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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작품의 재구성
니체 작품의 재구성
  • 교수신문
  • 승인 2021.03.0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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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험한 철학자 니체의 다섯 작품을 현대적인 설명으로 재구성하다
강용수 지음 ∣ 세창출판사 ∣ 352쪽

 

세상을 떠난 지 120년이 지났으나, 니체는 여전히 대중에게 사랑받는 철학자다. 그러나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으면서도 난해한 글쓰기 때문에, 니체의 작품을 읽어 본 사람은 많지 않다. 니체의 사상을 쉽게 풀어 쓴 입문서나 해설서로 니체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그러면 읽기조차 어려운 원전을 억지로 읽어야 할까?

이 책은 니체의 작품 중 대표적인 작품 다섯 개를 뽑아 재구성한 책이다. 난해한 표현은 현대어로 풀어썼고, 익숙하지 않은 글의 구조는 논리적인 순서로 재배치하여, 원전의 의미를 살리는 동시에 가독성을 끌어올렸다. 이 책에 담긴 『도덕의 계보』, 『비극의 탄생』,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안티크리스트』, 『이 사람을 보라』를 통해 우리는 윤리, 예술, 종교, 철학 등 전방위에 걸쳐 펼쳐진 니체 사상의 원류를 볼 수 있다.

『도덕의 계보』, 『비극의 탄생』,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안티크리스트』, 『이 사람을 보라』
가장 위험한 철학자 니체의 다섯 작품,
원전의 의미를 살려 현대적인 설명으로 재구성하다

현대철학의 시조와도 같은 니체의 사상은 대중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마음 가는 대로 자유분방하게 글을 쓰는 니체의 작법 때문에, 원전을 읽고 싶어도 쉽게 접근할 수 없었다. 저자 강용수 교수는 독자들의 이 같은 어려움에 깊이 공감했다. 이에 다양한 영역에 걸쳐 니체 사상의 전반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 5개를 선정하고,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논리적인 구조를 갖추도록 재구성했다. 또한 비유와 상징으로 표현되어 그 의미를 파악하기 힘들었던 부분들을 현대적인 설명으로 대체하여, 가독성을 높이는 동시에 원전이 가진 의미를 최대한 살리려 노력했다. 이 책은 원전을 읽기 쉽게 만든 책일 뿐, 해설서는 아니다. 대신 니체 작품이 가진 본연의 깊은 맛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윤리, 예술, 철학, 종교 등 다양한 영역에 걸친
니체 사상의 전방위

이 책에서 소개하는 니체의 다섯 작품은 각각 분야별로 니체 사상을 대표하는 작품들이다.
『도덕의 계보』는 니체의 윤리관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여기서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도덕’이 어디서부터 기원했는지 그 계보를 밝히면서, ‘윤리와 도덕’이 과연 절대적으로 선하고 옳은 것인지 질문을 던진다.
『비극의 탄생』은 니체의 예술관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여기서는 예술을 아폴론적인 예술과 디오니소스적인 예술로 구분하며, 인간에게 필요한 예술이란 어떤 특성을 가져야 하는지 설명한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니체의 인생관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여기서는 인간의 운명관, 가치 있는 삶,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인간상에 대해 살펴본다. 아울러 그가 이상적인 인간상으로 보는 ‘초인’이라는 존재에 우리가 어떻게 도달할 수 있는지 설명한다.
『안티크리스트』는 니체의 종교관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니체는 ‘모든 가치의 전도’라고 하여 기존에 진리로 여겨진 모든 질서를 재검토하기를 원했고, 그중 대표적인 타깃이 서구 사회를 지배하고 있던 기독교였다. 니체는 기독교가 어떻게 인간의 몸과 마음을 지배하고 제한하는지 폭로하며 ‘안티크리스트’임을 자처한다.
『이 사람을 보라』는 니체의 자서전적 작품으로, 니체의 사상을 갈무리하는 작품이다. 니체는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이 지금까지 어떤 의도로 수많은 책을 썼는지, 어떤 이유로 철학을 하는지 상세히 설명한다.

망치를 든 철학자,
현대철학의 기반을 마련하다

니체를 흔히 ‘망치를 든 철학자’라고 부른다. 망치로 바위를 깨부수는 것처럼, 그동안 사람들이 의심의 여지 없이 진리로 믿어 왔던 것들에 니체가 정면으로 부딪쳤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기존의 질서를 거침없이 뒤흔든다는 점을 들어 ‘가장 위험한 철학자’라고도 불린다. 현대사회를 ‘포스트 모더니즘’ 사회라고 부른다. ‘모더니즘’을 ‘근대’라고 본다면, ‘포스트 모더니즘’은 ‘탈근대’ 정도로 볼 수 있다. 이처럼 현대사회는 ‘탈근대’라고 다소 모호하게 표현할 수밖에 없을 만큼 모든 기준이 개별화되고 다양화된 사회다. 어떤 인생이 성공한 인생인지 선뜻 판단할 수 없게 되었고, 예술과 예술이 아닌 것을 가르기 어려워졌다.
니체가 현대철학의 시조라고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존의 모든 질서를 전복하고 나만의 기준을 만드는 것, 당당히 내 삶과 마주하는 것. 니체가 주장한 사상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철학인 것이다.
이 책이 소개하는 니체의 다섯 작품은 니체 사상을 넘어 현대철학의 시작을 알고 싶은 우리에게 깊은 사유의 세계를 선사할 것이다.

책 속에서

p.35 많은 철학자들이 인간을 ‘이성적 동물’, ‘정치적 동물’ 등으로 정의했지만, 니체에게는 간단하게 정의할 문제가 아니었다. 고심 끝에 그는 인간의 ‘약속이 허용되는 동물’이라고 규정한다.

p.96 아폴론적인 삶이란 태양이 빛나는 낮에 회사나 직장에서 각자가 맡은 일을 구분 지어 수행하는 이성적인 상태라면 디오니소스적인 삶이란 어둠이 내린 밤에 술에 취해 너와 나의 구분이 완전히 사라진 환각적 쾌락, 축제의 상태를 일컫는다.

p.120 그리스 비극예술의 균형이 깨어지게 된 원인은 음악에 대한 가사(언어)의 과도한 지배다.

p.161 차라투스트라는 인간이 ‘더러운 강물’과 같다고 비판한다. 냄새나고 작은 하수구, 오염된 하천과 같은 인간이라는 오수(汚水)를 품는 바다가 되는 것이 바로 초인이 되는 과정이다. 몸을 더럽히지 않고 더러운 강물도 모두 받아들이려면 사람은 먼저 바다가 되어야 한다.

p.213 영원회귀는 그냥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선택과 결단을 통해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모든 것이 일괄적으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사람만 만나게 되고 싫은 사람은 만나지 않아도 된다. … 영원회귀를 선택함으로써 싫어하는 사람과의 만남을 거부할 자유를 갖는다.

p.239 이제 우리는 인간의 지위에 대해 달리 생각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우리가 철학자와 신학자가 가졌던 허영심과 오만 대시에 겸손함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인간이 다른 동물과 유사하며 ‘정신’은 교활함의 결과일 뿐, 진화나 창조의 궁극적인 끝이 아니기 때문이다.

p.289 기독교의 자기모순은, 인류애가 사실상 모든 선하고 정직한 본능에 대한 반감과 경멸을 길러 내는 ‘자기모독’이란 거짓된 기술로 활용된다는 점이다.

p.313 서로를 교란시켜서도, 파괴시켜서도 안 되는 능력들의 대립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능력들의 서열, 거리, 적대시키지 않으면서도 분리하는 기술, 그 무엇도 섞지 않고, 그 무엇도 화해시키지 않으며, 셀 수 없이 많은 다양함을 갖지만 카오스와는 반대되는 것이 니체의 오랜 비밀스러운 작업을 가능하게 한 본능의 전제 조건이다.

p.347 이타적으로 되어야 한다는 도덕적 요구는 삶에서 위대한 특성을 빼내 버리는 것이며 인류를 거세하는 것을 의미한다. 차라투스트라에 따르면 선한 인간은 사실 악한 인간이다. … 그들은 진리와 미래를 희생시켜 자신의 존재를 관철시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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