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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소설을 통한 삶과 사회의 진지한 탐색
문제소설을 통한 삶과 사회의 진지한 탐색
  • 김재호
  • 승인 2021.03.19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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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의 영토를 다지는 문제적 소설들
한국현대소설학회 엮음|392쪽|푸른사상

매년 한국현대소설학회에서 선보이는 『올해의 문제소설』은 한 해 동안 발표된 중·단편소설 중 문제작들을 선정하여 한국 문단이 거둔 소설적 성과를 정리하고 있다. 현대문학을 강의하는 교수들의 추천과 심사를 거쳐 앤솔로지 형식으로 발간되는 이 책은 우리 삶과 사회에 대한 진지한 탐색을 보여준다. 매년 발표된 문학을 갈무리함으로써 살아가는 이 시대를 인식하고, 문학이 무엇이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본질적인 물음을 재고하는 것이다.

지난 한 해에도 우리 문단은 빛나는 문학적 성취를 보여주는 다채롭고도 풍성한 결실을 맺었다. 이 소설집을 통해 작가들이 제기한 문학적 질문이 얼마나 우리 시대의 현실을 첨예하게 묘파해냈는지 살펴볼 수 있다. 특히 한국 현대소설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대학교수들이 직접 선정하고 해설을 붙였다는 점에서 그 문제의식이 구체화된다. 소설을 감상하는 저변을 넓혀줄 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 소설을 읽는 재미와 더불어 세상을 바라보는 특별한 시각까지 제공해주는 것이다. 

『2021 올해의 문제소설』에는 치열한 문제의식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들이 저마다의 방식과 개성으로 구체화한 작품으로 김숨의 「철(鐵)의 사랑」, 김의경의 「시디팩토리」, 김지연의 「굴 드라이브」, 김초엽의 「오래된 협약」, 백수린의 「흰 눈과 개」, 서이제의 「그룹사운드 전집에서 삭제된 곳」, 서장원의 「망원」, 이유리의 「치즈 달과 비스코티」 등 열두 편이 수록되었다. 각 작품들은 저마다 우리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고 삶의 가치와 자기 정체성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 조선소를 배경으로 한 노동현장의 갈등, 험난한 취업의 관문을 넘어서고자 고군분투하는 이 시대의 청년들, 현대인들이 겪는 번민과 고뇌, 그리고 사람 간의 관계와 사랑의 문제 등 동시대의 다양한 문제의식을 제재로 한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각각의 작품들은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맞닥뜨렸을 법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통해 한국 사회의 문제들을 가시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각 소설이 날카롭게 포착해낸 이 시대의 문제의식을 통해 한국 소설의 중후하면서도 섬세한 성취를 발견해내는 것이다. 아울러 다양한 작가와 작품들이 공존하는 한국문학의 영토를 살펴봄으로써 한국 소설의 전개 양상을 전망할 수 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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