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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취업박사의 생활상
미취업박사의 생활상
  • 교수신문
  • 승인 2001.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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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백만원 안되는 한달 소득…“박사학위 취업에 걸림돌” 32%
정규직에 취업하지 못한 채 준 실업상태에 머물고 있는 박사는 1만6천여명에 이른다. 대학의 강사 3백39명과 연구소의 임시직, 포스트 닥 7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평균 2.14개 대학에서 10.47시간을 강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근로소득은 1천1백30만원으로 한달 평균 1백만원이 채 못되는 박봉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강사들의 연간 소득은 1천30만원, 월 90만원(소득세 포함)이 되지 않았고, 임시직 연구원들은 연간 1천5백57만원으로 대학강사보다는 나은 편이다. 그러나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투자한 비용을 감안한다면 이 같은 박봉은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한다. 학문분야별로 보면 어문계열이 연간 9백56만원으로 가장 낮았고, 공학계열이 1천1백22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들 미취업 박사실업자들이 취업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꼽은 것은 ‘전공분야의 취업처 부족’(4.50, 5점 기준)이다. 그러나 ‘학연·지연 등 불공정 임용’(3.94)과 ‘좁은 인간관계’(2.93)를 지목한 이들도 적지 않다. 이는 곧 박사인력 채용에서 여전히 내사람을 심기위한 연고주의가 작용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운이 없어서’(2.70), ‘나이가 많아서’(2.40), ‘노력이 부족해서’(2.39)란 대답도 상당비율을 차지했고, ‘실력부족’(2.16)이 가장 낮았다.

주목할 것은 이들 자신이 박사학위가 취업에 별 도움이 안된다고 판단하고 있는 점이다. ‘박사학위가 정규직 취업에 걸림돌이 되는가’란 질문에 32%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특히 공학계열과 이학계열의 경우 40% 이상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곧 박사학위 소지자가 취업할 수 있는 영역이 제한적임을 나타낸다.

앞으로 3년 이내에 전공분야의 정규직에 취업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들은 비관적 전망을 내렸다. 5점 평점에 평균 2.73점으로 취업할 가능성이 낮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진학당시의 3.63으로 취업을 비교적 낙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대조를 이룬다. 미취업 박사의 활용도를 높이고 박사실업난을 덜기 위해 가장 시급한 정책으로는 ‘전임교원의 확대’(44%)를 꼽았고 다음으로 ‘시간강사 처우개선’(14.1), ‘기업체 등 타 분야 박사인력 활용 유도’(11.3%), ‘대학의 공정임용 지도감독’(8.8)순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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