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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답게 나이 들기로 했다
나는 나답게 나이 들기로 했다
  • 교수신문
  • 승인 2021.04.0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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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 지음 | 수카 | 332쪽

“마흔이나 쉰이 넘었다고
갑자기 이전과 다른 삶을 살 필요는 없다”

심리학 박사가 전하는
나로 행복하게 살기 위한 삶의 조언들

고대 구로병원에서 20년, 임상 현장에서 10년간 수많은 마음을 어루만져온 이현수 심리학 박사의 신간.
저자는 자신이 늙었다는 것을 처음으로 자각한 시기에 마음의 혼란을 크게 경험한 뒤로, 나이 듦에 대한 준비를 미리 시작하면 좀 더 담담하고 주도적으로 삶을 살아나갈 수 있으리라 확신하게 되었다.
이 책은 나답고 평온하게 나이 듦을 맞이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첫 늙음’의 혼란과 불안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법부터, 후천적 소인과 생활 환경에 따라 수명이 좌우된다는 후성유전학적 관점에 따른 건강 관리법, 내면의 평화를 유지하는 마음 관리법,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좀 더 심플하게 정리해보는 방법, 나아가 치매를 예방하는 일상적 습관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평안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법까지, 불안하고 두렵기만 한 나이 듦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현명하게 대처해나갈지 심리 전문가의 따뜻하면서도 실용적인 정보들로 가득하다.
국내 심리학자가 저작한 나이 듦에 관한 최초 안내서로, 이제 첫 늙음을 겪을, 혹은 직전에 겪었을, 혹은 먼 훗날 겪을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당황스럽기만 한 첫 늙음을 미소 지으며 맞이하고, 두 번째, 세 번째 그리고 마지막 늙음까지, 당당하게 걸어나갈 수 있기를 바라며.

“이제부터는 나답게 나이 들기로 했다”

세상에서 가장 평온하게 나이 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단 한 권의 책!

책의 저자인 이현수 심리학 박사는 어느 날 친구들과 모여 밥을 먹다가 느닷없이 분위기가 가라앉는 경험을 한다. 한 친구가 아버님이 당뇨로 발가락을 절단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꺼낸 후였다. 각자의 노쇠한 부모님의 이야기도 모자라 본인들의 노화까지 말하게 되었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갑자기 속상해하는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친구든 지인이든 누구와 대화를 하더라도 ‘노화’만큼 희비극이 교차하는 주제가 없다. 비탄과 절망에서 초월과 담담함까지 그 넓은 스펙트럼을 종황무진한다. 이것은 역으로 나이 듦에 대해 그만큼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함을 방증하는 것이다. 하물며 수십년간 수많은 사람의 마음 문제를 해결해온 심리학자 또한 나이 듦의 혼란스러움은 피하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한편 인지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 대니얼 J. 레비틴은 자신의 책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다. 노인들에게 삶을 되돌아보고 가장 행복했던 나이를 콕 집어서 이야기하라고 했더니 가장 많이 꼽히는 연령이 82세였다고 한다. 저자인 이현수 박사 또한 중년기에 인생이 꼬인다 싶었을 때, 프로이트가 정신 구조 이론을 발표했을 때가 63세를 넘어서였다는 말을 듣고 ‘나는 아직 멀었네’ 하면서 희망을 다시 주워 담은 적이 있다고 말한다.

누구든 혼란과 불안을 피할 수 없는 나이 듦이지만, 저자는 나답게 나이 드는 것이 인생을 가장 평온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임을 이야기한다. 특히, 마흔이나 쉰이 넘었다고 갑자기 이전과 다른 삶을 살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가치관도 바꿀 필요가 없다. 우리가 지금껏 지녀온 가치관은 울퉁불퉁 모양새가 좋지 않은 부분이 조금은 있겠지만, 지금까지 우리를 지탱해온 소중한 것이다. 분명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기에 부둥켜안고 살아왔을 것이다. 이유가 어쨌든 우리의 것이며, 그저 지금부터는 울퉁불퉁함을 조금씩 매끄럽게 다듬어나가기만 하면 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2021년, 한국은 수년 전 예상했던 대로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었다. 다만 건강 수명보다는 질병 수명 쪽으로 수명이 연장된 듯하고, 노년에 대한 경제적·사회적 지지 기반도 척박하기만 하여 암울하기만 하다.
그래도 좀 더 시야를 넓혀보면 과거 어느 때보다 의학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노인 문제 해결에 대한 전망이 밝다. 다만 그런 전망들이 현실화되기까지 손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기에, 저자는 개인이 스스로 해볼 수 있는 일들은 먼저 시도해보자는 취지에서 책을 집필했다.
책은 건강, 식사와 영양소, 운동, 마음 관리, 치매, 죽음 문제를 모두 아우르며, 건강하고 평온한 나이 듦의 길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수많은 나이 듦에 관한 해외 번역서들과 달리 국내 저자가 집필한 책이라 보다 실용적이고 더욱 공감이 가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나이 듦에도 안내가 필요하다”

건강과 마음 관리부터 죽음의 문제까지,
병원에 가지 않고 노년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지키는 법

인생 후반기에 자신의 존재감이 한번 크게 역전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그 역전의 주체는 아파트나 고급 차나 직업이 아니다. 본인의 건강이다. 저자는, 흔히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하는데 각자의 첫 출발선이 언제였든 첫 늙음 후 우리는 다시 출발선에 놓이게 되며 그 두 번째 마라톤의 성공 여부는 건강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책은 질병 수명이 아닌 건강 수명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후성유전학적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후성유전학이란, 유전적 요소는 30%에 불과하고 나머지 70%는 후천적 소인과 생활 환경 조건에 좌우된다는 개념이다. 노화에 대한 후성유전학 관점은, 후천적으로 유전자의 활성과 억제를 조절함으로써 노화의 경과를 늦추거나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쁜 유전자가 발현되지 않도록 후성적 조건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이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은 약이 아니라 일상적 건강 습관이다. 그리고 이는 철학적 사유나 상식적 권유가 아니라 탄탄한 과학적 토대를 갖고 있는 결론임을 책은 밝힌다.

저자는 크게 올바른 식생활, 긍정적 마음, 명상, 운동 등의 방법을 거론한다. 특히 신경 생성, 세포 재생을 가장 활발하게 일으키는 것은 약이 아니라 운동이며, 운동만 해도 뼈에서 좋은 물질이 분비되어 기억력이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더불어 건강한 노화에 음식이 끼치는 영향이 너무나 크다고 말하며, 무엇을 먹어야 좋을까의 측면보다는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의 측면에서 좋은 식사법과 영양소를 소개한다. 더불어 운동은 개인의 선호가 있지만 먹는 것은 선호가 아닌 필수적인 일이라고 강조한다.
평생의 숙제와도 같은 마음 관리는 나이 들면서 오히려 쉬워질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중년 이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마음 관리를 해보기에 아주 좋은 나이라는 의견을 밝힌다. 중년 이후는 세상을 다른 관점을 바라볼 수 있게 되고 지혜가 최고조로 달할 뿐만 아니라 가장 심리적으로 자유로운 시기이므로 마음 주인 노릇을 해보기에 썩 좋은 나이라고 말한다.
책은 여기서 더 나아가 홀로 있는 시간을 충만하고 소중한 것으로 만드는 방법, 치매를 예방하는 일상적 방법 등도 소개한다. 뿐만 아니라 가장 다루기 어려운 주제임을 밝히며 ‘죽음’의 문제까지 아울러 이야기한다.

책은 말미에서, 나이 듦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특별한 위로를 전하는데, 힘들 때는 당신 앞에 항상 선구자들이 있었음을 기억하라고 말한다.

“우리가 힘든 일의 첫 주자가 아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요. 우리는 세상에서 최초로 가난한 사람이 아니었고, 최초로 이별한 사람이 아니었으며, 최초로 좌절하고 배신당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최초로 죽을 사람도 아닙니다. 이미 저쪽 세상으로 간 허다한 사람들 중에 대략 7만 년 전부터 계산해도 단 한 명도 다시 오지 않았습니다. 다시 와야 했다면 오고도 남을 시간이었는데도 말입니다. 저쪽 또한 살 만하니 그럴 것입니다. 선구자들의 지혜와 용기를 보다 삼아 삶의 바다를 서핑해봅시다.” _ 본문 325쪽

독자들과 삶의 지혜를 교감하고 서로 용기를 북돋우면서 노년기라는 숲을 산책하듯 유유자적 건너가보고 싶다는 저자의 바람처럼, 독자들도 이 책을 통해 당당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완결을 향해 저벅저벅 걸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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