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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韓國樂器> (송혜진 숙명여대 교수 지음/강운구 사진, 열화당 刊)
[화제의 책] <韓國樂器> (송혜진 숙명여대 교수 지음/강운구 사진, 열화당 刊)
  • 전미영 기자
  • 승인 2001.05.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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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사진의 조화로 빚어낸 新 ‘악학궤범’

한국악기의 지면박물관이 세워졌다. 자취도 없이 사라질 뻔했던 65가지 국악기를 그 제작과정에서부터 소리의 색깔까지 채록하여 집대성해냈다.

국악기에 대한 개론서는 물론 안내책자조차 빈약하던 차에, 음악학자 송혜진 교수와 사진작가 강운구씨가 2년을 고스란히 매달려 만들어낸 책이다. 우리시대의 ‘樂學軌範’을 만들어내자는 결기가 그 미련할만큼 우직한 성실함의 실체를 드러냈다. 악기의 역사와 연주방식, 미적 특징까지 소개한 이 책의 서술은 지루하지 않다. 전문서이면서 대중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65개 개별 악기에 대한 ‘역사적·사실적 기술’과 함께 악기가 지닌 이야기까지 풀어내고 있다. 국악기에 표현된 한국인의 마음을 독자들과 공유하려는 의도이다. 덕분에 인류학적 가치도 지닌다.

무엇보다 ‘한국악기’의 장점은 여러 시대, 여러 계층 사람들의 악기 이야기와 여러 갈래의 미술품 등을 두루 섭렵하여 자료를 모으고 정리한 것이다. 또한 그 악기를 노래한 시와 시조, 옛 문인들의 격조 있는 樂會의 기록, 판소리나 巫歌의 사설에 묘사된 놀랍도록 생생한 악기 소리의 의성어까지 소개되어 책의 가치를 더하고 있다.

국악기에 대한 이해를 통해 한국문화의 특질을 자연스레 파악하게 되는 것도 이 책의 기획의도라면 의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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