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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함과 순진함, 정치의 한 끗 차이
순수함과 순진함, 정치의 한 끗 차이
  • 김재호
  • 승인 2021.04.16 0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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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사색_『게으른 정의』 표창원 지음 | 한겨레출판사 | 284쪽

전 경찰대 교수이자 국회의원이었던 표창원 씨가 대한민국 정치에 직설을 한 책이다. 겉으로만 보면 화려했을 것 같은 표창원 씨이지만 속앓이를 많이 했다. 정치판에서는 대통령 선거 전 당내 예비 후보 경선에서 ‘중립’을 선언했다가 비아냥거림의 대상이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패러디 그림 전시에 대관을 도와줬다고 지금까지 비난과 사과요구를 받고 있다. 특히 범죄분석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가족들이 연쇄살인범으로부터 협박까지 받았다.

 

표창원 씨는 야당 국회의원으로 시작했지만, 여당 국회의원으로서 은퇴했다. 입장이 바뀌어 비판하는 입장에서 비판받는 위치가 됐다. 한편, 그는 요동치는 정 치판에서 사법·검찰·경찰 개혁뿐만 아니라 지역 내 위험천지인 어린이 통학로를 바꿔나가는 일도 의미 있다는 걸 깨달았다. 

특히 ‘조국 사태’에 대해서 표창원 씨는 “정치는 객관과 중립이 아닌 정파성, 당파성에 입각한 충성심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많지만 난 그럴 수 없었다”고 서문에서 밝혔다. 

‘보수’는 핵심 가치로 법과 질서를 철칙으로 삼는다. 여기에 문화와 전통까지 포함된다. 하지만 국가보안법에서 보듯이, 보수한테 법과 질서는 종교적 신념처럼 간주된다. 악법은 법이 아니라, 그저 악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표창원 씨는 한국의 보수가 법과 질서마저 포기했다고 비판했다. 책은 보수 정치의 몰락을 가져온 세 개의 깨 진 유리창으로서 △일베의 놀이터 △매카시즘의 유혹 △종교의 정치화를 꼬집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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