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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당신들만 옳고 우리는 틀린가
왜 당신들만 옳고 우리는 틀린가
  • 교수신문
  • 승인 2021.03.1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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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케다 세이지 지음 | 박성관 옮김 | 이비 | 320쪽

우리는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는가

우리는 왜 이렇게 세계를 서로 다르게 인식하는 걸까? 다양한 이상 이념과 다양한 세계 해석들이 존재하는 시대, 무엇이 올바른 인식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애초에 그런 것은 없는 것일까? 결국은 힘의 논리가 이기는 것일까? 이런 상황에서 현대 사회가 만들어내는 모순을 극복할 수 있을까?
저자는 현대 사회를 이해하고 현대 사회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편 인식을 가능하게 하는 철학이 필요하며, 그것은 존재, 언어, 인식의 수수께끼를 해명하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어떻게 확신에 이르는지 칸트, 헤겔을 거쳐 니체의 인식론과 후설의 현상학을 중심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양 철학이 인식론의 역사였다면 존재, 인식, 언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철학의 중요한 흐름을 이해할 수 있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전반부가 철학의 인식론이라면 후반부는 그렇게 도출된 철학의 원리로 ‘본질 관취’라는 방법을 통해 인문 사회 영역에서 ‘보편 인식’의 가능성을 사유합니다.

다양한 가치와 이상 이념의 대립

다양한 생각들이 있는 것은 좋지만 이 다양성에서 유래하는 세계관의 신념 대립이라는 문제는 현대 사회의 문제 해결을 곤란하게 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현대 사회가 변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을 위해서는 사회 이론을 구상해내야 하는데 이 과제가 가치 이념의 다양성 문제와 상대주의 사조의 융성에 의해 저지되어 왔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현대 사상가들 하이데거, 데리다, 푸코, 레비나스뿐만 아니라 철학의 새로운 흐름인 신실재론의 마르쿠스 가브리엘, 캉탱 메이야수를 살펴보고 뒤르켐, 파슨스, 루만 등 사회 이론가들을 소환하며 그들의 이론과 관점이 보편 인식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그런 문제 의식을 방법으로서 갖고 있는지 묻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상 이념들과 다양한 이론들을 읽어내며 현대의 사상과 인문 과학이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인식의 방법적 토대를 상실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그리고 유럽의 상대주의 사상과는 다른 경향의 롤스, 노직, 매킨타이어 등 미국의 정치철학이 사회에 있어 정의의 공준을 어떻게 기초 지으려 했는지 살펴보면서 다양한 가치관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동의할 만한 방식으로 사회적 정의와 정당성을 근거 짓는 일이 가능한지 사유하고 있습니다.

‘사회란 무엇인가’ 묻는다는 것의 의미

저자는 ‘사회란 무엇인가’를 묻는다는 것에는 무엇이 인간에게 선한 사회인가라는 물음을 포함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근대 사회라는 건물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민사회라는 건물의 근본적 설계도를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데, 이 설계도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가 있어야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무엇이 문제의 중심이고 어떤 변화가 일어나야 하는지에 대한 적절한 판단을 구성할 수 있다고 말하며 헤겔, 루소, 홉스를 통해 근대 시민사회의 원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인간에게 사회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탐구하는 ‘사회 본질학’을 제시합니다. 이 논의를 통해 저자는 우리가 어떤 사유를 잊고 있는지, 현대 사회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서 어떤 사유와 태도가 필요한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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