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5:05 (목)
웅크린 감정
웅크린 감정
  • 교수신문
  • 승인 2021.04.09 1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멜리사 달 지음 | 강아름 옮김 | 생각이음 | 384쪽

이 책은 건강과 심리 보도를 이끄는 현직 기자가 자신의 어색하고 민망한 경험뿐만 아니라 이런 상황에 직접 뛰어들어 당사자들을 만나고 이 감정들을 심층적으로 파고들면서 위트있는 글로 풀어낸다. 또 문학, 드라마, 시트콤, 공연, 웹사이트 등에 널리 퍼져 있는 다양한 사례를 수집하고 수많은 심리학 논문과 이론으로 무장해 논리적 근거까지 더해준다.

- 민망함과 어색함은 누구나 보편적으로 느끼는 감정이다.
우리는 누구나 어색하거나 창피하거나 민망해지면 숨고 싶거나 도망치고 싶다. 이런 감정들은 모두가 공유한다. 사회적 상황이나 문화와 맞물려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민망함과 어색함은 지금까지 관련 문헌이나 연구가 거의 없이 방치되거나 무시되어 ‘웅크린’감정에 가깝다.

- 어색한 대화는 때로 우리를 성장시킨다. 회피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에미상을 수상한 CNN 방송프로그램 〈유나이티드 셰이즈 오브 아메리카〉진행자로 활약하고 있는 월터 카마우 벨은 이제 어색함이 자신이 하는 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제 인생의 상당 부분을 어색한 대화의 힘에 관한 얘기를 하면서 보냈죠. 내 직업적인 활동의 상당 부분을요. 생각해 보면 내가 하는 일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대화를 고무시키는 거예요.”

- 어색함이나 민망함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보다는 인지하는 사람이 오히려 낫다.
《이성과 감성》에 등장하는 어색하고도 로맨틱한 주인공 에드워드 페러스가 대시우드가의 자매들에게 말한다. “마음 상하게 하려는 게 결코 아니에요. 다만 저는 바보 같다고 할 정도로 수줍음이 많아요. 종종 무심해 보일 때도 있는데, 그건 어색해하는 타고난 성격 때문에 그래요.”에드워드는 어색한 사람이지만, 자신도 그걸 알고 있다. 또 자신의 의도와 타인이 그 의도를 해석하는 방식 사이의 괴리에 대해서도 통렬히 인지하고 있다.

- 우리가 어색하다고 부르는 많은 상황이 때로는 기회로 채워지기도 한다.
어떤 관계에서나 초기에 스트레스가 많은 것은 모든 게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불확실함이 관계를 몹시 황홀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새로운 누군가와 주고받는 문자 메시지가 그토록 흥분되는 건 이 사람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할지 모른다거나 둘이서 어디로 갈지 함께 가는 방향의 여부조차 모르기 때문이다.

- 타인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의 어색함을 보지 않는다.
설사 보더라도 내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경우가 대다수다. 감정은 우리 얼굴에 전부 나타날까? 아니다. 감정을 읽는 최신 인공지능도 아직 인간의 감정을 전부 파악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타인의 마음을 다 알기란 불가능하다. 자신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또 그래서 감정을 오해하는 일이 생긴다. 잘못 이해하는 경우도 있다. 어색함이라는 감정이 대표적이다.

- 민망함은 상대방에 대한 일종의 공감이다.
우리는 타인의 어색한 말이나 행동에도 민망함을 느낀다. 타인의 민망한 행동이 내 감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민망한 감정은 매우 특이한 감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런 공감은 연민에서 나오기도 하고 경멸에서 나오기도 한다.

- 일상의 어색함은 약자를 배려하지 않거나 과도하게 의식하는 경우에도 발생한다.
“비장애인들은 장애인에게 불쾌감을 줄까 두려워하다가 결국 공황상태나 어색한 상황에 빠져들기도 하죠. 비장애인들 다수가 이게 문제라는 걸 인정하지 않으려 해요. 자신들이 느끼는 사회적인 어색함 때문에 장애인들이 사회적으로 고립감을 느낀다는 말이 별로 유쾌한 일은 아니거든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