. 기원전 1만1천년 경 선사시대에 맥주를 양조하려고 생물학적 발효 시스템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인 2019년, 일리노이스대 연구원들은 인공 잎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트레뷰셋’은 투석기의 한 종류다. 지레의 원리를 이용한 트레뷰셋은 “짧은 쪽에 힘을 가하여 돌을 던지는 무기”이다. 기원전 4세기 고대 중국인들이 인력식 투석기를 사용한 이래, 1500년경에는 트레뷰셋 시대가 종말을 맞이했다. 저자 레비에 따르면, 가장 커다란 트레뷰셋은 1천500kg까지 던질 수 있었다고 한다.

인공 잎과 트레뷰셋, 연대표로 한눈에 보다

요즘 세상은 인터넷과 검색 엔진이 없으면 사실 하루라도 버티기 힘들다. 『1페이지 공학』에는 ‘검색 엔진’이 나온다. 저자 레비는 검색 엔진을 “디지털 세상은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기계’라는 공학의 개념에 새로운 측면을 가져다 주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검색 엔진은 웹의 규모가 커지면서 1990년 아키(Archie) 등의 프로그램이 개발되면서 시작됐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검색 엔진은 이러한 공학의 역사 속에서 카탈로그 작성, 색인화, 검색, 웹페이지 정보탐색을 수행하는 기능으로 발전해왔다. 

책에는 정말 흥미로운 공학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다. ‘콘크리트’를 로마 시대 썼다는 걸 알고 있는가? 저자 레비는 “로마인들은 느리게 건조되는 시멘트를 만드는 방법을 알게 된 후 판테온과 도무스 아우레아와 같은 거대한 돔을 포함하여 놀라운 콘크리트 구조물들을 건축했습니다”라고 적었다. 콘크리트의 특징 중 장점은 바로 압축력이다. 압축력이 강해서 다른 건축 자재를 결합하는 데 사용된다. 다만, 장력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레비에 따르면, 지금의 철근 콘크리트는 철골로 구성돼 있다고 한다. 그래서 거대한 압축 및 인장 하중을 견딜 수 있다. 또한 내화성이 좋다. 

한편, 『1페이지 공학』의 부록에서 단연 주목되는 건 ‘연대표’이다. 기원전 6만년경 빔부터 미래의 우주 엘리베이터, 다이슨 구, 미래의 무기, 인공지능 등 일목요연하게 공학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용어사전과 더 읽을거리는 책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공학이 이렇게 재밌는 줄 몰랐다. 핵심을 친절하게 설명한 글들과 명료하고, 디자인 감각까지 갖춘 이미지들을 보고 있노라면 공학에 금방 푹 빠진다. 옆에 두고 궁금한 게 생길 때마다 꺼내 읽어야겠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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