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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 너머
질서 너머
  • 교수신문
  • 승인 2021.04.02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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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 피터슨 지음 | 김한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460쪽

“이 시대 가장 논쟁적이고 영향력 있는 지식인”
『12가지 인생의 법칙』 조던 피터슨 신작 출간
전 세계 젊은이들을 열광시킨 전 하버드대 교수의 인생 강의

조던 피터슨이 3년 만의 신작 『질서 너머: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12가지 법칙』으로 돌아왔다. 피터슨은 21세기 가장 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세계적인 심리학자다. 그는 무기력에 빠진 청년들을 향한 거침없는 독설로 유명하다. “어른이 되라! 인정받고 성공하기 위해 더 강해져라. 최대한 많은 책임을 짊어지라.” 전 세계 청년들은 그를 ‘인터넷 아버지’로 부르며 존경하고 따른다. “피터슨의 강의는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1일 1피터슨! 교수님의 강연으로 아침을 시작합니다” 같은 반응들이 줄을 잇는다.
인기만큼 논란도 크다. 일각에서는 그를 보수주의자, 반페미니스트, 백인우월주의자 등으로 부르며 시대착오적인 인물이라고 비판한다. 반대편에서는 바로 그 페미니즘, 정치적 올바름, 급진주의 등으로 사회가 더 큰 혼돈에 빠지고 있다며, 그에 맞서 목소리를 내는 피터슨을 시대의 지성이자 양심으로 추켜세운다. 하지만 이런 이분법적 틀로는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군 ‘피터슨 현상’의 요체를 제대로 담을 수 없다. 그는 오늘날의 어떤 이론적·사상적 범주로도 분류되지 않는 지식인이다. 하나의 도그마에 사로잡히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피터슨은 융과 프로이트, 니체와 도스토옙스키, 신화와 종교, 문학과 예술, 진화론과 신경과학을 넘나들며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문제를 다층적으로 파고든다.
전작 『12가지 인생의 법칙』은 전 세계 50여 개국에 600만 부 가까이 팔렸고, 한국에서는 30만 부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160여 개 도시에서 펼친 순회강연은 연일 매진되며 약 50만 명의 청중이 모였다. 2021년 3월 기준 그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357만 명을 넘어섰고, 누적 조회 수는 2억 2000만 뷰다. 그의 강연이나 인터뷰 등을 재생산한 콘텐츠는 인터넷 세계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전체 조회 수는 헤아릴 수조차 없다.
2021년, 여전히 확실성과 의미에 목마른 젊은이들에게, 3년의 기다림을 깨고 돌아온 『질서 너머』는 다시 한번 전 세계에 ‘피터슨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왜 ‘질서 너머’인가? 팬데믹 이후 완전히 뒤집어진 세상
“새 시대에는 새로운 법칙이 필요하다!”

법칙 1. 기존 제도나 창의적 변화를 함부로 깎아내리지 마라
법칙 2. 내가 누구일 수 있는지 상상하고, 그것을 목표로 삼아라
법칙 3. 원치 않는 것을 안개 속에 묻어두지 마라
법칙 4. 남들이 책임을 방치한 곳에 기회가 숨어 있음을 인식하라
법칙 5.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마라
법칙 6. 이데올로기를 버려라
법칙 7. 최소한 한 가지 일에 최대한 파고들고, 그 결과를 지켜보라
법칙 8. 방 하나를 할 수 있는 한 아름답게 꾸며보라
법칙 9. 여전히 나를 괴롭히는 기억이 있다면 아주 자세하게 글로 써보라
법칙 10. 관계의 낭만을 유지하기 위해 성실히 계획하고 관리하라
법칙 11. 분개하거나 거짓되거나 교만하지 마라
법칙 12. 고통스러울지라도 감사하라

3년 전 ‘12가지 인생의 법칙’을 제시한 이후, 세상은 빠르다 못해 완전히 바뀌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세상의 질서를 뒤흔들었고, 혼돈의 도가니에 우리를 가져다 놓았다. 그런가 하면 방역과 안전이라는 목표 아래 과도한 통제를 용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으며, 불안과 공포는 편가르기나 허무주의적 냉소에 더욱 불을 지폈다. 팬데믹이 지나간 뒤에도 그 후유증이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우리를 억압할 수 있다. 동전의 양면과 같은 혼돈과 질서의 의미를 새롭게 정립하는 새로운 법칙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
피터슨이 새롭게 제시한 인생 법칙은 냉정하고도 고무적이다. 그는 혼돈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히려 그 안에 잠들어 있는 기회와 가능성을 껴안으라고 조언한다. 필요하다면 싸움도 두려워하지 말라고 명령한다. 권리를 요구하기 전에 책임을 지라고 일갈한다. 당장의 이익을 쫓아 순간적인 행복과 만족에 휘둘리는 삶이 얼마나 초라해질 수 있는지 날카롭게 파고든다. 혼돈이 우리를 압도하는 시대에 오히려 그 안의 가능성에 주목하는 저자의 비전에 독자는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다.

MZ 세대의 멘토 vs. “약물중독” 위선자?
죽음의 위기 속에서 더욱 강력해진 ‘인생 법칙’ 완결판

피터슨은 2019년 가을 이후 건강상의 문제로 대중 곁을 떠나 있었다. 아내 태미의 암 투병 속에서 극심한 불안과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이전부터 의학적 필요에 의해 복용해온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신경안정제를 조금씩 늘린 게 화근이었다. 어느 순간 뭔가 이상하다는 걸 감지할 때쯤에는 이미 벤조디아제핀 의존증에 걸린 상태였다.
벤조디아제핀 금단 증상은 끔찍했다. 그는 극심한 불안, 우울, 초조, 자살 충동에 시달렸다. 미국, 캐나다, 러시아, 세르비아를 오가며 1년 넘게 치료가 계속되었다. 모스크바에서 혼수상태에 빠진 지 거의 한달 만에 깨어났을 때 그는 걷는 법, 눕는 법, 계단 오르는 법, 단추 채우는 법 등을 다시 배워야 할 정도로 신경이 심각하게 손상되었다. 근 1년 동안 기억나는 것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피터슨은 절망하거나 소멸하는 대신, 자신을 덮친 불행과 맞서 싸우기로 결심했다. “나와 가족 간의 사랑, 내 친구들이 건네준 용기,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을 버팀목 삼아 지옥 같은 상황에서 『질서 너머』를 완성했다. 실제 죽음의 위기 속에서 담금질된 새로운 12가지 법칙은 전보다 더 진실되고 인간적이고 현명한 인생의 지혜를 독자에게 전하고 있다.

내가 어떤 사람일 수 있는지 상상하라
당장 그 의미 없는 삶을 멈추고, 기꺼이 책임을 짊어지라

인생의 시련과 역경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불가피한 고통을 줄일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발견할 수 있을까? 피터슨은 오랫동안 잊히지 않고 전해져 내려오는 위대한 이야기들에서 그 답을 찾는다(법칙 2. 내가 누구일 수 있는지 상상하고, 그것을 목표로 삼아라). 그런 이야기들에 등장하는 영웅들은 공통적으로 최대한 많은 책임을 지고 현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피터슨에 따르면, ‘행복’은 인생의 진정한 목표가 될 수 없다. 오히려 사람들이 싫어하는 ‘책임’이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 의미가 인생의 고통을 가치 있게 만든다(법칙 4. 남들이 책임을 방치한 곳에 기회가 숨어 있음을 인식하라). 피터슨은 책임지지 않은 삶을 ‘썰매 없는 썰매개’에 비유한다. “썰매 없는 썰매개는 자기 다리를 물어뜯습니다. 왜요? 지루해서요. 짊어질 짐이 없는 보통 사람은 스스로를 먹어치웁니다.”(유튜브 강연 「Maps of Meaning 11: The Flood and the Tower」에서)
진정한 자존감 또한 기꺼이 짊어진 책임에 비례해 커진다. ‘있는 그대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만으로는 실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 우리는 힘들고 어렵더라도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에 깊이 빠져볼 필요가 있다(법칙 7. 최소한 한 가지 일에 최대한 파고들고, 그 결과를 지켜보라). 그 과정에서 희생이 따르더라도, 선택을 피하기만 하면 영원한 ‘어른 아이’로 남는다. 목적 없는 절망적인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장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스스로 책임을 짊어지는 진정한 어른이 되는 것이다.

두려움과 냉소에 지지 마라
굳은 질서를 넘어 더 높은 인생과 만나라

질서는 우리에게 확실성, 안정성, 예측가능성을 부여한다. 하지만 질서가 개인의 생각과 행동에 특정 방향을 강제한다면, 새로운 흐름에 맞게 변화하는 동력을 잃고 딱딱하게 굳어버린다. 그 결과 경악할 만큼 독단적인 이분법이 증오와 냉소를 부채질하고 사회를 분열시킨다. 사람들은 자신을 돌아보기 전에 타인과 세상을 탓하고 인간의 악의와 한계에 쉽게 절망하며 모든 존재의 가치를 부정하고 냉소에 빠진다.
누구에게나 어두운 면이 있으며 우리가 세운 질서는 완벽할 수 없다. 그렇다고 부정적인 요소에만 집중하면 혼돈 속에서 길을 잃을 수 있다. 우리는 기존 질서의 가치를 폄훼하지 말되, 한 발을 질서의 영역을 두고 다른 한 발로 혼돈의 세계를 디뎌야 한다(법칙 1. 기존 제도와 창의적 변화를 함부로 깎아내리지 마라). 두 힘의 무게를 견디며 적절한 균형을 잡으면, 예기치 못한 비극이 익숙했던 질서를 무너뜨릴 때도 당황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창의적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 모두가 처한 존재의 운명은 가혹하지만, 차이를 만드는 건 각자의 선택이다.
매일 더 나은 내일을 다짐하면서도 번번이 미루고만 있는가?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냐고 원망하며 제자리만 맴돌고 있는가? 뭔가에 전념하는 게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냐고 냉소하면서도, 매일 밤 죄책감에 질식해 죽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이는가? 『질서 너머』의 새로운 12가지 인생 법칙들은 그런 유혹, 한계, 두려움, 냉소를 깨고 더 높은 인생으로 당신을 안내하는 의미의 지도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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