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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진예술의 특징
현대 사진예술의 특징
  • 이은혜 기자
  • 승인 2004.10.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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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포착에서 生은 살아난다

최근 사진이 현대예술의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열리고 있는 거장들의 사진전에서 현대 사진예술의 전반적인 특징이 무엇인지를 간파해두는 건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거장들의 사싲ㄴ전들은 현대예술의 획을 긋는 다양한 미학적 세계들을 보여줬다. 공통된 코드를 찾자면 ‘리얼리티’의 재발견쯤이 아닐까 한다.

‘현대 사진의 교과서’로 불리는 으젠느 앗제(1856~1927)는 최초의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꼽힌다. 무엇보다 그의 사진은 ‘정직하다’. 19세기말~20세기 초 주류사진들이 실질적 삶과는 무관한 귀족풍이나 도식적 풍경만을 담아냈던 반면, 앗제는 파리 시민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담아냈다.

앙리 카르티에-브레송(1908~2004)은 ‘결정적 순간의 작가’로 유명하다. ‘사진은 순간으로 승부한다’라고 믿었는데, ‘순간’은 단지 시간개념이 아닌 대상의 본질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 그의 사진미학은 ‘절제의 미학’이라 할 수 있다. 그는 표현의 단순성을 중시해 카메라를 최대한 절제시켜 어떤 조작도 끼어들지 못하게 했다.

‘풍경사진의 원조’인 안셀 아담스(1902~1984)의 사진들 역시 군더더기 없이 단순하다. 그가 포착한 장면들을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는 대자연이다. 자연의 웅장함 앞에서 인위적인 조작의 무의미함을 깨닫고 특유의 ‘잿빛’으로 자연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포착해왔다.

신디 셔먼(1954~)은 여성사진가 중 가장 유명한 인물. 1970년대 중반부터 화장, 가발, 의상 등을 활용해 자기 몸을 소재로 다양한 이미지를 찍어왔다. 그녀의 사진은 기존의 재현 체계를 그대로 반복하는 듯하지만, 이런 미학은 오히려 왜곡된 여성 이미지의 한계를 드러내는 비판적 담론역할을 한다. 

1980년대 초상사진 연작으로 등장한 토마스 루프(1958~)는 누드, 서브스트라트, 별, 건축, 신문사진, 포스터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다. ‘사진은 사물의 표면만을 포착할 뿐’이라고 믿었던 그의 사진들을 통해 우리는 사진이 ‘이미지의 이미지’, 즉 ‘조작된 2차적 현실’임을 알 수 있다. 그의 인물이나 누드사진은 셔먼의 것과 마찬가지로 그 자체가 동시대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이은혜 기자 thirtee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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