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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 흔들리는 아프리카의 백년지대계
[글로컬 오디세이] 흔들리는 아프리카의 백년지대계
  • 김은경  한국외대 아프리카연구소 교수
  • 승인 2021.04.07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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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_한국외대 아프리카연구소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이 말은 세계화(Globalization)와 지방화(Localization)의 합성어다. 세계 각 지역 이슈와 동향을 우리의 시선으로 살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국내 유수의 해외지역학 연구소 전문가의 통찰을 매주 싣는다. 세계를 읽는 작은 균형추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지난해 9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멜파크 초등학교에서 체온 측정을 위해 줄 선 아이들. 사진=AP/연합
지난해 9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멜파크 초등학교에서 체온 측정을 위해 줄 선 아이들. 사진=AP/연합

 

아프리카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취약한 의료 시스템, 식량 부족, 일부 지역에서의 사회적 불안 등의 문제가 더욱 악화됐다. 급격한 경기 위축으로 인해 정부 세입이 줄고 해외 원조도 감소하였다. 정부의 재정 지출 대부분은 공중 보건 및 경제 지원에 주로 사용되고 있고, 그 중요성에 비해 교육부문에 대한 지원은 소홀한 듯하다. 심지어 일부 아프리카 정부는 코로나19 긴급지원을 위해 교육 예산을 삭감하였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할 만큼 한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일이다. 게다가 점차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아프리카 각 사회는 교육에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쏟아야 한다.

코로나 이후 아프리카에서의 교육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대다수의 선진국과 디지털 기술이 발달한 우리나라도 코로나로 인해 교육격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프리카 대부분의 국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장기간 학교 폐쇄에 들어갔다. 2021년에 들어 일부 국가에서 서서히 등교를 실시하고 있지만, 등교로 인한 감염병 집단 확산 우려는 여전히 존재하며, 대부분은 학교 폐쇄를 연장하고 있다. 학교 폐쇄기간 동안 디지털 기술 교육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아프리카 대부분 지역에서 교육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한다.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에게도 교육 및 학습 도구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인터넷·텔레비전 보급률은 10% 미만

 

특히, 전기 공급도 없는 농촌 지역이나 저소득층 자녀들은 학교 폐쇄기간 동안 정보에 대한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아프리카에서 휴대폰 보급률이 크게 증가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부룬디, 중앙아프리카, 에리트레아 같은 국가에서 인터넷 사용률은 5% 미만이며, 텔레비전 보급률은 10% 미만이다. 케냐와 남아공은 아프리카에서 디지털 기술 교육 시스템 구축에 앞장서고 있는 국가로 꼽힌다. 반면, 대다수 프랑스령 국가나 에리트레아, 차드 등은 디지털 기술 교육에 대한 계획도 마련하고 있지 않다. 텔레비전이나 컴퓨터를 보유한 가정이 드문 아프리카 사회에서 디지털 기술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오히려 학생들의 학습을 어렵게 할 가능성이 크다. 부모의 문해율이 낮아 가정에서의 교육 및 지도가 불가능하다. 이것도 원격교육이 극복해야 할 문제점 중 하나이다. 따라서 아프리카에서 디지털 기술 교육만으로 코로나19가 야기한 교육 및 학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세계 다른 지역에서와 마찬가지로 아프리카에서도 교육 중단 및 원격 교육의 문제점이 여러 측면에서 발생하고 있다. 교육의 질과 학습 효과가 떨어지는 것뿐만 아니라 학교 급식 혜택을 받지 못해서 발생하는 영양 부족, 폭력과 착취에 노출 증가, 아동 임신, 스트레스 및 정신적 발달 저해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

 

저소득층 교육 환경 개선 시급해

 

아프리카는 각국의 상황에 맞는 다양한 방법의 교육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수단은 디지털 기술을 접할 수 없는 가정에 인쇄된 자가 학습 키트를 보급할 계획이며, 에티오피아는 전화로 녹음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라디오나 텔레비전 보급률이 30~50% 정도 되는 말라위, 잠비아 등은 라디오 및 텔레비전을 이용한 원격 학습과 인쇄물을 통한 학습을 병행하는 혼합방식을 개발하고 있다. 마다가스카르 정부도 텔레비전과 라디오를 이용해 초등학생에게 프랑스어 및 수학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라디오나 텔레비전이 없는 나머지 60%의 가정을 위한 추가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저소득층이 더 이상 뒤처지지 않고 균등한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각별한 조처가 필요하다. 교육과정 개발, 교사 및 교육 인력 추가지원, 교육예산 유지 등을 통해 학습효과를 높이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기간 중 지속적인 교육 지원은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각국의 장기적인 발전을 좌우할 것이다. 손 씻기나 마스크 착용 등에 관한 보건 교육을 강화함으로써 확산을 막고, 저소득층 자녀의 교육지원을 통해 그들의 생계를 보호하고 더 극심한 빈부격차를 막을 수 있다. 교사 급여의 수준과 지급을 유지하는 것도 경제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부모가 일터로 복귀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코로나19 상황에서 지속적인 교육은 국가의 생산성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하겠다.

 


 

 

김은경 
한국외대 아프리카연구소 교수

UCLA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선거와 정당, 정치경제 측면에서 아프리카 민주화와 민주주의를 연구하고 있다. “Economic signals of ethnicity and voting in Africa” (Journal of Modern African Studies, 2020)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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