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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자본주의 출현 경위, 그리고 미국과 일본의 수용
영국의 자본주의 출현 경위, 그리고 미국과 일본의 수용
  • 김채수
  • 승인 2021.03.09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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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구상에 자본주의사상을 출현시켰던 국가는 영국이었다. 18세기 중엽 대영제국의 식민지 인도로부터 면직물 원료가 들어와서 그것이 제품화되는 과정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났었고, 그것이 발판이 되어 제품의 대량생산이 이루어졌다. 또 그것들의 판매시장이 개척되는 과정 속에서 영국인들에 의해 자본주의사상이 확립되어 나왔던 것이다. 당시 영국인들은 산업혁명을 통해 형성되어 나온 그러한 경제시스템이 분명 국가를 부강시켜 갈 것이라 확신했다. 그래서 그들은 그것을 부국달성을 위한 국가경제체제로 구축해서 그것을 기반으로 당시 세계제일의 식민지경영국으로 부상해 나오게 됐던 것이다. 이렇게 영국인들의 자본주의는 한마디로 말해 국가를 부강케 할 수 있는 경제체제이자 국부(國富)사상으로 확립되었던 것이다. 

이어서 영국인들은 산업혁명을 통해 근대화시킨 무기들을 이용해 해외 판매시장의 확장을 위해 세계 각 지역에서 식민지들을 개척했다. 당시 미 대륙도 그들의 식민지국들 중의 하나였었다. 그러나 결국 미국은 영국과의 끈질긴 투쟁을 통해 영국으로부터 독립해 나왔다. 그러한 미국인들의 자본주의란 사실은 영국인들과는 달리 엄격한 도덕성과 향락을 제한하는 청교도정신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그렇기는 했지만, 미국은 19세기 중반으로 들어와 당시 스페인·포르투갈과 영국과 네덜란드 등이 행해갔던 해외 식민지개척 경쟁 속에 뛰어들어 그들과 맞물려 경쟁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결과 그러한 미국인들의 자본주의란 사실상 영국인들의 경우와 별반 다를  바 없는 국부론의 일종으로 전환해 나오게 됐던 것이다. 특히 비 기독교국들의 동아시아세계에 대해 그러한 자본주의정책을 취해가게 됐던 미국에 의해, 기독교의 유입금지정책의 일환으로 200년 이상 쇄국정책을 취해 나갔었던 일본의 문호가 여지없이 개방 당했던 것이다. 

그 결과 일본인들로서는 일찌감치 기독교문화를 기반으로 형성된 서구의 자본주의세계에 대한 문호개방에 대해 적극적 입장을 취해갈 때만이 자신들이 그 약육강식의 법칙이 지배하는 자본주의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결국 일본인들의 경우도 자본주의가 제국주의시대에서 국가를 부국강병할 수 있는 확실한 경제체제로 받아들여 가게 됐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일본의 경우도 서구의 기독교문화권 국들의 경우처럼 자본주의국가로 또 제국주의국가로 가일층 전환해 나갔던 것이다. 

그렇지만 일본인들이 그것을 받아들였던 것은 그들의 정치체제를 근대이전의 막부체제(幕府體制)로부터 근대이후의 천황제(天皇制)체제로 전환시킨다는 전제아래 였던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일본인들은 사유재산의 인정이라고 하는 특징을 지닌 자본주의가 일본사회에 몰고 올 사회적 제 문제들을 천황제를 통해 해결해 간다는 입장을 취했었기 때문에,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자본주의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천황제란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천황에게 있는 정치체제를 말한다. 미국인들은 인간들이 소속된 어떤 구체적 민족이나 종교보다는 인간 그 자체를 더 사랑해야한다는 크리스트교 정신의 중핵인 박애주의(philanthropia: hamanitas)에 기초해 확립되어 나온 청교도정신을 통해 자본주의의 병폐를 적극 극복해갔듯이, 일본은 그러한 천황제를 통해 자본주의의 병폐를 극복해간다는 입장을 취해갔었던 것이다. 

김채수 전 고려대 교수일어일문학
일본 쓰쿠바대에서 문예이론을 전공해 박사를 했다. 2014년 8월 정년퇴임에 맞춰 전18권에 이르는 『김채수 저작집』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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