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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이란 무엇인가
계급이란 무엇인가
  • 교수신문
  • 승인 2021.03.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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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지 저먼 지음 | 최병현 옮김 | 책갈피 | 176쪽

 

이 사회가 불평등하다는 생각은 상식처럼 퍼져 있다. 그래서 불평등을 폭로하고 나름으로 그 원인을 진단하는 책은 이미 많다. 그렇지만 이 사회의 동학을 꿰뚫어 보며 그것이 어떻게 체계적으로 불평등을 양산하는지 밝혀내는 책, 그래서 이 불평등을 없앨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책은 거의 없다.

이 책은 마르크스의 계급론으로 이를 설명한다. 특히, 계급 문제를 마르크스주의 관점에서 쓴 쉽고 명쾌한 입문서로, 이 불평등한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 사회 계급들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 준다.

이 책의 저자인 린지 저먼은 영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사회주의자로, 영국 역사상 최대 규모인 200만 명이 참가한 2003년 반전 시위를 이끄는 등 2000년대 초 이라크 전쟁 반대 운동이 시작할 때부터 전쟁저지연합(Stop the War Coalition)의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가디언〉과 여러 좌파 매체에 활발히 기고하며 계급·여성해방·개혁주의에 관해 많은 글과 책을 썼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계급 불평등을 생생하게 폭로하고 역사적 사례를 풍부하게 들며 독자들이 마르크스주의 계급론에 쉽게 접근하도록 안내한다.

이 책은 다섯 장으로 이뤄져 있다. 노동?주택?주식?건강 등 우리가 삶의 여러 측면에서 체감하는 계급 불평등을 날카롭게 폭로하는 것에서 시작해, 흔히 사람들이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나 주관적 판단에 따라 계급을 구분하는 것이 잘못임을 지적하며 계급이 무엇이고 왜 어떻게 형성됐는지 차근차근 설명한다(1장). 노동계급, 자본가 계급, 중간계급이 각각 누구인지,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떤 구실을 하는지 살펴보며 계급 문제를 둘러싼 주요한 쟁점을 다룬다(2~4장). 노동계급이 정말 이 불평등한 사회를 바꾸기 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사회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는지, 노동조합의 구실과 한계는 무엇인지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5장). 그리고 여러 통계 자료를 들어 현실을 실증적으로 분석하는데, 이 책이 쓰인 이후의 최신 통계 자료가 각주로 달려 있어 이 책의 분석이 여전히 유효함을 잘 보여 준다.

오늘날 한국에서 많은 사람, 심지어 좌파도 제조업 비중의 하락을 노동계급의 쇠퇴로 본다든지, 비정규직의 증가나 그 효과를 과장하며 노동계급이 저항할 힘을 잃었다고 본다든지, 서비스업 비중과 여성 노동의 증가를 노동계급의 약화로 여긴다든지, 화이트칼라 피고용인의 증가를 중간계급의 확대로 본다든지 하는 오해와 착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이런 시각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계급 문제를 깊이 있게 알고자 하는 독자들에게도 유용하다.

계급이란 무엇인지, 오늘날 계급 문제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이 불평등한 사회를 바꾸기 위한 실마리를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고민하던 독자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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