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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김대중 법정진술 육성자료 ‘최초’ 공개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김대중 법정진술 육성자료 ‘최초’ 공개
  • 하혜린
  • 승인 2021.02.25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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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민주구국선언사건 45주년 맞아
형 집행정지로 석방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모습. 사진=연세대 김대중 도서관
형 집행정지로 석방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모습. 사진=연세대 김대중 도서관

연세대 김대중도서관(관장 한석희)이 1976년 3.1 민주구국선언사건 45주년을 맞아 이 사건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1976년 12월 20일 항소심 최후진술 육성자료를 최초 공개했다. 

김 전 대통령은 정치적 탄압을 받아 여러 번 재판을 받았는데, 법정에서 했던 진술내용이 음성자료로 남아있는 것은 이 자료가 유일하다. 

1976년 3월 1일 명동성당에서는 김 전 대통령을 포함, 윤보선, 함석헌 등 한국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10인이 서명한 민주구국선언문이 발표됐다. 이 선언은 1975년 긴급조치 9호 선호 이후 크게 위축돼 있던 한국 민주화 운동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목적에서 나온 것이다. 

당시 유신정권은 이 선언을 ‘정부전복 선동사건’으로 규정하고, 관계자들을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76년 3월 10일 구속됐으며, 8월 28일 1심에서 징역 8년, 자격정지 8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항소해 12월 20일 2심 최후진술을 했다. 그 결과 12월 29일 2심에서 징역 5년, 자격정지 5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상고가 기각됐고 형이 확정돼 1977년 4월 14일 진주교도소로 이감됐다. 김 전 대통령은 1978년 12월 19일 진주교도소에서 서울대병원 감옥 병동으로 이감됐고 1979년 12월 27일 형 집행정지로 석방될 때까지 2년 10개월여 동안 수감생활을 했다. 

1976년 12월 20일 김 전 대통령의 항소심 최후진술은 1시간 정도 이뤄졌으며, 전체 내용이 음성자료로 남아있다. 

이번에 공개하는 내용은 4개의 주제에 걸쳐 있으며, 총 4분 10초 분량이다. 이 사건으로 재판을 받은 인물들은 정계, 종교계, 학계의 명망 있는 인사들로서 법정에서 유신 체제의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특히 그는 법정진술을 통해 유신 체제가 내세운 ‘한국적 민주주의’의 내용과 성격에 대해 치밀한 논리로 비판하면서 민주주의 이론가로서의 논리를 어필했다.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은 “당시 김 전 대통령의 활동을 알려줄 수 있는 음성과 영상 자료가 제대로 발굴되지 않아 요즘 사람들은 노년의 김대중 전 대통령만을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설적인 대중 연설가로서 유명했던 그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법정진술임에도 마치 대중연설을 하듯이 당당하게 자신의 입장을 개진하는 김 전 대통령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혜린 기자 hhr210@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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