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05:20 (수)
어떻게 이상 국가를 만들까
어떻게 이상 국가를 만들까
  • 교수신문
  • 승인 2021.03.12 15: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경철 지음 | 김영사 | 172쪽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향한 꿈과 좌절
현실의 거울이자 사고실험으로서 유토피아

‘유토피아’는 무엇인가? 사람들은 왜 이상향을 꿈꾸는 것인가? 현재 우리의 사회가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사회에나 꿈같은 이상향의 이야기가 많이 있었다. 그런데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를 필두로 쏟아진 근대 서양의 유토피아주의 소설은 이전의 이상향 이야기와 본질적으로 달랐다. 이 소설들 속 유토피아 역시 허구였지만 현실의 도피처로서 막연한 공상에 불과했던 이전과는 달리 현실 속 문제를 직시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실천적 의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유토피아주의 문학은 ‘근대의 기획’이자 이성적 꿈이었다.

근대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흡입력 높은 문장을 겸비한 서양사학자 주경철 교수는 이 점에 주목하여 현실에 대한 성찰이자 거울로서 유토피아의 역사를 추적한다. 유토피아에 대한 정답이 아닌 토론을 제시하는 토머스 모어부터 이상향은 먼 곳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에 있다는 볼테르의 통찰, 과학과 기술의 갈등과 조화, 전 유럽을 뒤흔든 사회주의 모델의 분화까지 유토피아의 역사는 당대 최고의 지식인들이 고민한 시대의 문제와 ‘근대의 태동과 형성’이라는 더 큰 흐름과 만나게 된다.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의 갈림길에서
우리의 선택을 묻다

유토피아를 좇는 역사학자의 추적은 단순히 과거에 그치지 않고, 20세기 대두된 SF 문학을 살펴봄으로써 미래로 연결된다. 아이작 아시모프와 필립 딕의 작품 등을 통해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다루면서 유토피아와의 경계를 탐구한다.

우리는 이미 이상향에 대한 사람들의 선망이 때때로 파멸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는 사실을 경험했다. 러시아의 스탈린 시대, 중국의 ‘문화혁명’, 150만 명을 학살한 캄보디아의 크메르 루주 등은 조악한 이상주의가 신성한 이념처럼 떠받들여진 끔찍한 사태였다. 이런 비틀린 유토피아의 꿈이 초래한 잔혹한 역사는 역설적으로 우리가 유토피아에 대해 진지하게 살펴볼 필요성이 있음을 증명한다.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의 경계를 통해 우리 사회가 처한 문제가 무엇인지, 디스토피아라는 잘못된 선택을 피하고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해법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오랫동안 ‘근대의 태동과 형성’에 천착해온 역사학자가 유토피아주의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다름 아닌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나갈지에 대한 물음인 것이다.

- 우리는 왜 유토피아를 꿈꾸는가?
- 유토피아 소설 속 행복한 사회로 가는 길은 현실에서 가능한가?
- 우리는 ‘유토피아’라는 꿈에서 무엇을 발견할 수 있는가?
- 인공지능의 시대에 인간의 정체성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