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22:15 (수)
세계 문학, 그 너머
세계 문학, 그 너머
  • 교수신문
  • 승인 2021.04.09 1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명철 지음 | 소명출판 | 747쪽

탈미구중심주의를 바탕으로 한국문학 안팎의 경계를 넘어

해방의 상상력을 위한 문학적 실천

한반도의 주민처럼 제국주의의 식민지 침탈을 당한 채 타율적 근대를 고스란히 감내해야만 했던 지역들, 아프리카와 아시아 및 라틴아메리카의 해당 지역들의 삶과 문학에 관심을 갖는다. 기존 구미중심주의 세계문학이 이들 비서구의 타락한 현실과 모순 및 부조리에 대한 비판적 성찰의 문제의식을 보인 것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냉철히 짚어봐야 할 것은, 기존 세계문학이 추구하는 미의식과 문학적 윤리감각은 유럽이 창안해냈다고 주장하는 바로 그 유럽에서 비롯된 근대에 대한 맹목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 유럽발 근대에 대한 맹목은 전 세계의 도처에서 그곳의 역사와 문화를 지반으로 싹튼 근대의 다기한 것들을 구미식 정치경제적 힘의 우열관계로 파악한 나머지 제국의 미의식을 최량의 수준으로 이해하는 대단히 서구 편향적이고 굴절된 미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는 가운데 기존 세계문학은 이처럼 굴절되고 편향화된 맹목이나 다를 바 없는 서구의 미의식에 충실한 것을 최량의 세계문학으로 정전화시킨다.

저자는 구미중심주의 세계문학에 대한 래디컬한 비판적 성찰을 수행함과 동시에 기존 세계문학의 시각이 아닌 그 시각으로는 온전히 읽어낼 수 없는 것을 ‘새로운 세계문학’의 시각으로 적극 이해하는 길을 찾는 데 혼신의 힘을 쏟는다. 『세계문학, 그 너머』는 이렇듯이 기존 낯익은 세계문학 제도권 안에서 몹시 힘들고 버거운 일이지만 우공이산(愚公移山)의 마음가짐으로 수행해야 하는, 그래서 독자로 하여금 구미중심주의를 창조적으로 넘어 전 세계의 주민들이 평화로운 일상을 누릴 수 있는 세계를 꿈꾸는 길에 동참하도록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