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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재앙과 인수공통감염병…‘원 헬스’ 실용성 논쟁
기후재앙과 인수공통감염병…‘원 헬스’ 실용성 논쟁
  • 김재호
  • 승인 2021.03.12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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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Science Follow 6

‘SF’는 ‘과학소설(Science Fiction)’을 뜻한다. 이전까지 허구와 상상력은 소설이나 영화뿐 아니라 과학에서도 중요한 영감을 주었다. 여기서 쓰려는 ‘SF’는 과학 따라잡기 혹은 과학과 친구맺기라는 의미의 ‘Science Follow’를 뜻한다. 과학의 시대를 살고 있는 모두에게 과학적 사고와 과학적 사실들이 좀 더 확장되길 바란다.

척추동물 RNA 바이러스는 인간과 진화
게놈 분석은 경험적 데이터 부족해

‘원 헬스(One Health)’로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지난해 12월 의학저널 『란셋』에서 이뤄졌다. 원 헬스는 인간, 동물, 환경을 모두 고려하는 다학제적 시도로 팬데믹을 극복하자는 패러다임이다. 지역과 분야를 넘어 전 세계 유행병이 된 코로나19. 지난해 5월, 『란셋』에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원 헬스 연구 연합을 요구한다’는 주장이 실렸다.

『란셋』 원 헬스 위원회에서 발표한 이 주장은 코로나19의 확산 원인으로 다음을 꼽았다. 인간-동물-환경의 상호작용과 전례 없는 수준의 인간끼리의 상호연결성과 이동성 및 글로벌 무역 등. 특히 전 세계 감염병 출현과 재발, 항균제 내성, 비감염성 만성질환이 기후변화와 인구 증가, 자본주의적 소비, 빈곤, 갈등, 이주 등에 의해 촉발됐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인간-동물-환경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를 착수하고 수행, 종합하도록 연구지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특히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사람과 동물 간 접촉이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인수공통감염병, 즉 △광견병 △살모넬라 감염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감염 △Q열(큐열균) △탄저병 △브루셀라증 △라임병 △백선증 △에볼라 등을 그 예로 제시한다. 여기에 더해 사스(SARS)와 메르스(MERS), 코로나19 등까지 인수공통감염병은 팬데믹이 되고 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는 식품 안전과 식량 안보, 매개체 감염병과 환경오염이 인류에 위협이 된다고 경고한다. 2004년, 미국의 NGO인 야생동물보존협회는 이미 12개의 원 헬스 의제를 담은 맨해튼 원칙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국내에서도 부처와 분야를 막론하고 ‘국민의 건강은 하나’라는 모토를 내세우고 방침을 마련하고 있다. 그래서 원 헬스 개념은 현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실천적 지침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한 반박글과 처음 주장을 펼쳤던 저자의 답변이 『란셋』에 함께 실렸다. 과학논문을 근거로 한 요점은 도시화, 무분별한 토지 사용, 인구 밀집도 등은 인수공통감염병의 약 30%만 설명 가능하다는 것이다. 붕어, 개구리, 닭, 도마뱀 등 척추동물 RNA 바이러스는 종간 전파에도 불구하고 수백 만 년 동안 인류와 함께 진화해왔다는 논리다. 박쥐와 뱀, 천산갑 등에서 인간에게 전염된 코로나19 역시 이 연장선 상에 있다는 뜻이다.

맨해튼 원칙과 원 헬스 12개 의제

아울러, 게놈 분석은 경험적 데이터가 부족하기에 종간 전파나 팬데믹을 설명하기에 불충분하다는 반박이다. 이 때문에 전 세계 야생 동물 거래를 제한하는 등 동물과의 긴밀한 접촉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후변화와 연관된 명확한 거버넌스 및 다학제적 연결을 UN과 세계보건기구(WHO)가 진행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현재 기후변화 관련 ‘북극 모니터링 및 평가 프로그램’만이 유일하게 UN과의 직접적 연관 속에서 전 세계적이고 통합적인 접근 중이다. 요컨대, 이 UN의 프로그램만이 야생동물부터 식량 문제 등 생태계 역학 문제를 달성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방법이라는 얘기다.

원 헬스가 실제로 팬데믹을 다룰 수 없다는 지적에, 처음 주장을 펼쳤던 저자는 원 헬스가 인수공통감염병만을 타깃으로 하지 않는다고 재반박했다. 또 다른 과학적 논문을 근거로 동물로부터 감염되는 질병 인자(agents)가 신종 혹은 재발하는 인간 감염성 질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팬데믹의 위험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즉, 전 세계 야생 동물 거래는 종간 전파의 위험뿐 아니라 인간에까지 감염될 위험을 높인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인간-동물-환경을 고려하는 원 헬스 개념으로 인간이 끼친 인수공통감염병의 원인을 좇아야 한다. 왜냐하면, 종간 전파, 동물 및 부산물에서 인간에게 전파, 인간에서 인간 전파가 현 코로나19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의 예방과 관리의 결과 차원을 고려하면, 원 헬스의 의도와 건강한 지구는 비슷하다는 결론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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