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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육대 교수협연합회, “부산교대·부산대 통합 반대”
전국교육대 교수협연합회, “부산교대·부산대 통합 반대”
  • 조준태
  • 승인 2021.04.06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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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통폐합 논의와 결정은 국가 발전이라는 커다란 틀에서 접근해야”
사진=연합

 

지난 5일, 전국교육대학교 교수협의회 연합회(의장 김명식, 이하 교협연)가 부산교대·부산대 통합 MOU 체결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발표했다.

교협연은 학령인구 감소 추세로 인한 대학 통합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국립대 통폐합 논의와 결정은 대한민국 국가 발전이라는 커다란 틀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힘의 논리, 기득권 유지 등과 같은 변인들이 작용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협연은 “국가 발전의 토대는 교육의 힘이었고, 그 교육 활동 중심에는 전국의 10개 교육대학교가 있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측면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부산교대와 부산대 간 통합 논의가 “좀 더 거국적인 차원에서 접근되어야 할 사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대의 역할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교협연은 부산대가 거점국립대로서 연구 활동에 집중하는 종합대임을 환기했다. 이어 “연구 중심 대학에서 교육 분야는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되고 소홀히 취급”된다며 “결국 대학민국 발전의 토대가 되는 학교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견서 말미에서 교협연은 전국 10곳의 교육대에 대해 단순한 흡수·통합의 방향이 아닌 교육대의 역할과 미래를 고려한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뜻을 전했다. 

아래는 의견서 전문이다.

 

 

의   견   서

 

제 목 : 부산교대-부산대 통합을 위한 MOU체결에 반대한다!

 

우리 대한민국이 1950년 6·25전쟁 이후 폐허 속 무(無)의 상태에서 2021년 현재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를 토대로 나름 자유롭고 풍요로운 OECD 선진국 일원이 될 수 있었던 원인은 수많은 대한민국 사람의 헌신과 노력이었지만 누가 뭐래도 그 중심에는 전쟁 중에도 쉬지 않고 계속됐던 학교 교육이 있다. 시대의 흐름과 함께 학교의 교육과정, 교육내용, 수업 방식 등에서 많은 변화가 있겠으나 대한민국에서 학교의 역할과 가치는 결코 소홀히 취급되지도 않았고 미래에도 변함없이 소홀히 다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 이유는 학교 교육이 한 국가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의 중심에는 교사가 있고, 교원 양성 및 재교육은 우리 대한민국을 지탱시키는 핵심 축 가운데 하나이다.

최근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전국의 10개 교육대학교를 포함하여 40여개 국립대학의 미래 생존과 관련된 논의가 서서히 부각하고 있다. 이제 이들 국립대학 사이의 통합 논의는 피하거나 거부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국립대 통폐합 논의와 결정은 대한민국 국가 발전이라는 커다란 틀에서 접근해야 함은 누구나 공감하고 인정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대학의 통폐합 과정에서 자칫 힘의 논리, 기득권 유지 등과 같은 변인들이 작용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은 아닐 것이다. 국립대의 통합은 대한민국 국가 발전은 물론 그 대학이 위치한 지역사회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10개 교육대학교는 일제 식민지 체제 아래에서 지역별로 다소의 시간 차이를 두고 개교한 이래 지난 80여 년 이상에 걸쳐 오로지 초등교원 양성이라는 한 가지 전문 분야에만 대학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자랑할 만한 소중한 국가의 자산이 되었다는 사실은 어떤 이유에서도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다.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국가 발전의 토대는 교육의 힘이었고, 그 교육 활동 중심에는 전국의 10개 교육대학교가 있다.

이런 연유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부산교대와 부산대의 통합 논의는 좀 더 거국적인 차원에서 접근되어야 할 사안이다. 부산대와 같은 거점국립대학은 연구 활동에 더 많은 대학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종합대학이다. 만일 1도 1국립대의 기치 아래 전국의 모든 국립대학이 해당 지역의 거점중심대학으로 흡수 통합된다면 전국의 10개 교육대학교가 지난 80여 년 이상에 걸쳐 세계적 수준의 명문 초등교원 양성 기관으로 이뤄낸 업적과 발전은 현실적으로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연구 중심 대학에서 교육 분야는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되고 소홀히 취급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현실은 결국 대한민국 발전의 토대가 되는 학교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다. 교원 양성 기관의 질 저하는 궁극적으로 대한민국 국가 발전의 원동력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불러올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불가피한 사회 변화를 거부할 수 없지만 국공립대 통합 과정에서 전국 10개 교육대학교의 역할과 미래는 단순히 거점국립대에 흡수 통합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 아니라 세계적 수준의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더욱 발전될 수 있는 방향으로 지혜가 모아지고 나아가야 한다. 초등교원 양성 및 재교육은 자유 대한민국을 떠받치는 핵심 축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2021년 4월 5일
전국교육대학교 교수협의회 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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